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본지는 본교 명예교수에게 올해 우리 학교의 방향과 관련된 질문을 해보았다. 질문은 ▲2016년 우리 학교의 당면 과제 ▲우리 학교의 장점 ▲우리 학교의 단점 등으로 총 3가지다. ▲김판욱 ▲백상기 ▲성세진 ▲오만진 ▲윤석승 ▲이계희 ▲이동배 ▲이은웅 ▲최광열(가나다순) 교수 등 총 9명의 명예교수가 답변을 해주었다.


  1. 2016년 우리 학교의 당면 과제는?
 

  총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 극복
  어렵사리 총장 후보자 2인을 선정한 이후에도 대학본부와 교수회 간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총장선출을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는 것이 당면과제로 뽑혔다. 교수회의 소송으로 지난 12월 10일 총장후보자 재공모가 이뤄졌다. 이후 총장 후보자 2인이 선정됐지만 교수회가 제기한 3개의 행정소송은 여전히 남아있다.
  우리 학교 이계희 명예교수는 “새 총장이 취임하고 본부 집행부가 교체되는 계기를 새로운 도약과 발전의 기초를 만드는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내부적으로는 대학 구성원들 간의 활발한 소통, 대외적으로는 정부 및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개혁적 리더십을 확립하는데 노력을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백상기 명예교수는 “금년 초에 선출될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서로 돕고 양보하며 각자가 최선의 노력을 보여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등급 상승
  지난해 우리 학교는 영국의 QS 등 세계적인 대학평가에서 국내 대학 순위로 20위 권으로 밀려난 데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경북대와 더불어 10개 지역 거점 국립대 중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았다. 이로 인해 우리 대학의 등급 상승을 당면과제로 꼽은 명예 교수들이 많았다. 오만진 명예교수는 “최근 학교 위상과 평판도에 있어 구성원의 자존심과 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가 생겼다. 대학의 위상을 올리기 위해 우수 학생의 유치와 교수 연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학교의 역량을 결집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광열 명예교수 또한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학교의 등급 상승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압력
  근래에 들어 국립대를 향한 교육부의 압력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자문위원회의를 만들어 건의를 받아 국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 및 간선제로의 법령화를 추진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리고 이것은 정권과 교육부의 구미에 맞는 인사를 총장으로 앉히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어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시행함에 따라 결국 지방대 죽이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의 압력이 당면 과제로 꼽혔다.
  성세진 명예교수는 “정부가 예산으로 대학을 휘두르고 또 휘둘릴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대학 재정 상태는 쉽게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없으면 없는 대로 휘두르면 휘두르는 대로 가야겠지만 대학 본연의 교육과 연구에 꾸준히 흔들리지 않고 멀리 바라보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대한 대학의 역할 강화
  지방거점국립대로서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로 언급됐다. 이은웅 명예교수는 “지역을 위한 대학의 역할을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고 들어나게 하였으면 좋겠다”며 “국립대학이 할 수 있는 것과 우리 학교가 갖고 있는 학문분야와 시설을 앞세워 지역에 베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배 명예교수 역시 2016년 당면 과제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 계획 및 실행’을 꼽았다.
  우리 학교는 백마봉사단, 유성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등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을 늘려가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 선정된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지역과 연계한 교육기부 활동 및 사회봉사 사업의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지역인재 육성 등을 통해 지역에 대한 역할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앞으로 우리 학교가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2. 우리 학교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지리적 요건
  많은 명예 교수들이 우리 학교의 장점으로 지리적 요건을 꼽았다. 실제 우리 학교는 대덕 연구단지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에 세종시를 비롯하여 많은 행정 부처들이 위치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중심부라는 지리적 위치와 대중교통의 발달로 수도권과의 교류도 원활해졌다. 이계희 명예교수는 “정부의 중심적 기능이 집중되고 있는 광역대도시, 전 세계 150위권 규모의 국제화 도시 대전과 세종을 배후로 하는 지역사회 환경이야말로 어느 타 국립대나 수도권 사립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유리한 입지 조건이다”라고 평가했다. 김판욱 명예교수 또한 “지리적으로 나라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행정기관, 대덕연구단지와 군 시설이 많아 이러한 여건을 잘 활용하면 지역 거점 국립대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덕 연구 단지와 학교 간의 활발한 산학 협약, 수도권이나 세종시 인프라를 활용한 시스템 구축 등 타 지방 거점 국립대와 차별화되는 지리적 요건을 제대로 활용해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우수한 인적 자원
  이계희 명예교수는 “우수한 교수진과 10%에 달하는 외국 유학생을 포함한 월등한 학생 자원도 국제적 연구중심대학의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우수한 교수들의 활발한 연구와 교육 활동으로 큰 발전가능성을 갖고 있다. 최근 우리 학교 교수들의 세계적 범위의 논문 게재 소식과, 국내 수상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곤 한다. 우리대학 경영학부 김기문 교수는 경영정보시스템학회(AIS)가 발표한 14년 세계 100대 연구원 랭킹에서 83위를 차지하고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우리 학교 수의과대학 이종수 교수의 논문이 세계적 저명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에 게재된 바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학교 교수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우수한 교수진들이 우리 대학이 가진 큰 강점으로 꼽혔다.

  3. 우리 학교만이 가지고 있는 단점은?

  수도권으로의 인재 유출
  수도권으로의 인재 유출이 우리 학교가 지닌 단점으로 꼽혔다. ‘국가의 중심부’라는 지리적 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도권에 가까워 많은 인재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승 명예교수는 “우리 학교는 국가의 중심부에 위치하고는 있으나 수도권에 가까워, 모든 학문, 경제, 문화가 서울 지향적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많은 인재들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판욱 명예교수 또한 “지리적 여건으로 오히려 수도권에 인력을 뺏기고 있기도 하다”며 지리적 여건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지역 우수인재의 유출은 비단 우리 학교만의 일은 아니다. 이는 곧 지역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꾸준히 제기돼 온 사회적인 문제다. 교육부의 2013년 ‘지방대학 육성방안’에 의하면 우수인재는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 지방대학에 진학하는 경우에도 졸업 후 해당 대학 소재지에 취업하는 비중이 낮다. 또한 이러한 인재 유출은 ▲1차 수도권 대학진학 ▲2차 수도권 대학으로의 편입 ▲3차 수도권 취업 등 3차례에 걸쳐 나타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근 행정기관, 연구단지, 군 시설 등을 잘 활용해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지역 단체와의 교류 미흡
  지역 사회와 지역 단체, 동문들과의 교류와 후원이 타 대학에 비해 활발하지 않은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일례로 2012년 11월에 발표된 ‘대학교육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09년에서 2011년 동안 학교의 기부금 현황이 30위에 그치기도 했다. 국립대 순위로는 8위로 강원·부산·경북·전남·전북·제주·부경 등 타 지방 국립대들에 비교해 낮은 순위다. 이은웅 명예교수는 “지역 색이 옅어 지방정부, 동창회, 지역단체의 도움이 적은 것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백상기 명예교수 또한 “우리 학교만의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졸업생과 학교 간의 교류가 적은 것이 아쉽다. 선후배간의 재능 기부 운동 등이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집력과 자부심 부족
  최근 들어서 대학의 서울 중심화가 더욱 심해졌다. 이에 지방대 학생들은 기를 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국립대 지방거점대인 우리 학교 학생들도 예외일 수 없다. 최광열 명예교수는 “우리 학교의 결집력과 자부심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계희 명예교수는 “지방 콤플렉스는 우리가 극복해야할 약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 모두가 주인의식을 높이는 지혜와 노력과 자존감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우리 학교의 상징인 교시탑 / 출처. 학교 홈페이지
▲우리 학교 정문의 과거와 현재

 

최윤한 기자 juvenil@cnu.ac.kr
김채윤 기자 yuyu730@cnu.ac.kr 
박윤희 기자 uni65@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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