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면 되겠니?
 경제적으로 힘든 여자주인공과 경제적으로 풍족한 남자주인공이 사귄다. 그리고 여자주인공의 집에 경제적인 위기가 찾아올 무렵, 명품으로 온 몸을 휘감은 중년 여성이 여자주인공을 찾아온다. “너가 우리 아들이랑 사귄다는 그 아이니?” 그 후 스토리는 뻔하다. 흰 봉투, 혹은 값이 나가는 물건을 내놓으며 남자주인공의 어머니는 여자 주인공에게 헤어질 것을 종용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유혹 앞에서도 여자 주인공은 흔들리지 않고, 결국 두사람의 사랑은 더욱 애틋해 진다. 손병우 교수가 ‘흰 봉투신’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 장면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돈으로 사고 팔 수 없을 정도로 애틋한 주인공의 사랑을 봉투 하나로 대변해주는 클리셰다.
 
 #펑펑 터지는 폭파 장면에는 슬로우 모션이지!
 자동차가 터지고, 건물이 터지고, 창고가 터지고, 비행기도 터지고. 이것 저것 터지기 바쁜 영화에는 꼭 슬로우 모션이 들어간다. 펑하고 폭파되는 장면이 느리게 흘러가고 아슬아슬하게 폭파 지역을 벗어나는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은 폭파된 장소를 보며 상념에 잠긴다. 이런 장면은 액션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죽음을 앞두고 말이 많아지는 악당이나, 중요한 말을 끝맺지 못하고 죽는 등장인물처럼 영화의 극적인 요소를 증폭할 때 사용하는 클리셰다.

#회장님은 휠체어와 함께
 재벌 회장님들이 검찰에 출두 할 때 휠체어와 담요가 함께하는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등장하는 대표적인 클리셰다. 별다른 설명 없이 회장님들이 자신의 몸 상태가 열악함을 표현하기에 적절하다. 범법행위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를 동정심으로 변화시키려는 의도로 연출하고는 한다. 부속품으로는 오랜 잠적 끝에 수염이 덥수룩하고 초췌한 얼굴로 기자회견을 하는 유명인 클리셰가 있다.


# 한 번에 한 놈만!
 액션영화나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다. 주인공과 싸우는 적들은 꼭 한 번에 한 사람만 씩만 덤빈다. 떼로 몰렸다가도 정작 싸울 때가 되면 몇몇은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며 자리를 비켜준다. 주인공의 싸우는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클리셰다. 부속품으로 주인공이 적을 앞에 두고 일장 연설을 해도 적들이 그 이야기를 경청하며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절대 덤비지 않는 클리셰가 있다.

  이 외에도 클리셰적인 장면이나 설정은 많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은 꼭 기억상실이라던지, 히어로 영화에는 영웅이 열렬하게 사랑하는 여자 주인공이 있다거나, 주인공의 숨겨진 출생의 비밀 등 생각보다 우리 주변은 클리셰 범벅이다. 일상적인 표현에도 클리셰는 존재한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꼭 하는 ‘우리 지역의 일꾼이 되겠습니다’ ‘뽑아만 주신다면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 등은 익숙하다 못해 진부해진 클리셰들이다.

 

액션 영화 클리셰가 담긴 영화 허트로커 폭파신 /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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