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언론정보·94) 위키프레스 편집장을 만나다

 

 

 

 

▲ 빅데이터 전문가로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정영진 편집장
▼ 차를 타고 다음 방송국으로 이동하며 기자와 인터뷰 중 골똘이 생각하는 정영진 편집장

  방송인, 팟캐스트 진행자, 시사평론가, 빅데이터 전문가, 편집장…그를 부르는 칭호는 많다. 인터뷰가 잡힌 날, 기자와의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온 그는 링거를 맞느라 깜박 잠이 들었다며 연신 미안하다고 말했다. ‘링거투혼’을 발휘하며 만난 정영진 편집장. 기자는 바쁜 그를 따라 차 안에서, 방송국 안에서, 식당 안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일단 인터넷 신문사 편집장을 하고 있고 빅데이터 전문 회사의 대표 일도 맡고 있다. 구체적인 일로는 라디오와 TV에서 뉴스 브리핑 및 빅데이터 분석 등의 일을 하고 있다. 또 역사 관련 팟캐스트 떡국열차와 연애 관련 팟캐스트 불금쇼의 진행도 맡고 있다.”

  - 다방면에서 많은 활동을 하게 된 원동력이 있다면?
  “본래부터 일을 많이 하던 습관 때문인 것 같다. 하기 싫은 일이라면 이렇게까지 못하지만 일이 재밌고 하다보니 링거까지 맞으면서 하고 있다. 목소리를 많이 써야하는데 최근에 아프고 쉬는 시간이 별로 없어 여러 프로그램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못 보여주고 있다.”

  - 이전에 퀴즈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고, 현재 국제 시사프로그램(KBS 세계인)에 출연 중이다. 평소 나름의 시사 공부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
  “뉴스를 많이 보는 것이다. 현재는 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뉴스를 봐야해서 보고 있다. 시사와 관련된 일을 한 10년 가까이 하다보니 이제는 제목만 대충 봐도 내용을 알게된다. 무슨 일이든 10년 정도 하면 그렇지 않겠나.”

  - 출연 프로그램이나 팟캐스트 방송을 들어보면 진행이 깔끔하다. 평소 논리정연하면서 막힘없이 말하는 비법이 있다면?
  “2005년쯤 혼자 1인 방송을 만든 적이 있다. 지금의 아프리카TV 같은 방송에서 매일 2~3시간 혹은 그 이상 혼자서 시사문제에 관해 떠들었다. 혼자 2~3시간 얘기하는게 쉽지 않았는데 6개월 정도 하다 보니 기술이 생겼다.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해도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송에선 이게 아주 중요한데, 생각이 나지 않을 때도 아주 틀리지 않는 얘기를 하면서 말이 끊이지 않도록 잘 이어갈 수 있다.
  또 하나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게 되게 중요하다. 방송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안 듣게 되면 물과 기름처럼 이야기 주제에 젖어들지 못한다. 내가 말하는 순서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

  -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떡국 열차’는 역사, ‘불금쇼’는 연애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서로 다른 장르의 팟캐스트인데,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떡국열차는 역사가 대체로 딱딱한 이야기가 많은데 ‘재밌는 역사이야기를 해보자’라는 욕심이 있었고, 나 자신의 잡지식에 대한 확신도 있어 기획하게 됐다.
  불금쇼는 지금 세대가 흔히 연애·결혼·육아 3가지를 포기했다는 ‘삼포세대’인데 이 3가지를 한 번에 해결해보자는 생각에 기획했다. 연애는 남녀 모든 이들의 관심사라 생각했고 그래서 어떤 유명인이 출연해도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재미있으면서 저출산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팟캐스트라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 대학생 시절 어떠한 학생이었는지 궁금하다.
  “내가 학교 다니던 때에는 정말 다 놀았다. 학생들이 놀던 마지막 시기였던 것 같다. 수업을 많이 빠지고 놀았다. 한번은 당구장에서 1박 2일 동안 당구를 친 적도 있었다. 술도 먹고 축제가 있을 때 축제 준비도 했다. 그 때 학과 공부를 열심히하는 친구는 사회성이 결여된 것처럼 여겨졌고 심지어 취직할 때 성적이 비플 이상이면 안 좋다는 얘기도 있었다. 어지간한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없는 야구장 아르바이트, 음악 다방 디제이 일도 해봤다
  많이 놀아서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에 학사경고를 받고 어쩔 수 없이 군대에 갔다. 복학을 하고 나서부터는 학점을 따기 위해 학기 중엔 24학점씩, 계절학기까지 들었다. 나름의 학점 잘따는 법을 알았는데 레포트를 잘 쓰는 것이다. 레포트를 잘 써서 친구들 것을 대필해준 적도 있고 논문 대회에서 두 세번 상을 탄 적도 있다.”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40대에는 내 이름을 건 시사프로그램을, 50대에는 한 사람의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대담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 지금 분위기로 봐선 3~4년 안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70세 쯤에는 내가 그동안 사고 읽었던 책들로 마을 도서관을 짓고 싶다. 책읽고 사람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드는 게 꿈이다.”

  -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들이 많이 주눅들어 있고 공부에 치중하는 것 같다. 놀기가 많이 걱정될 수 있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데 그럴수록 놀아야한다. 많은 경험도 쌓을 수 있고 자신의 스토리도 만들 수 있다. 남들이 하니깐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안타깝다. 남들 안 놀 때 노는 것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또 출신 학교에 대해 걱정하는 후배들이 많은데 학교로 인정받을 수 없다면 다른 무기를 가져야한다. 대부분의 경우, 학교보다는 현재 그 사람이 어떻게 하고 있느냐,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자신의 무기 하나와 많은 경험만 갖고 있다면 학교는 문제가 아니다. 대신 정보를 입수하려는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정영진 편집장의 모습은 방송에서보다 털털하고 솔직했고 재미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가 인복도 많고 운도 좋은데 선구안적인 시각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지금은 유명한 인터넷 방송에서 초기에 시사방송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택했고, 떠오르는 신직업으로 여겨지고 있는 빅데이터 전문가가 됐다.
   또 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말에 기자는 ‘제대로 노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게됐다. 정 편집장의 ‘요즘 학생들은 노는 것에 주눅 들어있는 것 같다’는 말에 기자는 뜨끔했다. 시대가 많이 달라져 그의 말이 맞을까 생각했지만 역시 ‘제대로’ 놀아보는 것도 좋은 학점만큼이나 소중할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할 때 ‘내가 늙었을 때 내 선택을 어떻게 바라볼까’를 생각한다는 정영진 편집장. 우리도 지금은 불확실하지만, 나중엔 재밌고 값진 선택일 수 있는 자신만의 무기를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글 / 이예원 기자 wownow@cnu.ac.kr
사진 / 충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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