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5일장에서 만난 할머니

 

 

  30도가 넘는 폭염 속 도시의 아스팔트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무더운 날씨에 기자의 등에도 땀줄기가 흘러내렸다. 유성 5일장 사진 기획을 마치고 돌아가는 기자의 눈앞에 한 할머니가 보였다. 유성시장을 한참 벗어난 구석자리에 손수 가져온 조금의 나물들을 가지고 아담한 노점상을 차리셨다. 그 할머니를 보니 서울에 계신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그래서 고기를 싸 먹기 위해 상추를 사야 한다는 거짓말로 상추 한 묶음을 구매했다. 천 원으로 싱싱한 상추 한 봉지를 얻을 수 있었다. 천 원어치를 구매한 뒤에도 덤으로 몇 장의 상추를 더 주셨다. 그 모습이 항상 손자에게 많은 것을 주시고도 더 주시고 싶어 하시던 우리 할머니같이 느껴졌다. 그 뒤 정중하게 ‘서울에 계신 할머니가 생각난다 사진 한 장을 찍어도 될까요?’란 기자의 부탁에 할머니께서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그 사진을 이렇게 지면에 올린다.
  우리 대학생 주변엔 편리하고 규격화된 편의점과 마트가 있다. 그런 대학생들에게 유성 5일장 이용을 부탁하는 것은 무리한 부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성 5일장에 방문해 규격화된 세상 속 우리 시장만의 넉넉한 덤문화와 할머니, 할아버지의 푸근한 시골인심을 경험해보는 것은 그리 나쁜 추억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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