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명화 들여다보기

 

 

『위대한 영화』, 로저 에버트, 을유문화사

  시간은 많고 돈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가장 친숙한 문화생활은 바로 영화 관람일 것이다. 독서, 뮤지컬, 연극, 전시회 등에 비해 영화는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드는 문화생활이다. 남녀노소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며 영화관이 주위에 많아져 영화를 보기가 한층 편해진 것도 영화에 친숙해진 이유다. 그리고 요새는 집에서도 쉽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이제는 영화가 우리 삶의 일부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할리우드의 영화시장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며 칸 영화제는 영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알만한 영화제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영화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영화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점점 그 수가 많아지고 있으며 할리우드 못지않게 스토리가 탄탄한 영화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만큼 영화의 수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영화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영화의 역사는 18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흑백에서 컬러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기술 발달을 거치면서 영화는 계속 발전해왔다. 100년이 넘는 긴 역사 동안 수많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중에는 지금 봐도 혀를 내두를 만한 영화들이 있다. 그런 영화를 소개한 책이 바로 로저 에버트의 『위대한 영화』이다.
  『위대한 영화』에는 작가인 로저 에버트가 선별한 90편의 명화가 수록돼 있다. 각 영화마다 줄거리, 영화에 얽힌 뒷이야기, 배우, 자신이 받은 느낌 등이 나와 있다. 사진까지 같이 있어 더욱 실감이 난다. 로저 에버트는 종합일간지의 영화 담당기자로 시작해 지금은 세계적인 영화평론가가 됐다. 그의 글은 쉽고 분명하고 간결하다. 기자로 시작했기 때문인지 그의 글은 읽기 쉽다. 영화 평론을 읽다보면 과한 수사, 애매한 표현들이 많아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그의 평론은 읽기도 이해하기 쉽다.
  책에 소개된 작품 중 하나인 쇼생크탈출은 익히 명화라고 불려진 작품이다. 감옥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있었기에 왜 그 영화가 현재까지도 명화라고 회자되는지 몰랐다. 그러나 이 책에 있는 그의 평론을 읽고 나서 왜 이토록 이 영화가 칭송받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영화를 보지 못해서 많이 와닿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소설은 특히 그렇고 비문학 책도 내용이 서로 연관되어 있어 전체를 봐야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책과 달리 이 책은 앞의 목록을 보고 영화 제목이 재밌거나 많이 들어본 영화를 찾아 읽으면 된다. 외국 영화 뿐이고 오래된 영화가 많아 대학생들은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영화를 들어본 적도 없겠지만 그래도 한 번 쯤 들어본 영화의 평론부터 시작하면 쉽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소개한 책은 한 권이지만 이 책은 개정판이 출판돼 두 권으로 출판되었다. 개정판에서는 더 많은 영화를 만나 볼 수 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작가는 “이 책의 영화들은 세 가지 철학, 아니 그 이상의 철학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 수록된 영화들은 단순한 재미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영화 속에 철학이 담겨 있다. 책을 읽어보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시대를 초월한 걸작 영화와의 만남’이다. 무성영화 때부터 명작들을 골라 추려낸 이 책은 영화 마니아뿐만 아니라 영화에 관심이 많지 않는 사람도 컴퓨터 앞에서 영화를 찾아보게 할 것이다. 
 

 오주형 기자 jhoh24@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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