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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바라본 2015 총학선거 풍경
최윤한 기자 | 승인 2015.11.16 16:18|(1106호)

 

  학생 권리의 대변자를 뽑는 총학생회 선거. 입후보자 확정 전이지만 학내는 선거열기로 점차 달아오르고 있었다. 총 4개의 선본이 입후보 신청했다는 말이 흥미로운 어투로 학우들 사이를 오갔다. 4개의 선본이 선거 레이스를 벌이는 것은 흔치 않는 일이기에 학우들의 관심은 높아져만 갔다.
  그런데 한 선본엔 이름이 없었고 또 다른 선본은 재적상태를 이유로 후보자격이 박탈됐다. 둘 다 흔치 않는 일이었기에 학우들의 의아함은 커져만 갔다. 의아함도 잠시 선거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과 의혹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각 선본들의 피선거권 자격 ▲공과대학 대의원장 입후보원서 불법유출 ▲선관위의 선본명 미부여 및 공보물 거부 등 굵직굵직한 논란들이 두 선본을 중심으로 연이어 제기됐고, 선관위와 두 선본 사이의 엇갈리는 의견은 논란을 더욱 키울 뿐이었다. 학내 커뮤니티에선 관련 글들이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고 선거는 다른 방식으로 뜨거워져갔다.
  정책토론회 직전 이름 없는 선본이 사퇴했다. 이는 앞으로 논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일종의 신호탄이었다. 사퇴 사유가 ‘공정함과 형평성을 잃어버린 선관위’였기 때문이다. 두 선본이 물러남에 따라 정책토론회는 ▲너나들이 ▲암행어사 양자 구도로 진행됐다. 정책토론회는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을 듣는 자리이니만큼 후보자들의 공약 하나하나에 대한 질문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날카로운 질문에 따라 후보자들의 말문이 막히는 장면도 더러 있었다. 뜨거운 질문세례 속에 정책토론회는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끝마쳤다.
  마침내 선거 당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합시다”라는 구호만큼이나 강했던 것은 선거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목소리였다. 각 투표구 주변엔 CCTV의 한 장면을 캡쳐해 향응제공 의혹을 제기하는 벽보가 곳곳에 붙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어수선한 선거 분위기는 개표 현장까지 이어졌다. 쏟아지는 무효표로 인해 손수 개표를 진행하는 단과대 대의원장들은 한숨을 푹 내쉰다. 무효표를 구분해내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에 무효표가 늘어날수록 예정된 개표 마감 시간은 늦춰진다. 마감 시간이 뒤로 밀릴수록 한숨이 느는 것은 당연하다.
  무효표가 나올수록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은 선관위만이 아니다. 개표에서 앞서고 있던 너나들이 측도 무효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선거시행세칙 제47조 1항(수위 득표자 간 표 차가 무효투표수를 넘지 못할 경우에는 득표 순위 1, 2위 간 결선 투표를 1주일 이내에 실시한다)에 따라 무효표가 득표수 차보다 많을 경우 결선투표(재선거)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는 ▲너나들이 4,569표 ▲암행어사 3,519표 ▲무효 1,214표. 무효표가 두 후보 간의 득표수 차(1,050표)보다 많기 때문에 결선투표다.
  세칙대로 1주일 이내에 결선투표가 이뤄졌다. 결선투표의 경우 투표율과 무효표를 고려하지 않고 다수득표자가 당선된다. 두 선본이 그대로 재선거를 치르면서 결선 투표 이전과 이후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선거에서 대표성 있는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둔 선거시행세칙 제47조 1항이 실제로는 단순히 재선거를 하도록 기능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에서 무효표를 던졌거나 투표를 하지 않은 학우들은 결선투표에선 사실상 배제된 셈이다. 
  결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조대현(사학·4) 학우는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총학생회의 공약은 매번 지켜지는 것만 지켜지고 지켜지지 않는 것들은 계속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며 “투표 자체에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정택승(행정·3) 학우는 “(후보들의) 공약들이 뜬금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약 중) 시에서 추진해야 할 공약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학우들의 목소리들은 많은 무효표와 낮은 결선 투표율(33.96%)로 나타났다. 좀 더 많은 학우들의 참여 속에서 대표성 있는 총학생회를 뽑기 위해 선거세칙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임완순 총대의원장은 “충분히 고려해 볼 사항으로 생각한다”며 “모든 규정에 대해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전부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낮은 투표율 속 결선개표 현장에서는 개표 시작 전 모 단과대에서의 단체 카카오톡이 ‘특정 선본에 편향된 것 아니냐’며 논란이 돼 한동안 개표가 지연됐다. 개표현장에 있던 암행어사 측은 해당 카톡이 특정 선본과 연관이 있을 수 있고 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결 끝에 선관위는 특정 선본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개표를 진행했다.
  임완순 총대의원장은 “당시 우리는 이에 관해 두 참모장 모두에게 회의결과를 인정하겠다는 동의를 받았다”며 “그래서 동의를 받고 진행된 회의에서 ‘조사한 바로는 특정 선본과의 연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 없었고 카톡이 학우들의 투표에 영향을 끼쳤는지의 여부조차도 확인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런 사실에 근거해서 우리는 한 쪽 선본의 입장만을 수용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개표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개표 진행이 결정되자 암행어사 측은 개표참관인을 모두 철수했다. 이에 너나들이 측도 향후 개표의 공정성이 문제될까 우려해 참관인을 철수하기도 했다. 개표는 양 측 참관인 모두 없이 진행됐고 결과는 너나들이 선본의 승리로 끝맺었다.


최윤한 기자 juvenil@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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