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공주 석장리 세계 구석기 축제, 15만 관광객 방문

  5월 5일~5월 8일 공주 석장리 박물관과 유적지 일대에서 세계 구석기 축제가 개최됐다.

 구석기 시대란?
 구석기 시대는 유인원과 구분되는 고인류가 등장한 시기부터 신석기 시대가 시작될 때까지 수백만 년에 이르는 시기를 말한다. 약 350만 년전 최초의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탄생, 약 345만 년이 지나 현생인류로 구분되는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했다. 인류사의 90%이상은 구석기 시대에 속한다.
 구석기 시대에 도구로는 돌을 깨뜨려 만든 도구 또는 동물의 뼈나 뿔을 다듬어서 만든 골각기 등을 사용했다. 구석기 시대 전기에는 돌의 한면만 떼어 날을 세운 외날찍개, 양날찍개, 거의 전체를 다듬어 사용 효과를 크게 한 주먹도끼 등의 석기가 쓰였다. 구석기 시대 중기에는 석기 제작 기술이 보다 발달했다. 후기 구석기 시대에는 석기의 크기는 더 작아지고 정교해진다. 또 밀개, 새기개 같은 전문화 된 석기들이 만들어진다. 생계 방식은  수렵과 채집이 주를 이룬다. 수렵과 채집이 주를 이루다보니 당시 고인류는 이동생활을 했는데 이로 인해 주거는 주로 임시 야영지나 동굴, 바위그늘에서 이뤄졌다.

 석장리 유적은 어떤 곳?
 석장리 유적은 공주시 장기면 석장 마을 아래편 금강가에 자리 잡고 있다. 1964년 한국에 머물던 미국인 대학원생 앨버트 모어(Albert Mohr)와 샘플(L.L. Sample) 부부가 홍수로 무너져 내린 공주 석장리 강변에서 석기를 채집하면서 석장리 유적의 존재가 밝혀졌다. 연세대학교 박물관이 같은 해 11월 문화재 관리국의 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발굴을 시작했다. 석장리에서 조사된 후기 구석기시대에 속하는 평지의 집자리는 비교적 상세하게 조사가 이루어져, 구석기인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외날찍개, 양날찍개, 이른 주먹도끼, 발달된 주먹도끼 및 긁개, 새기개, 좀돌날 등이 발견됐다. 석장리 유적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굴된 구석기 유적으로 이전까지 전무했던 우리나라 구석기 문화에 대한 연구를 가능하게 해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유적이다.

 "축제에서 구석기인들의 문화를 체험해보는 사람들"

 

 <축제  현장 르포>
 공주 석장리 구석기 축제

 지난 5일 찾아간 축제장은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단위로 축제를 찾은 사람들로 붐볐다. 공주 석장리 구석기 축제장은 박물관과 유적지를 중심으로 ▲구석기음식나라 ▲구석기체험나라 ▲세계구석기나라 등의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구석기 음식나라에서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구석기 시대처럼 재현된 야외 노지에서 닭꼬치 등의 음식을 구워먹는 가족들로 붐볐다. 생각보다 잘 구워지지 않아 애를 쓰는 가족들도 종종 보였다. 한 쪽에 마련된 물고기 잡기 체험장 ‘구석기인 손으로 잡다 1’ 체험장에서는 구석기인이 사용한 도구들로 아이들과 구석기인 복장을 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물웅덩이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세계구석기나라에서는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고고학자들과 함께 석기만들기, 불피우기, 사냥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 돼 있었다. 이 외에도 ‘구석기발굴체험’ ‘구석기 동굴벽화 그리기 체험’ ‘미니 막집 만들기’ ‘구석기 시대 장신구 만들기’ 등의 주요 체험프로그램들이 무료에서 3000원의 체험비를 받고 운영됐다. 기자도 직접 ‘프랑스 구석기 석기 만들기 및 불피우기’ 프로그램을 관람했는데, 건초와 돌만으로 불을 피우는 모습을 보고 관람객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연이어 터졌다.
 체험프로그램 이외에도 세계 구석기 학자들에게 구석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 ‘갤러리토크’ 프로그램도 1일 2회 운영됐다. 체험뿐만 아니라 고고학적인 학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주최 측의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가족과 함께 축제를 찾은 강민지(16.공주) 양은 “프로그램이 많아 재미있었다. 아침에 군인들과 함께 퍼레이드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집이 가까워 매년 구석기 축제를 찾는데 올해는 체험프로그램이 더 많아 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축제를 찾은 강민영(10.공주) 양 또한 “석창을 만드는 프로그램 등이 재미있었다. 유인원이 사람이 되는 모형들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석장리 구석기 축제에는 구석기 복장을 한 사람들이 축제장 곳곳을 돌아다닌다. 구석기 복장을 한 사람들은 일정 시간대에 맞춰 구석기인 퍼레이드를 하고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체험프로그램의 참여를 도와주는 등의 활동을 한다. 이번 축제에서 구석기인 아르바이트에 참여한 이도희(한국영상대)씨는 “매년 학교에 아르바이트 요청이 와서 신청을 하게 됐다. 구석기인 복장을 입고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일정한 시간대엔 구석기인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아르바이트”라며 “언어를 사용해서는 안되고 맨발로 다녀야 해서 발바닥이 생각보다 뜨겁다. 하지만 사람들이 저를 보고 즐거워해주고 같이 사진을 찍으면서 노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어린 아이들과 관광객들이 아르바이트생과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을 하거나, 함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구석기인 아르바이트생들이 석장리 구석기 축제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겨주는 것 같아 신선해 보였다.
 석장리 구석기 축제는 구석기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학습프로그램이 많아 가족단위로 함께 즐기기에 좋은 축제다. 놀이를 통해 구석기 시대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축제로 보인다. 세계적인 고고학자들과 함께 축제를 진행한 것도 석장리 구석기 유적의 세계적인 위치를 높일 수 있는 시도였다. 다만 다수의 체험프로그램이 체험비를 필요로 해 자칫 지나치게 상업화될 우려가 있다.
 유채꽃이 만발한 축제장 곳곳에서 돗자리나 텐트를 깔고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의 관광객도 많았다. 5월 5일에는 사생대회도 함께 개최해 축제 전반에 대한 참여도도 높였다. 올해 축제에는 3일 동안 약 15만명의 사람이 참여해 실제로 많은 호응을 이끌었다고 한다. 그러나 주차장 시설을 작년에 비해 확충했음에도 제대로 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로 사고가 날 뻔한 위험한 상황들이 연출돼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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