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한 수준의 참여도와 학우들이 원하는 연계전공의 모습


 

    연계전공이란?
  연계전공이란 두 개 이상의 학과가 모여 새로운 가상의 학과를 만들고, 학생들이 복수전공과 같은 방식으로 가상의 학사 과정을 이수하는 제도이다. 정형화된 문·이과 과정으로 가르는 일본식 교육 과정과 달리 연계전공은 문·이과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학과가 협력한다. 때문에 연계전공은 학문에 있어서 폭 넓은 시야를 배양시켜주고, 이해도를 깊게 만들어주는 제도란 평을 듣는다.
  연계전공은 복수전공, 부전공과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 차이점이 있다. 연계전공이 복수전공과 다른 점은 자유도와 새로운 학문이라는 데 있다. 연계전공은 다수의 학과가 모인만큼 학점 이수의 부분, 즉 강의 선택에 있어서 자유도가 높다. 우리 학교 연계전공의 경우 39학점을 이수하는데 개설되어 있는 강좌가 100학점을 웃도는 경우가 많아 충분히 원하는 강의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없던 연계전공만을 위한 강좌를 개설해 학문 간의 긴밀성과 개설 학과의 전문성을 높인다.
  연계전공이 부전공과 다른 점은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가령 중국통상이라는 학사과정을 이수했을 경우 학사학위를 발급해주지 않는 부전공과는 다르게 복수전공을 이수했을 때처럼 ‘중국통상 학사’ 학위가 인정된다는 뜻이다.

 

 

 

  우리 학교에서 운영되는 연계전공
  우리 학교는 ▲기초의 과학 ▲목조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 ▲도덕·윤리 ▲공통사회 ▲공통과학 ▲미국지역학과 ▲중국통상 ▲교육공학 ▲식물 프론티어 바이오 ▲유럽지역학 ▲환경조경학과 ▲아시아 비즈니스 ▲글로벌 트레이드 ▲국제학 ▲나노기술 ▲인문콘텐츠 ▲생물정보학 ▲의학생명학 ▲의약화학 등 19개의 연계전공 학과를 개설한 경험이 있다.
  현재는 교직이수 과정인 ▲도덕·윤리 ▲공통사회 ▲공통과학 등 세 개의 전공을 제외하곤 ▲목조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 ▲국제학 ▲의학생명학 ▲아시아 비즈니스 ▲인문콘텐츠 ▲중국통상 등 총 6개 전공이 운영되고 있다. 목조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은 1명의 학생이 학사과정을 수료중이며 국제학은 2명의 학생이 학사과정을 수료중이다. 아시아 비즈니스·인문콘텐츠·중국통상·의학생명학은 올해 들어 새로 편성된 연계전공인데, 아시아 비즈니스는 51명의 학생이 학사과정을 수료중이고 인문콘텐츠는 54명의 학생이 학사과정을 수료중이며 중국통상은 5명의 학생이, 의학생명학은 3명의 학생이 학사과정을 수료중이다.
  현재 우리 학교의 연계전공은 인문콘텐츠와 아시아비즈니스를 제외하곤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백마게시판, 페이스 북, 유어유니브 등 커뮤니티 상에서 “우리 학교의 연계전공은 사실상 폐지된 제도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학우들의 인식과 현 제도의 문제점
  본지에서 293명의 학우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35명(11.9%)의 학우들이 연계전공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고, 258명(88%)의 학우들은 모른다고 답했다. 대다수의 학우들이 연계전공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연계전공 제도 자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82명(27.9%)의 학우는 연계전공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과는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연계전공이 스펙이나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학우 역시 58명(19.7%)이 있었다. 약 절반 가까운 학우들이(47.6%) 연계전공에 대한 이점을 긍정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연계전공이 불필요하다고 답한 학생이 단 2명(0.6%)뿐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우들은 이미 연계전공 제도 자체를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학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홍보 부분만 개선된다면 많은 학우들의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학우들이 연계전공을 모르고 있는 상황에 대해 대학본부 교무과 김동현 주무관은 “본부측에서는 홈페이지에 연계전공에 관한 내용을 기재해 놨으며,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알리는 홍보는 해당 사업단이나 학과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수자 수 51명으로 비교적 활성화된 연계전공인 아시아 비즈니스를 주관하고 있는 영어영문학과 민경택 교수는 홍보 문제에 대해 “학과의 조교를 통한 홍보뿐만 아니라 각 참여 학과의 졸업생·재학생으로 TA사업보조요원(홍보·지원팀)을 구성해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문콘텐츠 전공의 경우 참여 학과 위주로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연계전공이 나아가야 할 방향
  결국 연계전공 활성화를 위해선 학생들이 원하는 스펙·취업에 도움을 주는 학과 설립과 적극적인 홍보정책이 필요하다. 충북대학교 빅 데이터 학과의 경우 실제 업무 위주의 수업구성과 취업의 연계성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의 러브콜을 받았고, 우리나라 연계전공 학과 최초로 대학원을 설립해 빅 데이터 석·박사과정까지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연계전공 금융경제학과나 서강대의 연계전공 창업학과의 경우 따로 페이스 북 등 SNS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고, 기업체와의 교류를 통해 취업률을 높여 성공적으로 연계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우리 학교에 새로 개설된 연계전공 아시아 비즈니스는 개설한 지 1년이 안됐음에도 51명의 학생들이 연계전공 학사과정을 신청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대해 민경택 교수는 “영어영문·중어중문·일어일문의 인문계열 3개 학과와 무역·경제의 경상계열 2개 학과가 협력함으로써 인문계열은 아시아권의 언어적인 능력을 배양하고, 경상계열은 실무 능력을 키워 학문성과 현실성을 모두 챙긴 부분이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민 교수는 “아시아권 기업체와 협력해 학생들에게 해외파견의 기회와 직접적인 취업의 기회를 줄 수 있고, 수료중인 학생 일부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주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성균관대·고려대 등 많은 대학이 연계전공에서 더 나아가 인문·사회·자연의 분과학문을 넘어 학생이 직접 교육과정을 설계해 가상의 학사 과정을 수료하는 학생설계전공(자기설계전공)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학생설계전공은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고, 다양한 콘텐츠를 창출하기 때문에 학문의 다양성을 높인다. 이에 교무과 김동현 주무관은 “우리 학교 역시 100개 이상의 학생설계전공 예시를 받았고, 본부측에서도 학생설계전공의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동현 주무관은 “몇 명의 학생만을 위해 새로운 강좌를 개설한다거나, 학생의 수료과정을 책임질 주체 설정이 힘들어 당장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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