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서 사실로, 북한을 낱낱이 파헤쳐 보다

  

영화<실미도> 684주석궁폭파부대

  뜬소문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남북이 대치된 우리나라에서는 북한이 그 대상이 되기 쉽다. 우리 학교 정치외교학과 김학성 교수는 “사회가 통제되면 유언비어들이 횡행하고 그런 소문들은 빨리 퍼진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김학성 교수와 함께 북한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보자.

   Q. 전 세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북한 인권문제는 어떠한가?
  A. 민주국가라는 것은 ‘법 앞의 평등’을 지향한다. 북한의 법은 모든 사람에게 법 앞의 평등을 적용하지 않는다. 법치란 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북한의 법은 당과 수령을 우선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법 사상에서 나오는 천부인권은 보장되지 않는다. 북한의 법체계 하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며 감히 자유를 외칠만 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북한에는 총화라는 것이 있는데, 어떤 일이 끝나면 모여서 자기반성을 하는 것이다. 총화를 통해 자기검열을 하게 하고 서로 감시하게 한다. 그런 것도 인권문제다. 그러나 북한에서 뭔가 튀어 오른다면 그것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Q. 북한에서는 월드컵 등 국제 경기에서 패할 경우 수용소로 끌려간다는데 사실인가?
  A. 북한도 결국 사람 사는 데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것은 지켜진다. 한민족이 가진 기본적인 정서는 아직도 있다. 패할 경우 수용소로 보내면 다음 시합에 누굴 내보낼 것이며 아무도 안 할 것이다. (지난 2012년 축구선수 정대세 씨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월드컵에서 대패했지만 북한 내에서 월드컵 진출 자체로 선수들이 영웅이 됐다”며 “감독님을 탄광에 보내는 일은 절대 없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Q. 가족구성원이 탈북을 했으면 일가를 몰살하는 것이 사실인가?
  A.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태어났거나 유아시절을 보낸 사람들의 신장이 150cm를 못 넘는다. 먹을 것이 없어서 살아남는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굶어 죽었을 것이다. 그때 탈북한 사람들은 대부분 경제난민이다. 그 수가 워낙 많으니까 북한도 통제할 수 없었다.
  그 이전에는 소수의 탈출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북한에서 범죄자였다. 그럴 경우 가족들이 문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람이면, 예를 들어 김정일의 외화벌이 창고에서 일하다가 돈을 들고 도주한 사람은 문제될 수 있다. 간간이 이쪽에 나와 있는 가족들이 보내준 돈으로 가족도 먹고살고 관료들도 뇌물로 먹고사는 일도 벌어진다.

   Q. 북한 정권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반동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A. 북한은 철저하게 감시하는 사회다. 인민보안부, 국가안전보위부, 5호담당제 등의 기구들이 정권을 지탱하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어느 지역에 군사 반란이 일어났다는 것은 있는데 확인하기 어렵다.

   Q. 북한의 지식인들은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가?
  A. 자유주의 국가에서도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은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다. 북한에 그런 인텔리겐치아(지식인)가 있을 수도 있지만 거의 다 죽었고, 박해를 받아서 조직화는 물론 나올 수도 없다.

   Q. 외부 매체로부터 북한 주민은 어떤 영향을 받는가?
  A. 북한의 외국인 전용 호텔에서 CNN이나 미국 방송을 틀어준다. 북한 주민들이 우리 방송을 본다는 것은 TV가 아니라 컴퓨터를 통해서 가능하다. 한국 것을 보면서 한국풍이 유행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방송을 많이 보니까 북한 당국에서도 단속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을 본다고 해서 생각이 달라지는가는 생각해볼 문제다. 두 가지로 봐야 하는데 평양 사람들은 특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 체제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 힘들 것이다. 또 하나는 자신과 괴리된 삶을 사는 것을 보면 동경의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물론 한국풍이 유행할 수 있다지만 그 자체가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얼마나 역할을 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그런 경우가 옛날 동서독에서 나타났다. 동서독 방송교류가 동독 사람에 미친 영향을 조사해봤다. 지형 형태 때문에 서독 방송이 잡히지 않는 난청지역(드레스덴)이 있었다.
  어느 특정 시점에서 동독에서 서독으로 이동한 사람을 지역별로 조사했다. 드레스덴은 서독 방송을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구 대비 많은 사람이 서독으로 왔다. 연구해본 결과 동독사람이 서독 방송을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지만 우리 삶과 다를 거라는 전제를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Q. ‘간첩’을 주제로 한 영화는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A. 북한 정예요원은 실제로 존재했다. 지금도 존재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보다 많이 약화됐다. 인터넷으로 남한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다. 일종의 첩보 같은 사실은 알고 있는데 한국 사회를 이해 못 하면 이 문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하나도 알 수 없다. 사실을 안다고 해서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첩보만 수집하는 것이다. 정보를 알아야 앞으로 이런 행동을 하겠다고 예측할 수 있다. 북한에는 우리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다. 아주 고위층만 첩보를 정보화시킨다. 나는 오히려 북한의 중간 엘리트에게 한국 사회를 잘 알려주는 것이 북한을 변화시키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와 실제는 다르다. 영화에는 흥미를 끌기 위해 과장된 부분이 있다. 사실 간첩이라는 것이 별게 아니다. 해외에서 첩보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외교활동의 일부다. 우리나라에도 요원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죽는 사람은 별로 없다. 북한도 사람 사는 사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고 하면 누가 지원하려 하겠는가. 그러려면 보상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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