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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식탁일곱 번째요리 민중총궐기
곽효원 기자 | 승인 2015.11.30 11:13|(1107호)

 

   
지난 14일 민중총궐기때 시위대가 의경의 눈에 들어간 최루액을 닦아주고 있다.
출저. 세계일보

  어느 때보다 많은 일이 있었던 2주였다. 파리에서는 IS 테러가 일어났고, 한국 현대사의 거목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를 ‘민중총궐기’로 잡은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위는 ‘국민의 직접적인 정치 요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에 대해 사회부 기자가 이야기를 나눴다.

  곽효원 기자 (이하 곽 기자) : 매번 시위가 있을 때마다 나타나는 양상이지만, 특히 이번 민중총궐기는 프레임이 ‘폭력 시위 대 과잉 진압’으로 맞춰져서 아쉬워. 더 중요한 것은 ‘10여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무엇을 이야기 했냐’야. 이번 민중총궐기에서는 11대 영역 22개 요구를 했어. 대표적인 요구들을 짚어 보면, ‘노동개악 중단’, ‘밥쌀 수입 저지’,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폐기’, ‘대학구조조정 반대’ 등이야. 이런 다양한 요구들은 다 사라지고 불법이냐 아니냐만 남아서 굉장히 안타까워.

  성진우 기자 (이하 성 기자) : 우리 사회가 치열하게 논쟁해왔던 부분에 대해 시민들이 모여서 정부에 의견을 낸 것이라 충분히 논의됐어야 했어. 그런데 ‘시위대가 합리적이었냐, 경찰이 합리적이었냐’고 싸우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위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 일부 과격한 사람들의 문제였겠지만 허가된 장소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겼어. 시위대가 의견을 제대로 요구하려면 합의된 시위 방법을 가지고 불필요한 오해 없이 시위를 했으면 좋겠어. 그래야 이런 프레임에 휩쓸리지 않지. 일부 과격한 시위대로 인해 본질이 흐려진 점은 아쉬워. 확실한 건 나는 공권력은 시민보다 피해를 봐야한다고 생각해. 이걸 수치로 따져서 공권력이 피해가 크다고 불법 시위라고 규정짓는 건 아니야.

  곽 기자 : 맞아. 시위대와 공권력 중 어디가 더 과격했느냐를 따지는 건 소모적인 논쟁이야. 나는 민주국가에서 공권력을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민중총궐기에서는 공권력이 신중히 사용되진 못한 거 같아. 우리나라는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 되는 나라야. 그런데 시위를 금지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 그 중 하나가 주요 도로의 교통마비를 심각하게 초래할 때야. 그런데 교통마비를 심각하게 초래한다는 것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해석이 자의적이야. 법원에서도 여러 차례 교통 방해를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근거 없다’고 판결했어. 따라서 이번 민중총궐기 때 광화문 집회와 행진을 불허한 것부터가 합당한 판단인지 의문이야. 차벽 설치도 헌법재판소에서 2011년에 위헌 결정을 내렸어. 그런데 이번 민중총궐기 때 차벽이 설치됐지. 나는 당일 백남기 씨가 물대포에 맞는 영상을 보고 굉장히 놀랐어. 심지어 일부는 구급차에도 물대포를 쏘더라고. 여러모로 공권력이 신중하지 못했어.

  성 기자 : 나도 백남기 씨 동영상은 충격적이었어. 당시 현장에 있던 친구에게 들어보니 분위기가 워낙 과열돼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 1차 민중총궐기 때 문제가 드러났어. 경찰이 과잉진압을 한 것도 사실이고, 시위대도 과격했다고 생각해. 2차 총궐기 때는 요구에 대한 합의된 기준이 필요해. 지난 1차 때는 이석기 석방도 요구했어. 아무리 민중총궐기에서 다양한 요구와 목소리가 모인다고 하지만 확실하게 합의된 내용만을 요구해야 할 거야. 또 지난 24일 국무회의 때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을 쓴 시위자를 IS에 비유했어. 테러는 당연히 방지해야 하지만 시위대를 IS로 취급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아.

  곽 기자 :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테러로 취급해버리는 것은 분명한 문제야. 국가가 존재하는 목적은 다름 아닌 국민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이번에 보여준 박 대통령의 모습은 마치 국가의 존재 목적을 정권 유지로만 치부하는 듯해. 다음 2차 총궐기 때는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서 큰 마찰과 피해 없이 진정 시민들의 요구가 전달될 수 있어야 할 거야. 또 정부는 시민들의 요구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하고 언론 역시도 불법 시위와 과잉 진압의 프레임이 아닌 핵심에 집중해야할 거야.

  성 기자 : 각종 SNS를 통해 누구나 집회 현장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세상이야. 언론이 짜놓은 틀만 보지 말고 시위대가 요구하는 사안은 무엇인지, 정부는 요구들을 어떻게 수용하는 지 지켜봐야지. 나도 2차 총궐기는 경찰과 시위대의 무의미한 충돌로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았으면 해.

정리 / 곽효원 기자 kwakhyo1@cnu.ac.kr

곽효원 기자  kwakhyo1@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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