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작지만 강한 대전의 소극장을 찾아서

①<경로당 폰팅 사건>  사진제공. 주진홍 대표  ②<죽여주는 이야기>  출처. cafe.naver.com/doonsanarthall/1377
③<만화방 미숙이>  출처.cafe.daum.net/sangsanghall

  작은 무대와 탄탄한 배우들로 높아지는 몰입도,  관객참여로 채워지는 완성도
 

  연극을 보는 우리의 선택 기준은 흥행이 잘 됐느냐, 유명 배우가 나오냐 혹은 공연장의 규모가 어느 정도냐 등이다. 하지만 시선을 바꾸면 사람들의 관심도 그리 폭발적이지 않고, 유명 배우도 등장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정말 재밌는 공연을 찾을 수 있다. 주류적인 것를 향한 우리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진 소극장 연극이 바로 그런, 진정으로 재밌는 공연이다.
  소극장은 말 그대로 규모가 작은 극장이다. 무대의 크기도 작고 좌석의 수도 적기 때문에 관람객의 수도 대부분 100명 미만 정도다. 하지만 규모가 작다고 무시할 수 없는데 소극장만의 매력이 바로 그 ‘작음’에 있다. 무대와 좌석의 거리가 1, 2미터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배우들의 대사나 음향의 소리가 잘 들려 몰입도가 높아진다. 또한 배우들과 관객들의 구분도 존재하지 않는데 관객도 극의 한 부분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믿고 볼 수 있는 소극장 공연들. 그런 소극장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대전의 소극장을 소개한다.

  1. 드림아트홀 & 이음아트홀
  대전 연극 중 가장 오래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 무엇인지 아는가? 길거리 포스터에 관심갖는 이라면 한번 쯤 봤을 연극 ‘경로당 폰팅 사건’이다.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드림아트홀과 유성온천역 가까이 위치한 이음아트홀은 극단 ‘드림’이 공연을 맡고 있는 소극장이다. 대전 연극 최장 공연인 ‘경로당 폰팅 사건’은 극단이 창단 했을 무렵부터 시작됐고, 서울, 광주, 부산 등 타도시에서도 꾸준히 공연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2. 둔산아트홀
  항상 사람들이 붐비는 둔산동 일대에도 꾸준하게 인기를 받으면서 공연이 이어진 소극장이 있다. 둔산아트홀이 바로 그곳인데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때문인지 내부 무대의 검고 음산한 세트장을 볼 수 있다. 배우들은 연극 도중 관객들을 여러 역할로 끌어들이고 그런 관객들의 적극성과 호응도에 따라 공연의 재미가 달라진다. 둔산아트홀은 현장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티켓가격을 할인받을 수 있다.  
  3. 펀펀아트홀
  궁동에도 소극장이 있다는 걸 아는가? 궁동의 중심지인 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소극장 ‘펀펀아트홀’은 음식점이 즐비한 건물 맨 꼭대기에 위치해있어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공연을 기다리는 작은 홀에는 커피와 음료 등 간단한 음식들도 구비돼 있다. 작년 겨울엔 ‘러브 액츄얼리’를 공연했다. 배우 1명이 다역을 맡기도 해 공연 도중 등장하는 배우를 맞춰보는 재미도 있다. 
  4. 상상아트홀
  상상아트홀은 이름처럼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부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까지 다양한 소재로 공연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극 중 역할로 분장한 배우들이 공연장 밖에서 손님들이 대기하는 곳에 갑자기 등장해 웃음을 준다. 연극 ‘범죄의 재구성’ 공연에선 연극 시작 전 수배자 명단을 붙여놓고 관객들이 추측해보도록 해서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상상아트홀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티켓을 예약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5. 소극장 핫도그
  먹음직스런 제목과 달리 소극장 핫도그는 뜨거운 개(Hot dog)로 불독을 연상시킨다. 핫도그는 흥행이나 웃음 위주의 공연보단 연극 고유의 무게와 감동을 주는 연극을 추구하고 있다. 소극장 핫도그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극단 ‘놀자’는 지난해 7개 도시에서 7개의 극단이 소극장 공연을 맡는 ‘제3회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에서 대전 지역의 극단으로 참여했다. 현재는 극단 ‘빈들’의 연극 ‘놀이터에서 생긴 일’이 공연 중이다.
 

  ▼소극장 추천공연
  1. ‘경로당 폰팅 사건’ : 아파트 부녀회장은 단지 내의 경로당 전화요금을 부녀회에서 내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경로당의 전화요금이 276만원이나 나오게되는데... 분노한 부녀회장은 경로당 사람들을 상대로 범인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5월 31일까지 이음아트홀
 
  2. ‘만화방 미숙이’ : 만화방을 운영하며 혼자서 미숙, 미원, 미소 삼남매를 키우는 강억배. 그와 가족의 추억이 녹아있는 만화방은 재개발로 인해 위기를 맞이하고 기울어가는 만화방을 살리려고 미숙이네 가족은 똘똘 뭉친다. 삼남매는 이 위기를 무사히 이겨낼 수 있을까? 7월 5일까지 상상아트홀
 
  3. ‘죽여주는 이야기’ : 신선하고 다양한 상품으로 죽음을 맞게 해주는 자살 사이트가 있다. 사이트의 운영자인 ‘안락사’에게 어느 날 신비한 여자인 ‘마돈나’가 나타나고 그 여자가 데려온 수상하고 순진한 살인 청부업자 사내도 등장한다. 이들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죽음을 맞게될까? 5월 25일까지 둔산아트홀

 

  소극장 이용 팁!

  소극장 공연 티켓은 티켓 예매 사이트나 소셜커머스 사이트 혹은 소극장 전용 인터넷 카페를 통하면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관객이 일정 수 이상 채워지지 않으면 공연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문의전화는 필수이다. 연극을 정말 잘 즐기고 소극장의 묘미를 느끼려면 무대와 가깝거나 중앙에 위치한 좌석을 선점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부분의 소극장이 관객을 선착순으로 받기 때문에 좋은 자리에 앉고 싶으면 일찍 가야한다. 음식물 섭취 및 핸드폰 사용은 절대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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