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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학과통폐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나?교육부와 대학교 연재기획①, 재정적 압박에 휘둘리는 대학
충대신문 | 승인 2016.03.21 10:57|(1111호)

 

 

<1081호 보도사진 “누구를 위한 통폐합인가?”>

 

 우리 학교는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 ▲지방대학 특성화사업(CK사업)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사업)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 사업 ▲BK21 플러스사업 ▲국립대 혁신 지원 사업(PoINT사업) ▲SW중심대학 등 수 많은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에 선정돼있다. 이는 교내 많은 교수들과 교직원들이 이뤄낸 성과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에서 사업단 선정은 유의미한 지표로 작용한다. 그러나 사업 선정이라는 결실과 별개로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 자체가 긍정적인 면만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교육부 주요 재정지원 사업과 학과 통폐합
 학부교육의 질적 성장과 대학의 내부적인 발전을 꾀하자는 ACE사업,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비교우위 학문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대학서열을 타파하자는 CK사업,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취업률을 높이고 산학 선도 모델을 창출하자는 LINC사업은 정부의 3대 재정지원 사업이라고 불린다.
 이 세 사업의 선정여부는 막대한 지원금뿐만 아니라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많았다. 대학구조개혁평가 하위 대학은 다음 재정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없기에 대학들은 조급해 질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주요 재정사업 선정기준에 구조개혁 부분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CK사업의 경우 구조개혁 종합추진 계획의 학과 정원감축과 학과 통폐합 등에 평가 점수가 부여됐다. ACE사업의 경우 평가지표에 학사구조 개선 항목이 포함돼있으며, 구조개혁에 따로 가산점이 부여됐다. 그런데 시행계획이 발표된 후 두 달 만에 사업계획을 준비해야 했던 대학들은 학과통폐합을 충분한 학내 논의 없이 진행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청주대에선 사회학과 폐지 방안에 반대하며 학생들의 천막농성이 있었고, 서원대에선 통폐합 통보를 받은 미술학과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했다. 우리 대학 역시 행정학과와 자치행정학과를 행정학부로, 동물자원생명과학과와 동물바이오시스템과학과를 동물자원과학부로 기계공학과와 기계설계공학과를 기계공학부로 통합하는 등 학과 통폐합을 피해갈 수 없었다.
 우리 학교 통폐합 대상 학과의 A 학우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폐합이 진행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입시설명회에서도 학부제에 대한 정보를 듣지 못했고, 입학 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A 학우는 “처음 학부제에 대해 설명을 하던 전 학생회장이 전년도에 학생회가 학생자치기구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을 듣자 신입생인 내가 다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원만한 합의 없이 이루어지는 학과 통폐합에 대해 대학내일20대연구소 임희수 연구원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몸담고 있는 학과의 존폐가 달린 일인데, 당사자를 제외하고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임 연구원은 “그렇다고 준비기간이 빠듯한 대학본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과 통폐합 또는 학과 인원 감축 등의 구조조정이 시대의 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것을 양측이 이해하고, 대화의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6만 명 정원감축이 목표,
 대학구조개혁평가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박근혜 정부 들어 새로 도입된 제도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기존의 정부 재정지원 대학,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경영부실 대학으로 나누는 방식 대신 대학을 5개 등급으로 평가해 운영이 미흡한 대학에 강제적인 정원감축과 재정지원 등에 제한을 둔다.
 대학구조개혁평가 A등급 대학은 자율적으로 정원을 감축하고 4년제 대학기준 B등급 대학은 4%, C등급 대학은 7%, D등급 대학은 10%, E등급 대학은 15%의 정원을 감축해야한다.
 2014년 9월 한밭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교육부는, 최종적으로 2023년까지 16만 명의 정원을 감축하는 것이 목표이며 3년을 주기로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출산율 저하에 따라 학령인구 감소현상이 나타나 대학 정원을 감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었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절대평가 및 정성평가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D등급 이하의 대학은 국가장학금 및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제한을 받고, 두 번 연속으로 E등급 대학으로 평가 될 경우 강제퇴출 처분을 받는다.

 비전 없는 정원감축?
 결국 지방대 죽이기

 2023년 우리나라의 입학정원은 그 해 졸업생의 수보다 16만 명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고졸자 중 70%의 학생이 진학하게 되면 입학자가 무려 28만 명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자연스레 서울소재 대학으로 정원이 몰릴 것이며, 지방대는 폐교의 수순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정원감축은 교육인구가 감소하는 우리나라에 불가피한 정책으로 보인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교육부가 나서서 정원을 감축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취지이다.
때문에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단순한 정원감축이 아닌 대학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와 지방대학의 균형 발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2015학년도 감축안을 보면, 4년제 대학 기준 전년 대비 8,207명이 감축됐으나, 그 중 96%가 지방대의 정원이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 C등급 대학으로 평가받아 7%정원감축대상이 됐다. 충대신문과의 인터뷰(1102호 ‘우리 학교 대학구조개혁평가 C등급’)에서 당시 우리학교 오근엽 기획처장은 “실제로는 정량평가에서는 변별력이 없었고 정성평가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구조였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오 기획처장은 “대학구조개혁 평가라면 그 대학에서 얼마나 구조개혁을 잘 했는가를 평가해야 하는데 평가기준이 전부 학부교육에 맞추어져 있다”며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다.
 정원감축은 자연스레 학과 통폐합과 등록금 수입 저하로 이어진다. 앞으로 대학가에는 대학구조개혁평가라는 명목과 함께 많은 학과의 통폐합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등록금 수입 저하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대책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평가지표에 포함된 취업률
 대학구조개혁평가 평가지표인 교육성과 부분에 졸업생 취업률이 포함된 것 역시 반발의 목소리가 많다. 대학이 홍보를 위해 취업률을 조사하는 것과 정부차원에서 취업률을 조사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교육부가 대학에 취업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자칫 교육부가 대학교를 취업학교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취업률의 통계가 어려운 예체능 계열 학과 역시 기준에 포함돼있어 문제를 낳고 있다. 화가나 영화배우 같은 예술계 종사자의 경우 작품 활동을 매번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작품을 쉬고 있으면 취업상태로 통계내기 어렵다. 그러나 취업률이 평가항목에 포함된 시점부터 대학은 취업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예체능 학과를 감축하기 시작했다. 당장에 여러 학과를 폐과할 수 없어, 차라리 예체능학과를 통합해 최대한 취업률이 덜 낮아지는 방향을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불합리한 평가항목을 지표로 삼은 것에 대해, 항간에선 높아지는 대학진학률에 반비례한 취업률의 책임을 정부가 대학으로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취업률이 평가지표로 포함된 것에 대해 임희수 연구원은 “이공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떨어지는 기초인문학과 및 예체능계열 학과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돼 인원이 감축되거나, 취업률을 올리기 용이한 이름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라며 “각 대학 및 학과의 특성이 모두 다른데 획일적인 평가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이어서 임 연구원은 “대학의 교육성과가 취업률로 재단되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한편, 대학 및 학과의 특성을 살린 형평성 있는 평가를 위해서 정성적 지표가 좀 더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는 대놓고 프라임사업
 프라임 사업은 사회 수요에 맞춰 공급초과 계열 학문인 인문·사회·예술 관련 교육을 축소하고, 이공계열 교육을 확대하자는 취지의 정부 재정지원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대폭축소, 인하대 문과대학 대폭축소, 경희대 생활과학대학·호텔관광대학 통합 등 마구잡이식 통폐합이 이어져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학교가 프라임 사업에 목멜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재정에 있다. 최우수 대학 선정 시 300억 원 지원, 대형 8개 대학 선정 시 150억 원 지원, 소형 10개 대학 선정 시 50억 원을 지급한다. 항상 재정난과 맞물리는 대학 입장에선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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