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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오훈태 대학원생 기자 | 승인 2016.04.04 10:30|(1112호)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또 인간은 기계의 도전을 막아낼 수 있을까? 기계와 인간의 역사적인 대결이 있었다. 일반적인 기대와 다르게 경기는 생각지도 못한 이변으로 시작 되었다. 경기 초반에 나왔던 실수가 치명적이었던 것일까? 그것보다는 짧은 기간에  성장해버린 알파고의 실력이 대단했다.

 알파고는... ‘무엇?’, ‘누구?’
 알파고는 구글이 소유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업체 딥마인드가 창조한 인공지능 바둑 시스템이다. 딥마인드는 인공지능 연구자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가 지난 2010년 설립한 영국의 인공지능 개발 회사이다. 특정한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인공지능이 아닌 모든 분야에 이용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세운 머신러닝 연구 기업이 딥마인드이다.
2015년 10월 유럽의 프로바둑 기사 판후이 2단과의 대결에서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알파고는 이름에 그 목적이 반영되어 있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에 바둑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고(Go)’를 더해 만들어낸 이름이다.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임을 의미한다. 알파고는 판후이 2단과의 대결에서 5:0으로 전승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다음 대국상대로 세계 1위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지목했다.

 왜 바둑이었는가?
 체스는 이미 지난 1997년 인간이 컴퓨터에 정복당한 영역 중 하나다.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가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은 것이 기준점이다. 인공지능이 체스로 인간을 정복한 이후 20여년이 지나는 동안에도 바둑은 여전히 컴퓨터에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체스와 달리 바둑이 인공지능의 도전 과제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복잡성이다. 바둑은 체스와 비교할 때 컴퓨터가 고려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체스는 말을 움직이는 방법이 정해져 있지만, 바둑은 자유롭게 돌을 놓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또한 바둑은 게임의 판이 체스보다 더 크다. 바둑에서 경우의 수는 10의 170 제곱에 이른다. 이는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수보다 큰 숫자다. 체스와 비교할 때 경우의 수가 10의 100 제곱 이상 많은 것이다.
 
 경기는 이세돌이 패배했다.
 이것이 인류 위기의 시작일까?
 우리는 지능을 단일한 능력으로 인지한다. 하지만 지능은 다양한 능력들의 복합체인 것이다. 이런 추세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학자 중의 하나가 스턴버그(Robert Sternberg)이다.
 스턴버그는 인간의 지능을 ‘상황적’, ‘구성적’, ‘경험적’  지능이라는 3가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상황적’ 지능은 현실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일반적으로 ‘직관(直觀)’ 또는 ‘육감(六感)’이라고 부른다. 직관은 순간적으로 사태의 본질을 깨닫는 것이다. 육감도 직관적으로 사태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지능은 실생활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과제를 현실 속에서 정보를 얻고, 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능력이다. 
 ‘경험적’ 지능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새로운 정보를 통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이 지능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문제를 쉽고 빠르게 해결한다. 경험적 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익숙한 과제를 손쉽게 처리하면서 새로운 과제에 몰두한다. 경험적 지능은 일상적으로 ‘통찰(洞察)’이라고 불리는데 이 지능이 높은 사람은 창의적이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데 두각을 나타낸다. 
 ‘구성적’ 지능은 주로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다. 이는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는 방식과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 지능이 우수한 사람은 머리가 좋고 학업 성적이 뛰어나다. 일상적으로 ‘지능’이라고 부르는 것은 구성적 지능이다. 
 스턴버그의 주장에 따른다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책으로 배운 지식이나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슬기로운’ 사람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상황적 지능이 구성적 지능보다 우수한 사람이다. 흔히 이야기하듯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 것이고 학교에서의 우등생이 사회에서의 우등생도 아닌 것이다.
 스턴버그보다 지능이 더 많은 능력의 복합체라고 주장하는 가드너(Howard Gardner)는 인간의 지능 요소는 ‘논리·수학, 자기 이해, 언어, 공간, 대인 관계, 자연 탐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여러 지능 중에서 어느 한 지능이 높다고 다른 지능이 자동적으로 높은 것은 아니다. 가드너에 의하면 지능검사에서 측정하는 언어, 논리-수학, 공간 지능이 높다고 해서 대인 관계를 맺거나 자기 이해 능력이 높은 사람보다 더 ‘똑똑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인간의 지능은 이처럼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고도의 정신적 기능이다. 1202개 CPU가 연합되어 있는 알파고는 가드너의 이론에 따르면 단지 논리·수학적 지능만이 뛰어난 것이다. 즉 사람보다 복잡한 계산을 빠른 속도로 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 언어 능력이 뛰어난 ‘통번역(通飜譯)’ 인공지능 같이 특정 영역에서 사람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을 만들 수는 있지만, 대인 관계나 자기 이해까지 종합적으로 겸비한 인공지능을 만들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 중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올바르고 건설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부정을 저지르는 데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지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 됨됨이’가 더 중요한 것이다. 칼은 위험한 도구 중에 하나이다. 칼이 범죄자의 손에 들어가면 살인을 할 수 있는 무기가 되지만 요리사의 손에 쥐어지면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이미 ‘왓슨’이라는 프로그램이 암 진단과 치료에 이용되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위험하기보다는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이 곧 탄생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지, 만든다면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다. 이런 결정을 위해 고려대 심리학과 한성렬 교수는 개인과 사회에 미칠 영향 등 다차원적인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고도의 윤리적 판단에 기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인류의 미래는 인공지능 컴퓨터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사람 됨됨이’, 즉 인간성의 함양(涵養)에 달려있다고 했다.

 

오훈태 대학원생 기자  swiri8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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