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캣츠비는 없어요”,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 <위대한 캣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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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없이 백수생활을 하며 지내는 스물 여섯 살의 캣츠비는 오랜 대학친구이자 강사인 하운두와 옥탑방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어느 날 캣츠비의 6년 여자친구인 페르수는 돌연 결혼할 남자가 생겼음을 알리고 청첩장이 있는 넥타이를 선물하며 이별을 고한다.
  페르수와 헤어진 후 캣츠비는 결혼할 상대를 3일 안에 데려오라는 아버지의 명령으로 결혼정보회사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결혼정보회사로부터 C등급으로 분류된 여자 ‘선’을 만나게 된다. 선은 활발한 성격으로 캣츠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둘은 사귀게 된다.
  재혼이지만 돈이 많은 남자와 결혼했던 페르수는 정착하지 못하고 캣츠비가 선과 만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캣츠비를 찾아온다. 캣츠비는 그런 페르수가 괴물처럼 느껴져 떼어내려고 하지만 페르수는 그림자처럼 캣츠비를 따라다닌다.
  만화 <위대한 캣츠비>는 2005년 3월부터 11월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된 웹툰이며 단행본으로 총 4권 출간됐다. 같은 해에 대한민국 만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이후 뮤지컬과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위대한 캣츠비의 등장인물들은 캣츠비부터 시작해서 모두 고양이나 개가 의인화된 캐릭터다. 반면 비중있는 등장인물들 이외에 잠깐 등장하는 주변 인물들은 인간이다. 작가는 핵심 캐릭터만 동물로 의인화 시켜 만화를 보는 사람들이 주인공에게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20대 중반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위대한 캣츠비는 낭만있는 로맨스와는 거리가 먼 지극히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성인이 되기 전에 만화를 읽고 성인이 돼 다시 만화를 접한 독자들 대부분은 “어릴 땐 몰랐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보니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겠다”라고 말한다.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는 말처럼 어릴 때는 와닿지 않던 대사들과 장면이, 어른이 돼 비슷한 일을 겪고 나니 마치 내 일이었던 것처럼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작가 강도하는 만화 하나를 만들 때마다 완벽한 기승전결과 시놉시스를 구상하고, 각 화의 콘티를 짜놓은 이후에 한 화씩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그만큼 이야기의 개연성이 자연스럽고 완결성있게 흘러간다. 만화는 후반부에 이르러 캣츠비의 대학 친구이자 동거인인 하운두를 중심으로 한 중요한 반전이 있다. 반전을 보지 않았다면 이전까지의 모든 내용은 개연성없는 사건들의 나열일 뿐이지만 하운두의 이야기로써 비로소 모든 사건들이 이어진다. 작가는 철저하게 모든 것을 짜놓고 만화를 시작한 것이다.
  캣츠비를 찾으러 나간 하운두는 임신을 한 페르수가 캣츠비와 울며 싸우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리고 때마침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오던 선은 “캣츠비 집에 있죠?”하고 묻지만 하운두는 냉정하게 대답한다. “캣츠비는 있지만...당신의 캣츠비는 없어요.” 페르수와 다시금 이어질 수밖에 없어진 캣츠비에게 미련을 버리라는 듯 선에게 단호하게 당부하는 대사다.
  구구절절한 사랑, 치졸한 집착과 갈등,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 등은 드러내기 부끄러울 정도로 극히 현실적이다. 만화가 19세 이상이 아닌 것이 의문이긴 하지만 성인이 된 이전과 이후에 읽어본다면 만화의 내용은 서로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보다 ‘현실적인 연애가 무엇일까’궁금하다면 위대한 캣츠비를 추천하고 싶다.

출처. 다음 웹툰


글 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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