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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짓’하러 ‘벌집’으로 가자! 대전의 코워킹 스페이스, '벌집'‘꿀벌’들의 소통의 장, 공유공간 ‘벌집’
표재동 기자 | 승인 2016.03.21 10:43|(1111호)

  ‘공유가치’라는 키워드로부터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우리 학교와 대전 사회에도 불어왔다. ‘벌집’은 국내에서 4번째로 코워킹 위키에 등록된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업무를 하거나 서로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곳이다. 우리는 벌집에서 ‘커뮤니티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황은주(행정학과 졸업)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 먼저 본인과 대전 코워킹 스페이스 ‘벌집’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공유공간 ‘벌집’의 커뮤니티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커뮤니티 디자이너는 ‘벌집’ 안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자연스러운 커뮤니티가 형성되도록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벌집’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커뮤니티 공간’이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시민들이 한 공간에 모여 각자의 일을 협업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벌집은 이러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2. ‘벌집’이 만들어진 계기나 과정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시작은 2011년 ‘벌집 1.0’이었다. 1.0 때에는 기획자 한 분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벌집을 만들었다. 처음엔 작은 오피스텔에서 시작했지만, 2.0부터는 다양한 청년단체들이 모여 함께 기획을 시작했고 현재의 ‘벌집 3.0’이 될 수 있었다. 현재의 벌집은 어느 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만든 것이 아닌, 벌집의 멤버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다는 점에서 1.0과는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벌집을 만들게 된 계기는 청년들의 자립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선 청년이 독립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 할 수 있지만, 하루 종일 일과 휴식만 있고 비전과 전망 없이 삭막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청년들이 서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다른 청년들과 ‘벌집’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꿈을 향해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시작됐다.
 
 3. 벌집을 운영하는 일이 쉬울 것 같지는 않다.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일은 없었나?
 아무래도 예산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벌집’이 완전한 영리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수입이 부족할 때가 되면 힘들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벌집 3.0’을 만들 때, 시민들의 후원금을 받아서 비용에 보태기도 했다.

 4. 현재 벌집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벌집의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벌집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하는 프로그램으로 ‘얼굴 책’이 있다. 사람 한명 한명이 하나의 ‘사람 책’이 돼 다양한 모임을 만들 수 있도록 주도하는 프로그램이다. 특별한 자격은 필요 없다. 어느 누구나 하나의 ‘사람 책’이 될 수 있다.
 벌집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벌집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계획해 다양한 시도들을 할 수 있는 곳이다.

 5. 벌집에선 지역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문제들에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벌집의 구성원이나 이용자 대부분이 청년층이라 자연스럽게 청년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청년 주거문제다.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청년인구가 많은 대전도 청년 주거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셰어하우스 제작에 참여하신 한 분은 이런 청년 주거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경험하셨다. 이렇게 주거 문제를 경험한 사람들이 모여 좀 더 쾌적한 생활공간을 만들기 위해 ‘셰어 하우스’라는 소재를 찾았고, 그 결과가 대전의 첫 셰어하우스인 ‘꿈꿀통’이다.
 또, 인근의 안전문제에 대한 관심도 있다. 갑천에 있는 징검다리인 ‘물고기 다리’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다리다. 하지만 비가 오면 물에 잠겨서 굉장히 위험하다. 실제로 2014년에 사망사고가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고기 다리에 태양광을 이용한 카메라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다리의 상황을 볼 수 있는 ‘건너유.kr’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벌집이 있는 건물 근처에 ‘BeeMeal’ 이라는 공유주방  식당, 커뮤니티 서점 ‘You Are What You Read’를 기획하는 등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BeeMeal’ 같은 경우엔 현재 충남대학교 쪽문에 2호점을 내서 운영하고 있다.
 

 6. 대전에서 청년들이 진행하는 사업이나 활동이 상당히 많다. 이러한 활동들이 가지는 의미나 시사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혼자 자립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최저시급을 받아가면서 자립할 수는 있지만 경제적으로나 다른 면에서 여유롭지 못한 삶일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금전적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하지 못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모든 부분에 대한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 다양한 청년들이 모여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한 활동들이 자립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본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청년들이 모여 소통함으로써 서로에게 힘이 돼주고, 혼자라면 감당하지 못하고 끙끙 앓게 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7. 요즘 학생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기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
 학생들에게 ‘딴 짓’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저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길을 생각하지 않고 사회의 요구에 순응하는 것은 낭비이며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사는 인생에서 각자의 장·단점을 찾아서 이를 토대로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딴 짓’은 일반적으로는 말 안 듣고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정적인 말처럼 들린다. ‘벌집’의 구성원들도 어떻게 보면 ‘딴 짓’을 하다 ‘벌집’이라는 공간에서 만나 뭉치게 된 것이다. ‘꿈꿀통’, ‘BeeMeal’, ‘커뮤니티 서점 You Are What You Read’ 등의 아이디어들은 ‘딴 짓’을 통해 우리의 문제들에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갈 수 있고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이 나온 사례다. 경직된 사회 속에서 ‘딴 짓’을 통해 보다 유연한 아이디어들이 튀어 나올 수 있다. 많은 학생들에게 한 번 정도는 ‘딴 짓’을 해보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다.

 8. 마지막으로 벌집의 최종 목표에 대해서 한마디 부탁한다.
 최근에 ‘Alley’라는 단어가 유행한다. 골목이라는 뜻의 단어인데, 실리콘 밸리의 ‘Valley’보다 작은 개념의 공간을 뜻한다. 우리들은 ‘벌집’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 청년들이 살아가는 골목과 같은 ‘마을’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벌집’을 통해 많은 청년들이 모여 자신들이 살아갈 ‘마을’을 직접 구상하고 만들어가길 바란다.

벌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청년들. 사진 ‘벌집’ 제공

 ‘젊어서 좋겠다’라는 말 보다 ‘젊어서 죽겠다’라는 말이 더욱 공감된다. 많은 학생들이 미래가 불안정해 보이는 사회에서 안정된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길을 택한다. 당장 눈앞이 보이지 않는 사회의 현실은 우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보인다. 좋은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관심 없는 전공서적을 붙잡고 독서실에서 새벽을 맞이하거나, 자신의 적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가끔씩은 그런 것들을 내려놓고 ‘딴 짓’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자. 생각보다 나처럼 ‘딴 짓’을 하고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벌집’의 구성원들처럼 자신과 같이 ‘딴 짓’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표재동 기자  jd4147@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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