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새로운 해결사, 콘텐츠 큐레이션

  연재 기획 ‘2016 콘텐츠 트렌드’

출처 Startup Stock Photos
네이버 검색 트렌드 조회 햄릿증후군 통합검색 빈도 변화(최대치 100)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과거 우리는 고민의 답을 스스로에게서 찾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죽음과 삶의 문제까지는 아니지만 음식메뉴부터 옷 스타일까지 우리는 이제 입맞에 맞춰 정보를 제공해주는 콘텐츠 큐레이션에 고민을 맡긴다.

  걱정과 고민에 빠진 세상
  햄릿의 명대사인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에서 파생된 햄릿증후군은 선택의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뒤로 미루거나 타인에게 결정을 맡겨버리는 소비자의 선택 장애 상황을 일컫는다. 네이버 검색트렌드 조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콘텐츠 큐레이션과 햄릿 증후군에 대한 검색수가 급격하게 증가함을 볼 수 있다(그림). 이처럼 과거와 달리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소비자들은 고민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스스로의 고민을 해소해 줄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 나선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트렌드코리아 2016]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이런 욕구는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 ‘전국민 고민자랑-안녕하세요’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 같은 시청자들의 고민과 걱정을 상담해주는 TV프로그램의 증가와 심리 상담서적 판매의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소비자들의 고민과 걱정은 인생이나 삶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음식메뉴에서 옷스타일, 인테리어 부분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사소한 부분으로까지 이어졌다.

 당신의 걱정을 우리에게, 콘텐츠 큐레이션
 이처럼 햄릿증후군에 물든 사회와 걱정에 휩싸인 대중들을 겨냥한 것이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다.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는 미술관과 박물관 등에서 전시되는 작품들을 기획하고 설명해주는 큐레이터에서 파생한 신조어다. 우리 학교 김재영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해 “과거에는 전문가들이 콘텐츠를 생산했고, 소수가 콘텐츠를 점유했다. 그러나 이제는 바위가 가득하던 콘텐츠 시장이 모래로 뒤덮였다”며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가 보다 다양해지고, 많아진 것이다. 콘텐츠 큐레이션은 수많은 모래 속에서 옥석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2623억으로 2014년 2013억보다 30.5% 증가했다. 콘텐츠 큐레이션은 이처럼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빅데이터 시장을 기반으로 원하는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준다.

 계속되는 큐레이션 열풍
 콘텐츠 큐레이션이 유행할 당시에 쇼핑 등으로 국한돼 있던 분야는 점차 다양한 생활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SK B tv나 올레tv 같은 경우 고객이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알아내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피키캐스트나 핀터레스트 같은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도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지니뮤직, 멜론뮤직 등에서는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음악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허핑턴포스트나 버즈피드 같은 뉴스 큐레이션 어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지난해 2월 드레스 사진의 색상이 “파란색, 검정색이다” 라는 입장과 “흰색,금색이다”라는 입장으로 전세계인들이 설전을 벌인 일명 드레스 논쟁 또한 버즈피드에서 시작됐다. 해당 버즈피드 게시물은 조회수 4천만 이상을 기록하며,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의 유행을 대변해줬다. 뿐만 아니라 보도매체인 <뉴스타파>에 올라온 어느 대학생의 ‘총장님 업무추진비 추적기’영상은 뉴스타파 채널에서는 조회수 약 1만 3천여개를 기록한 반면, 피키캐스트의 ‘식사 한 번에 130만원 쓰는 총장-뉴스타파’ 게시물은 조회수 30만개를 기록했다. 이는 대중들이 정보를 얻는 창구가 콘텐츠 큐레이션 매체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콘텐츠 큐레이션의 확산 배경에 대해 김재영 교수는 “일거수 일투족이 콘텐츠가 된 정보의 홍수 시대에서 정보를 질서정연하게 배치하고 이슈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주는 콘텐츠 큐레이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봤다. 또한 “과거 자본주의에 기반한 사회에는 소유가 중심이 됐다. 그러나 점차 사회가 인터넷 중심으로 변화하며 공유에 기반한 개방적인 사회가 됐다”며 “배척과 배타보다 공유가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가 활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보다 현명한 고민타파를 위해
  그러나 한편에서는 큐레이션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 등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원글 내용을 그대로 베끼거나, 짜깁기 하는 등의 콘텐츠 저작권 문제로 피키캐스트, 빙글 등이 논란의 도마에 앉기도 했다. 이외에도 멜론이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 제기된 음악추천 서비스의 형평성 논란처럼 큐레이션되는 콘텐츠가 지나치게 편향적이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지속되는 콘텐츠 큐레이션의 바람직한 성장 방향에 대해 김재영 교수는 “과거에는 아마추어였던 사람들이 콘텐츠 큐레이션에 참여하고 공유하는 모습이 활발하고 다양하게 나타나야 한다”며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만들고 변형한 콘텐츠 제작과 가공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갖춰지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다양한 기호를 수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큐레이션 서비스가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낵컬처부터 콘텐츠 큐레이션까지. 최근 트렌드들은 보다 빠르고 간단하며 쉬운 것들을 추구한다. 그러나 단순히 빠르고 간단하며 쉽고 자극적인 것들은 쉽게 질리기 마련이다.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의 핵심이 단순한 정보 선별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정보 선별이듯이 넘쳐나는 콘텐츠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콘텐츠 개별의 스토리텔링과 각 콘텐츠만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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