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에서 가장 긴 시간 통학하는 학우는?

 

 

  이번 B급 질문은 “교내에서 가장 긴 시간 통학하는 학우는?”이다. 통학생의 비애에 관한 이야기는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다. 그것들은 대개 웃음을 주면서도 우리를 안쓰럽게 만든다. 적지 않은 시간을 열차나 지하철 또는 버스와 함께 보내는 통학생들은 크건 작건 저마다의 고통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가장 긴 시간 통학하는 학우는 누구일까? 그래서 찾아봤다. 페이스북, 학내 커뮤니티 등 온라인 상에서 애달픈 통학생들에게 ‘얼마나 통학하는지’ 물어보았다. 각각의 사연은 가슴 한 켠을 아련케 했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선택을 해야 했다. 물론 기자가 찾지 못한 교내 숨어있는 최장시간 통학생이 있을 수 있다. 어찌됐던 ‘1주일(5일 기준) 간의 합계 통학시간이 가장 긴 학우’와 ‘단일 기준 가장 긴 통학시간을 자랑하는 학우’로 나누어 각각 1명씩 학우를 선정했다.
먼저 1주일 동안의 합계 통학시간이 가장 긴 학우로서 신탄진에서 1시간 30분씩 왕복 3시간을 주 4회 통학하는 이승윤(환경공학·1) 학우가 선정됐다. 이 학우는 아침 9시의 경우 8시에 나오면 그냥 포기한다고 한다.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있다 보니 이 학우는 오전 7시 30분쯤 집을 나서는데 “기숙사에 있는 친구들은 그 시간에 일어나거나 자고 있는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바쁜 아침에 1~2분은 지각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 스펙터클한 상황에서 지각의 가능성을 한 층 높여주는 얄미운 진상승객이 있다. 이 학우는 “아침마다 조마조마한데 버스에서 정차 벨을 누르고는 내리지 않아 (버스를) 괜히 정차하게 만드는 진상승객이 짜증난다”고 말했다. 이 학우는 고달픈 통학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숙사 보결 신청을 했다고 한다. 합격을 기원한다.
그 다음으론 ‘단일 기준 가장 긴 통학시간을 자랑하는 학우’이다. 이 부문엔 구미에서 3시간씩 왕복 6시간을 주 2회 통학하는 이도경(중어중문·4) 학우가 선정됐다. 집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30분을 이동한 다음 구미역에 도착해 1시간 30분 동안 기차를 타고 대전역에 내린다. 그 이후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1시간이 지나 학교로 오는 것이 이 학우의 경로이다.
통학거리가 길다보니 단점이 많을 것 같은데 예상대로 많았다. 첫째는 차를 놓치면 집에 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는데 인터뷰 도중 이 학우는 ‘모의토익으로 인해 오늘도 집에 못 간다’며 밝게(?) 웃었다. 둘째는 거리만큼 늘어나는 교통비이다. 한 달 교통비를 묻는 질문에 이 학우는 “기차 정기권이 10만원, 버스와 지하철은 5~7만원으로 총 15~17만 원 정도 사용한다”고 답했다. 주 2회 통학인 것을 생각하면 굉장한 액수다. 셋째는 수업선택의 제약으로, 긴 통학시간으로 인해 강의시간과 조별과제 등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평소 저녁 약속이나 술자리는 어떻게 하느냐”란 질문에 이 학우는 “따로 술자리는 갖지 못하고, 밥 먹을 때 술을 같이 먹기도 한다”며 “오후 7시 30분에 출발을 해야 해 밥을 거의 마시듯이(?) 급하게 먹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이 힘든 통학생활을 하는 이유를 묻자 그녀는 “자취를 하기 위해선 알바를 해야 하지만 (이번 학기가) 마지막 학기다보니 토익 등 취업준비를 해야 해 집에서 통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학우는 “3시간 동안 이동하다보니 단어공부, 음악듣기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하고는 ‘6시간이면 자투리 시간이 아니다’라는 기자의 말에 웃으며 “자투리 시간은 아니라 기차 안에서 모의토익 리스닝을 풀기도 한다”고 답했다.

 

 
 

최윤한 기자 juvenil@cnu.ac.kr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