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틀에 얽매지 않고 사람들과 교감하는 심리학자 최창호 동문 (심리·86)

 

 

 

  사람들은 각자 다른 유형을 가지고 있다.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 사람 만나는 걸 즐기는 사람, 스릴있는 걸 추구하는 사람. 사람들의 유형을 나누는 기저에는 사람의 특성을 분석하는 심리학도 깔려있다.
  심리학은 학문이라는 이름 안에 갇혀있지만 실상은 실제 세계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심리학과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심리학자가 있다.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과 심리학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심리학을 밖으로 끌어내는 심리학자인 우리 학교 최창호 동문을 만나보았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에서 상담심리학 석좌교수를 맡아서 학교 강의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메타포럼이라는 CEO 교육과 인문학 아카데미 포럼 등을 여는 사업과 방송 칼럼리스트 일도 한다. 크게 교육과 방송사업 2가지를 하고 있다.


  심리학자라는 직업 이외에도 MC겸 방송인, 교수, 칼럼니스트 등의 일을 하고 있다.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배우 윤문식 선생님께서 내게 “최 박사는 심리학을 안했으면 박수무당이 됐을 거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에너지가 넘치고 끼가 있다고 하셨다. 나는 심리학이 연구실 내에서만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상담보다는 밖으로 나가는 심리학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심리학적인 것과 사회현상적인 것들을 결합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게는 대중이나 기업 강연이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심리학의 영향력을 더 키우고, 심리학이 왜 필요한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었던 것이 원동력이 됐다.

 

 "연구실 속 심리학을 현장에 접목시켜주는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내 심리학의 모습”

 

  군사, 정치, 광고, 발달, 청소년, 유아심리학 등 심리학의 여러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강연도 하고 있다. 심리학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심리학이라고 해서 그냥 책에 있는 것이나 상담 정도에 머물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심리학에 대해서 연구하고 개발한 것들을 현장에 접목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조성과 더불어서 현실을 잘 이해하는 마인드도 필요하다. 나는 군대 생활을 방위로 6개월밖에 하지 않아 군 생활을 잘 모른다. 하지만 강연을 하며 군인들과 장교들을 만나고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고, 현실이 어떤지를 들으면서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접목시켜보면 좋겠다고 말해준다. 그리고서 그런 부분들을 논문 쓸 때 도움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협업이 되면서 실제로 심리학을 군대에 적용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냥 심리학은 재미가 없지만 이걸 재밌고 즐거우면서 실용적이고 창의적으로 접근하면 된다. ‘의사는 약이라도 주는데 심리학자는 뭘 주느냐’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심리학으로 치료할 수 있는 마사지 기계나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물건들도 발명했다. 연구실 내에서만 이뤄지는 결과물을 현장에 접목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내가 지금하고 있는 심리학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강연의 MC로도 활동하고 있는 최창호 동문
출처. 메타포럼 홈페이지

  심리학자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도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지 등을 알 수 있는가?
  작정하고 보면 보이지만 평소에 그러지는 않는다. 필요하면 분석적으로 이 사람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는 알 수 있다. 사실 이런 것들을 활용해서 강의하지만 나조차도 가까운 사람의 심리 상태를 모르기도 한다. 실제로 아내가 산후우울증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같이 방송에 출연해서 알게됐다. 내가 심리학자인데도 그걸 알지 못했다. 그래서 원래 내가 하기로 했던 심리학의 기본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유형에 따라 분석할 수는 있어도 정확하게 읽어낼 수는 없는 것 같다. 


  강연도 하고, 방송에도 계속 출연하는 와중에 책도 많이 냈다. 평소 일과가 궁금하다.
  나는 올빼미형이다. 오전에 늦게 일을 나가서 낮에는 방송과 강의를 하고, 저녁에는 연구실 직원들과 회의를 한다. 밤에 사업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면 일과는 새벽 1~2시 정도에 끝난다. 일요일 오전에는 편하게 쉬고 일주일에 1번 정도는 여러 사람들과 같이 운동도 하면서 생활한다.  

  스스로 어떤 유형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도전하는 스타일이다. 그동안 사업도 많이 해서 두뇌마사지 기계나 잠자는 베개도 만들어보고 여러 가지를 해봤다. 이런 것들을 많이 해 본 이유는 안해보고서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할 수 있겠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투자도 많이 하고 실패도 많이 했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고, 일종의 수업료라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하나의 계기가 돼서 ‘뭐가 문제였고 부족했나’ 등을 현장에서 도전하면서 찾는다. 나는 뭔가를 성취하면서 행복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스타일인 것 같다.


  심리학으로 사람들의 고민이나 상처를 치료해주기도 한다. 반대로 박사님의 현재 고민이 있다면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앞으로의 사업 로드맵도 다 가지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걸 지지해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고민도 있고 평소에 스트레스도 가지고 있지만 좋은 사람들하고 애들처럼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아니면 기타를 치고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현재 우리 대학생들의 심리상태는 대체적으로 어떠하다고 생각하는가?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 전체가 너무 피상적인 관계에 있는 듯하다. SNS든, 사이버 세상이든 인간관계가 푸석푸석하다. 끈끈함이나 정, 배려가 부족하지 않나 싶다. 또한 취업,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이기적인 측면도 보인다. 부모들도 힘들고, 학생들도 불안하니 대담한 도전을 하지 않고 회피하는 분위기를 느꼈다. 아닌 친구들도 있지만 학생들의 반 정도는 이 길이 아님에도 휩쓸려 가는 것 같다.


  그런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만의 색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환경이 좋다고,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돈이 없다고 미래에 대해서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충분히 자기만의 노하우와 경력을 쌓는다면 투자나 후원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 대신에 정말 자기만의 제대로 된 색을 갖춰야 한다. 또 여러 가지를 도전해보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좌절이 오면 ‘나보고 돌아가라는 거구나’하고 받아들이고, 자존심만 내세우지 말고 타협할 필요도 있다. 조금 좌절을 하고 실패를 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실패했을 때도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곳에 가서 한 달 정도 봉사하고 오면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알 것이다.
  나도 한창 열심히 도전하는 과정이고 진행 중인 인생이다. 지금이라도 내 인생에서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봐라. 작성했을 때와 안했을 때의 인생은 다르게 보여진다.

 

 나도 한창 열심히 도전하는 과정에 있고 진행 중인 인생이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오는 31일에 마인드 캠프라는 심리 관련 사이트를 새로 연다. 어린이에 대한 교육, 놀이와 심리 진단 콘텐츠도 선보이고 키즈컬이라는 뮤지컬도 열 예정이다. 나중에는 24시간 상담방송을 만들어서 심리, 법률, 인생 상담이나 성에 대한 고충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그리고선 내 고향인 괴산에 대중적인 심리 테마파크를 만들 생각이다. 성인들도, 청년들도 모두 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 이후에는 통일상담심리를 하고 싶다. 통일을 대비한 심리상담학회를 만들어서 그 쪽일을 하는 것이 꿈이다.

사진제공. 메타포럼

  개성을 가져라,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라. 이런 말들은 방송에서나 강연에서 많이 듣게 된다. 진부하고, 반복되는 이야기에 식상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말들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현하고 달성한 사람을 눈 앞에 마주하고 듣는다면 그것만큼 각성되는 말들도 없을 것이다. 최창호 동문의 도전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에게도 가능성은 넓어보이기만 한다. 새롭고 낮선 도전이 불안하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나만의 색을 찾아가보면 어떨까. 

이예원 기자 wowno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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