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의원이 된 동문 정치인의 이야기

   현 유성구 3선 국회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 사법시험 8전 9기 불굴의 합격생. 우리학교 이상민(법학·76) 동문을 부르는 다른 이름들이다. 본지는 이번 사람면의 주인공으로 이 동문을 만나 걸걸한 목소리처럼 호쾌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1.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다. 주로 무슨 활동을 하는가?
   현재 4월 임시국회가 시작됐기 때문에 임시국회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내가 위원장으로 있는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의 법률안, 법사위의 고유 법안 등 국회의 모든 법률안을 최종적으로 심의하는 곳이기 때문에 업무량이 많다. 특히 흠이 있는 법률이 생산되지 않도록 다듬는 것이 법사위의 역할이기 때문에 임무가 막중하다. 위원회를 이끌고 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기 때문에 한 치의 오류도 없도록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각 부처의 장·차관과 관계 공무원들을 만나 수없이 면담과 협의를 하고 있다.

   Q2. 바쁜 의정 활동 중 받는 스트레스(피로)는 어떻게 푸나?
   법사위는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업무의 긴장도가 높다. 틈틈이 시간 나면 샤워를 하거나 음악을 듣고 싶은데 사실 그럴 기회가 별로 없다. 그래서 일로써 일을 치유한다고 할까. (업무에) 정신이 없으니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특별히 무엇을 할 겨를조차 없는 것 같다. 그냥 자전거 페달 밟듯이 나아가고 있고 일이 잘 처리되고 소기의 성과를 얻어 낼 경우 기분도 좋고 보람도 있어 오히려 그런 것들이 나를 힐링하게 만든다.

   Q3. 평소 TV는 자주 보나?
   그전에는 뉴스뿐만 아니라 개그콘서트도 많이 봤다. 서울에 집이 없어 새벽에 출근해 밤에 퇴근한다. 늦게 집에 돌아오면 곧바로 잠들기가 어려워 TV를 켜 밤에 하는 드라마 재방송을 본다. 요즘엔 그것조차 못 보고 있다.

   Q4. 17대~19대 3선 중진 의원이다. ‘초선의원 이상민’과 비교할 때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아무래도 선수가 늘어남에 따라 경륜과 식견이 쌓이게 된다. 그러면서 세상과 정책을 보는 시선이 넓고 깊어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틀림없는 말 같다. 공부를 해야 그전보다 좀 더 넓게 볼 수 있고 깊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지혜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회의원을 하면서 인적 네트워크가 많이 구축되었다. 공무원들, 말하자면 대한민국의 국정을 움직이는 핵심 관료들이 갖고 있는 경험과 파워가 대단한데 초선일 때는 (그런 인적 네트워크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재선, 3선을 하고 모든 부처와 관련된 법사위원장을 맡으니 네트워크에 가속도가 붙어 인맥이 그물처럼 축적됐고 이것이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 얼마 전 충남대에서 열린 암참(AMCHAM·주한미국상공회의소) 혁신캠프와 같이 마이크로소프트사, 인텔과 같은 굴지의 글로벌 기업 CEO들이 서울이 아닌 대전에 와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었던 바탕은 인적 네트워크이다. 그것이 3선을 하면서 얻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자 우리 지역의 자산 그리고 모교인 충남대가 활용할 자산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나의 것이 아닌 공공재이다.

   Q5. 현재 국민들은 김영란 법, 정치자금 문제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답답함이 크다. 어떻게 평가하나?
   우선 정치권에 있는 사람으로서 송구스럽다. 그런 일이 없도록 국민이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은 것이고 (정치인이) 그 역할을 잘 해야 하는데 여러 문제들을 잘 풀어가지 못했다. 특히 세월호 이후, 그 전과 후가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는데 1년 동안 시간이 멈춰버린 채 허송세월했다. 그런 점에서 죄송하다. 하지만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없애버릴 순 없다. 정치는 국가 공동체가 운영되는데 꼭 있어야 할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가 제 역할을 잘 해야 한다.
   정치가 본래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핵심요소에는 3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민심을 대변하는 것. 둘째, 해결하는 능력인 솔루션. 셋째, 그러한 것들을 축적함으로써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비전을 제시하는 것. 이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역할에 정치인들이 더 충실히 천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정치가 백 퍼센트 기대만큼 될 순 없다. 국민이 감시, 비판, 견제를 해야 한다. 깨어있는 국민이 깨어있는 정치를 만들고 그들이 본래의 역할을 하도록 할 수 있다. 답답하지만 그렇다고 정치를 혐오하고 무관심으로 치달으면 오히려 정치가 더 엉망이 된다. 그럴수록 정치가 제 역할을 하도록 감시하고 비판해야 주권자로서 국민이 인정받고 대접받는 ‘국민이 주인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지금 현실을 보면 국민이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주인인 국민이 무시당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Q6. 대학생 관련 이슈 중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무엇인가? 구체적 정책비전을 가지고 있나?
   18대 국회 시절 프랑스로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한국인이 운전하는 버스에 탑승해 이동했는데 운전 기사분이 프랑스에 온지 40년이 넘었다고 한다. 자녀들은 프랑스에서 자라 파리1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직장에 다닌다고 했는데 학비가 조금도 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프랑스 정부로부터 생활지원금을 받았다고 한다. 이 정도 나라는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프랑스, 독일뿐 아니라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작고 경제적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도 교육에 대한 투자는 그렇게 해왔다. 우리나라는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OECD 국가 중 꼴찌다. 등록금 수준이 미국 다음이다. 학생들은 재능과 꿈을 키우기보다는 알바하며 허덕이고 있다. 젊은이들이 대한민국 국가 공동체를 이끌어 갈 미래 세대이며 인재들이다. 젊은 청년들의 역량에 의해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다. 이미 그것을 알고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의 국가들이 투자하고 있지만 우리는 마치 경제논리다. “네가 대학에 가서 취업하는 것이니 네 돈 내고 다녀”라는 수익자부담의 원칙이다. 각 개인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꿈과 소망, 재능은 피워내기 위해선 공부하며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등록금 문제는 국가가 결단해야 한다. 등록금 문제도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7.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충청권 국회의원 결속체’ 구성을 제안했다. 제안 취지와 여당 등 주변 반응이 궁금하다.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 위원장을 19대 국회부터 맡아 왔다. 그 이후로 새누리당 측에 계속 제안을 해왔다. 호남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었을 뿐 영·호남은 단일정당이다. 그렇기에 지역끼리 똘똘 뭉치는데 반해 충청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지역문제에는 지역의원들이 정파를 넘어서 모이는 결속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제안을 한 것인데 새누리당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제안하며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이다.

   Q8. 지역구 공약 이행에 있어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정부의 지원을 끌어낼 특별한 방안을 생각한 것이 있나?
   파워게임이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다. 논리, 정치적 역할, 역량과 같은 것들이 합해져 결국 얼마를 더 확보하느냐이다. 그런 차원에서라도 지역의 정치권이 정파와 관계없이 뭉칠 필요가 있다. 또 충대신문을 비롯한 대학 커뮤니티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함께 내주어야 하고 대전시, 각 구청, 지방의원들 역시 지역 권익을 지키기 위해 결속된 힘을 보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이 충청권이 갖고 있는 취약점이다. 그래서 결속을 하며 중진의원들이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저도 반성하고 노력해 볼 생각이다.

   Q9. 정치적 목표 또는 지향점은 무엇인가?
   그전에는 다른 국민들과 같이 국회의원에 대한 비판과 불신으로 가득찬 국민의 한 사람이었는데 국회의원으로서 비판과 감시를 받아야 할 위치에 놓이게 되니 당시 굉장히 두려웠다.
   그리고 지금은 끊임없이 지지를 보내준 유성구민들에게 감사드리고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한다. 단순히 생계형 국회의원이 아닌 3선 국회의원, 법사위 위원장의 역할에 맞는 정치적 역할과 힘을 보여줄 것이고 또 4선에 성공하면 그 위치에 걸맞은 정치적 뜻과 에너지, 비전을 펼쳐나가겠다. 
   또한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으로서 국민 한분 한분이 행복을 누리면서 살 수 있도록 법, 제도, 정책을 바꿔 세상을 그렇게 만들어가기 위해 모교 후배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다. 그럼으로 인해 후배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는 멘토 역할 역시 잘 하고 싶다.

   Q10. 충남대 동문·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들이 갖고 있는 꿈과 재능이 활짝 꽃 펴서 본인들이 가진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얼마 전 암참에 왔던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 대표이사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절절한 마음을 보여주어라” 절절한 사람은 주위에도 에너지와 감동을 준다. 난 그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지평선까지다. 하지만 그곳에 머무르지 않고 지평선 너머를 봐야 한다. 지평선 너머는 두 눈과 망원경이 아니라 꿈과 열망, 절절함으로 보는 것이다. 


대담/허보영 편집국장 ourrights@cnu.ac.kr
 정리/최윤한 기자 juvenil@cnu.ac.kr
사진/충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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