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거복철(前車覆轍)

‘앞서 가던 수레가 엎어진 바퀴자국’이라는 뜻으로, 실패의 전례를 거울삼아 경계하라는 것을 비유한 말 [앞 전, 수레 거, 뒤집힐 복, 바퀴자국 철]
 

 메이저리거 오승환 선수는 프로야구팀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 투수로 과거 명성이 자자했다. 마무리 투수는 선발 출전은 못해도 경기가 끝나가는 8,9회 즈음 등판해 말 그대로 경기를 잘 ‘마무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오승환 선수는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야당의 총선 마무리 투수다. 분당 사태를 겪으며 사퇴한 문재인 전 대표의 뒤를 이어 비상상황인 더불어민주당의 사령탑을 물려받았다. 과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참모 역할을 한 경력 때문에 김종인 대표의 행보는 큰 화제가 됐다.
 막강한 당권을 거머쥔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을 위한 여러 조치를 감행했다. 우선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위해 친노계의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과 친노계열 인사인 유인태, 이미경, 김현 의원 등을 공천 배제했다. 또 의정 기간 내내 ‘막말 논란’으로 구설수에 휘말린 정청래 의원 역시 공천 컷오프 대상에 포함됐다. 당내 중진의원 물갈이도 활발했다. 3선인 전병헌 의원과 오영식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야말로 ‘공천 칼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야당 개혁을 위해 감행한 김 대표의 조치들이 앞서가던 수레바퀴가 엎어진 바퀴자국, 즉 ‘전거복철’에 지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김 대표의 공천 개혁은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하기엔 미미하고, 비대위 내 권위적인 당 운영방식은 당내 민주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그 근거다.
 김종인 대표의 야당 개혁에 대한 평가는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제20대 총선에서 승리하는 지 여부에 달렸다. 우리는 대한민국 야당이 내분 끝에 갈라서고, 통합을 반복한 역사를 숱하게 봤다. 높은 지역 기반성과 계파주의도 야당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인 대표가 쫓아가고 있는 수레의 바퀴자국은 무엇이고, 김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에 어떤 바퀴자국을 선례로 남겨놓을까. 이번 제20회 총선에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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