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0대 x 새끼론

 

 

  ‘20대 X새끼론’을 들어본 적 있는가? 선거철만 되면 청년들의 낮은 투표율에 대해 개탄하며 나오는 말이 ‘20대 X새끼론’이다. 기자가 취재하는 도중에도 ‘20대 X새끼론’이 거론됐다. 한국 정치에서 드러나는 문제의 원인 중 하나는 20대들의 낮은 투표율과 정치 무관심이라는 것이다.
  기자가 1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돌이켜보면,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없었다. 초·중학생 때 신문을 읽으면 ‘어린 게 뭘 안다고 신문을 읽냐’면서 핀잔을 들었고, 고등학생 때 주간지를 읽으면 ‘공부는 안 하고 벌써부터 정치에나 관심 갖는다’며 혀 차는 소리를 들었다. 10대에게 있어 정치는 알아서는 안 되는 어떤 성역과도 같았다. 그러다 20살이 되자 투표권을 쥐여 주며 투표하라고 종용받기 시작했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정치에 ‘무관심’하고 ‘개인주의’에 빠진 ‘정신없는’ 요즘 애들로 취급받았다.
  흔히 민주주의를 경험의 정치라고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경험해 누적된 것이 이어져 정치 참여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험’이 완전히 배제돼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서는 가르치지만 현실 정치에 대해서는 터부시한다. 결국 투표권을 얻고 정치의 주체가 돼도 개개인의 잣대는 형성되지 않는다. 이는 자연스럽게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20대의 낮은 투표율로 나타난다.
  정치 참여는 어느 날 갑자기 실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축적된 경험이 활발한 정치 참여로 발현될 수 있다. ‘20대 X새끼론’을 주장하며 문제의 원인을 20대에게 돌리기 전, 성장 배경에서 정치를 배제하는 우리 사회 풍토를 먼저 돌아봐야하는 것 아닐까.
 

곽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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