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모습으로 변화 시작! 벼룩시장

 ▲(좌) 대전 짜투리 시장에서 사용되는 대안 화폐 ‘두루’(작은 사진)와 화폐 환전소

     출처.blog.daum.net/chulinbone/4566
 

     (우) 밤에 열려 맥주와 음악도 즐길 수 있는 블링x쿤스트할레 나이트 플리마켓

      출처. caragyosisse.tistory.com/36

             

  가끔씩 길거리를 걸어다니면 다닥다닥 붙어있는 가판대 앞에 앉아 물건파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학교에선 축제 때나 만나 볼 수 있는 이벤트 같은 벼룩시장이다.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은 벼룩이 들끓을 정도로 낡고 오래된 물건을 판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최근에는 그 의미에서 살짝 바뀌어 중고품과 함께 창작품과 공연, 지역의 특색을 담은 판매 시장을 칭하고 있다.
  벼룩시장은 정기적으로 열리기도 하지만 이벤트성으로 여는 경우도 많다. 간단하게 돗자리와 의자, 팔고 싶은 물건들만 갖추면 누구든지 쉽게 참여할 수 있어 꾸준히 활성화되고 있다. 또 사람들의 왕래가 있어야 장터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대부분 3~11월 사이, 주말에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그런 벼룩시장들 중 대전에선 어떤 벼룩시장이 열리는지 알아보자.

  너만 몰랐었던~ 대전 벼룩시장 이야기
  #대안화폐 ‘두루’로 통하는 장터
  대전에서만 가볼 수 있는 독특한 벼룩시장이 있다는 걸 아는가. 마치 어릴 적 유치원에서 돈처럼 쓰라고 나눠주던 종이 지폐처럼 벼룩시장 고유 화폐를 사용하는 ‘짜투리 시장’이다. 짜투리 시장은 대전의 대안 화폐인 ‘두루’를 사용해 물건을 사고 파는 새로운 형태의 벼룩시장이다. 짜투리 시장이 열리는 장소인 산호여인숙을 운영하는 서은덕 씨는 “요즘은 돈이 너무 많이 쓰이고 있어 돈이 아닌 다른 걸로 거래 해보고 싶어 두루를 이용했다”며 “짜투리시장은 장사가 되는 벼룩시장이라기 보단 동네잔치 스타일로 노는 개념의, 삶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서 씨는 사람들이 처음에 두루 사용을 귀찮게 여기지만 써보면 금방 두루의 사용법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두루의 사용법이 궁금하다면 짜투리 시장에서 한번만이라도 두루를 써보면 알게 된다.

  #종합시장세트, 대전 중심의 벼룩시장
  중구 은행동의 목척교를 지나 목척시장길에 들어서면 이전에 시장이 있던 조그만 골목이 있다. 대전 아트 프리마켓은 그 골목길 사이에서 진행된다. 다른 벼룩시장들보다 판매자 수가 많아 규모가 큰 벼룩시장에 속한다. 벼룩시장뿐만 아니라 공연과 전시, 관객 참여 행사도 어우러져 있는 종합형 벼룩시장이다. 작년에는 ‘국제 아트 프리마켓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175팀이 판매에 참여했고 다양한 아트 퍼포먼스와 공연, 버스킹도 함께 열어 대규모로 진행돼 많은 호응을 받았다. 원도심 시장가의 분위기와 활발한 벼룩시장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아트 프리마켓에 가보는 것이 좋다.   

  #유성장과 함께 서는 벼룩장
  학교 가까이에서 정기적인 벼룩시장을 만나고 싶다면 이 곳이 좋다. 매월 4, 9로 끝나는 토, 일요일에 유성장이 서는 날 같이 열리는 ‘대전허니마켓’이다. 유성금호고속터미널 맞은 편 허니마켓 카페 앞에서 열리는 소규모의 벼룩시장이다. 시장이 작게 열리기 때문에 살 것이 있을까 걱정되지만 유성장도 열리고 여러 볼거리가 많은 벼룩시장 중 하나다. 주로 창작품 판매가 많아 창작자들이 직접 만든 단 한 개의 물품들을 만날 수 있다. 나만의 수공예품을 갖고 싶다면 허니마켓을 이용해 보는 게 어떨까. 

  알아보면 더 재밌는 벼룩시장
   물건판매와 재활용을 목적으로 했던 벼룩시장이 요새는 기부, 다양한 먹거리와 지역 문화를 더하기 시작했고, 특색있는 벼룩시장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벼룩시장은 밝은 낮, 거리에서 열린다는 고정적 이미지를 벗어주는 ‘블링x쿤스트할레 나이트 플리마켓’은 이름처럼 밤에 열리는 독특한 벼룩시장이다. 뿐만 아니라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자유롭게 시장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에서 열린다.
  이태원에서 볼 수 있는 건 경리단길과 이슬람사원뿐만 아니라 계단에서 특별하게 열리는 ‘계단장’도 있다. 이슬람 사원 뒤쪽에 있는 우사단로의 계단 길을 따라 사람들이 오밀조밀 모여 물건을 판다. 계단장의 또 다른 특별한 의미는 이태원에 거주하는 젊은 청년들과 예술가들의 마을 공동체인 ‘우사단단’이 주축이 돼 장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혜화동에선 필리핀 사람들이 자국의 물품과 음식을 파는 이국적인 벼룩시장을 연다. 장터 주변에 위치한 혜화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후 자연스럽게 필리핀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서 장이 이뤄졌다고 한다. 장터에선 필리핀 향신료와 생과일 등 여러 식료품들과 이색적인 필리핀 악세사리를 살 수 있다.

   벼룩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싼 맛에 꽤 질좋은 물건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요새는 창작품도 많이 팔고 있어 수공예 악세사리나 잡화들도 볼 수 있다. 이런 물품들은 한정된 갯수로 희소성이 있고 가격은 기성품과 차이가 없거나 더 저렴하다. 
   대전 아트 프리마켓에 참가했던 박유림 씨는 “내가 직접 만든 물건을 가까이서 판매하고 싶어 참여했다. 사람들의 직접적인 반응도 볼 수 있고 창작품에 대한 칭찬도 받아 고마웠고 재밌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벼룩시장은 그 지역의, 그 동네의 고유한 정취와 사람들의 모습도 느끼도록 만든다.
   수공예 창작자들에게는 창작의 원동력을, 마을에는 지역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벼룩시장. 점차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해 갈 벼룩시장의 모습이 기대된다.

 

이예원 기자 wowno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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