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일상으로

 

 

  ‘머피의 법칙’.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날 때 이 말을 쓴다. 왜 하필 안 좋은 일은 연달아 일어날까. 그러나 머피의 법칙은 실제로 없다. 좋은 일보다 안 좋은 일을 더 잘 기억하는 착각 때문이다. 또한 흔히 우리가 머피의 법칙이라고 말한 상황들은 대부분 잘못될 수밖에 없는 전제를 갖고 있다. 결국 머피의 법칙은 우리의 선택적 기억과 일어날 수밖에 없는 안 좋은 일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머피의 법칙을 과학으로 증명한 것처럼 과학은 생각한 것보다 일상에서 훨씬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는 우리 생활에 스며든 과학적 원리를 찾아 설명해준다. 경제학, 심리학, 사회학, 미학 등 많은 분야를 넘나들며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를 찾아 우리 앞에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갖고 있던 편견이나 상식을 과학적 증명을 통해 반박한다. 웃음은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웃을 사람이 더 크게 웃는 것, 심장 질환 환자일수록 심장박동이 더 규칙적이라는 것 등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태클을 건다. 미술작품에서 카오스를 발견하고 서태지의 앨범표면에서 프랙털을 찾는다. 과학현상이 아닌 일상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이 책의 작가는 바흐의 음악에서 증권거래소 주가곡선에서 잭슨 플록의 그림에서 심지어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의 도수분포에서 1/f 패턴을 찾는다. 이는 랜덤, 혹은 우연처럼 보이는 사회현상들이 자연의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의미한다. 운이나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세상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와 과학의 거리를 좁혀준다. 더 이상 실험실의 과학이 아닌 우리 옆에 있는 과학으로 인식을 바꾸어 준다. 어렵고 지루한 과학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쉽고 재미있는 과학이 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다,
   ‘복잡한 세상, 명쾌한 과학’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세상은 복잡하지만 과학은 그 복잡한 세상에서 명쾌한 결론을 낸다. 물론 과학이 모든 사회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과학적 원리들이 우리 생활 속에 있다. 그렇기에 우리 생활과 과학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더 이상 실험실에만 있지 않다. 세상으로 나와 여러 분야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한다.
   과학은 이공계 뿐 아니라 인문계까지 모든 영역을 넘나들며 우리 생활에 더욱 깊숙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 생활에서 나타나는 많은 현상들이 과학으로 설명될 수 있다. 더 이상 과학은 실험실에 갇혀 있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자. 전등, 컴퓨터, 스마트폰 모두 과학기술 발전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과학을 우리와 먼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원리가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과학과 일반 사람들의 거리를 좁혀주길 바란다.

오주형 기자 jhoh24@cnu.ac.kr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정재승, 어크로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