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균 교수회장 삭발, 총장 후보자 사퇴, 관리위원회 해산 요구

 

  차기 총장 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19일 우리 학교 교수회가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대학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교수회가 집회를 통해 주장하는 내용은 ▲전체 교수 총의에 따라 직선제 수용, 엉터리 간선제 즉각 중지 ▲로또 총장 입후보자 즉각 사퇴 ▲교수 총의에 따라 정당성을 상실한 관리위원회 즉각 해산이다.

  학내 행진 뒤 이충균 교수회장은 삭발을 감행하며 총장직선제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교수회는 직선제 수용을 요구하고자 정상철 총장과 면담을 가졌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교수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학은 헌법이 보장한 대로 자율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국립대 선진화’란 미명하에 강요된 직선제 폐지 시도는 이런 헌법 정신을 근본에서 훼손하는 것이요, 대학 자율성을 거스르는 역사적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회는 “거점 국립대학 교수회는 총장직선제를 회복하는 것에서 대학의 자율적·민주적 운영이 시작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대학본부 보직자들은 이런 역사적 순리를 거역함으로써 전국 국립대학 구성원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현재 간선제 진행 상황에 대해 “구성원 대다수가 분명하게 표출한 의사에 반하여 황급하게 교육부 방식을 따르면서, 차기 총장을 태생적인 허수아비 총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간선제 선출 규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면서, 최소한의 절차적 공정성마저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교수회는 지역 언론에서 보도된 본부 집행부의 특정 후보 지지 의혹을 언급하며 “간선제가 현재처럼 강행된다면 선출된 총장은 정통성을 근본에서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장과의 면담에서 경영대학원 임윤수 교수는 “77%의 교수들이 직선제를 원하는 의연한 결의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 민의가 반영되고 있지 않는 것이 과연 민주적인 처사인지에 대해 구성원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간선제도 신속한 학무회의를 통해 입법예고를 했듯이 직선제도 충분히 의지가 있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상철 총장은 “과반 이상의 교수들이 직선제를 선호하는 것에 대해 소중하게 받아들인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낼 시간이 없고 총장 공석 상태가 오래가면 학교에 치명적”이라고 간선제 유지를 재확인했다.

  교수회는 현재 강행되고 있는 추첨식 선출 방식을 저지하기 위한 행정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대학본부는 오는 12월 4일 학내·외 추천위원 50명의 투표로 총장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허채은 기자 gwo12@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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