매일매일이 지겹나요

 나는 2010년도에 충남대학교에 입학했다. 군 복무기간, 어학연수 기간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6년이 넘는 기간을 우리 학교에 머물렀다. 이번이 마지막 학기인데, 솔직히 말하면 빨리 졸업해서 학교를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 더 이상 만날 사람도 없고 매일 비슷한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비슷한 장소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우리 학교 학생으로서의 생활에 실증이 날만도 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더욱 학교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서 직장을 잡아 돈을 벌어 기숙사가 아닌 나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싶고, 이 영어공부 그만 좀 하고 싶다. 시험기간 마다 북적거리는 열람실에서 좌석배정 전쟁을 치러가며 밤샘공부를 하는 것도 이젠 지겹다. 이러다보니 취직한 선배, 동기들이 예전보다 더 부럽게 느껴진다. 그런데 어젯밤 선배와의 통화를 통해 이 생각에 조금 변화가 왔다. 그 분은 평범한 사기업에 취직했는데, 일이 너무 힘들다며, 대학생인 내가 부럽다며 조금 푸념을 늘어놓으셨다. 이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졸업을 하고 대학생 신분으로부터 벗어나면, 그땐 지금보다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내가 가진 문제들이 해결 될까? 그때에도 내가 하고 있는 일 때문에 지금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진 않을까?’ 결국 날 괴롭히는 문제의 주제들만 달라지는 것이었다. 나도 이 형처럼 대학생 시절을 그리워 할 것 같았다. 실제로 나는 지금도 중, 고등학생 때를 그리워하고 있으니 대학시절을 그리워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결론은 현실에 충실하고 대학생 때에만 느낄 수 있는 정서들을 되도록 즐기면서 생활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지금만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비록 돈도 없고 내세울 만한 성취도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만큼 여러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시기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Carpe diem’이라는 구절을 누구나 한 번씩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이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만약 현실에 충실하지 못하고, 사소한 행복들을 놓치며 살아간다면 미래에도 지금과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조금만 참고, 견디자’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고 생각을 바꾸면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나처럼 오랜 학교생활로 지쳐있는 학우들 또는 현재 생활의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식상하지만 진리인 말을 오늘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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