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기술과 원리

   18세기 중엽 영국에서부터 시작해 전 세계의 사회·경제 구조의 급변을 일으키고, 다양한 기술혁신을 불러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였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기초 동력을 대체하는 동력혁명(動力革命)은 새 시대를 여는 산업혁명의 꽃이었다. 농촌이나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더 이상 모든 일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는 수고가 필요없어 졌다. 산업혁명은 인류가 한시라도 없어서는 작동이 불가능한 기계 부속품처럼 공장에 얽매이며 살아야 하는 삶이 아닌, 일터에서 잠시 벗어나 여가를 보내는 삶을 가능하게 했다. 이로써 산업혁명은 신(新) 자원의 발견, 면직 기술의 발달, 철공업의 혁신, 수송 기관의 탄생 등을 통해 인류에게 높은 차원의 생활을 가능하게 했으며, 기존 삶의 방식까지 변화시켰다.

   3차원 인쇄기술, 3D 프린팅
   최근 3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3차원 인쇄기술’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우리말로 ‘3차원 인쇄기술’이라 불리는 이 새로운 용어는 바로 '3D Printing(이하 3D 프린팅)'을 말한다. 3D 프린팅은 기계가 연속적인 계층의 물질을 분사하면서 3차원의 물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3D 프린팅 기술은 사실 1981년에 이미 나고야시공업연구소의 히데오 코다마(Hideo Kodama)를 통해 개발된 기술이다. 히데오 코다마는 빛을 이용한 액상광경화수지를 고체층으로 형성하는 제품을 만드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하였으나, 상용화로 이어지도록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2년 후인 1983년, 미국의 발명가이자 세계적인 3D 프린터 회사인 ‘3D SYSTEMS(3D 시스템즈)'의 창업자 척 헐(Chuck Hull)은 가구 회사를 다니 던 중에 플라스틱판을 자외선을 이용해 경화시키는 공정을 진행하다 3D 프린터의 힌트를 얻어 1986년 입체인쇄술(Stereolithography)이라는 이름으로 3D 프린팅 기술의 특허를 출원시켰다.

   다양한 방식의 3D 프린팅 기술
   3D 프린팅 기술은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지만 크게 ‘압출형’이라 부르는 ‘FDM 방식’과 ‘소결형’이라 부르는 ‘SLS 방식’, 2가지로 나뉜다. 먼저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방식은 1989년 S. 스콧 크룸(S. Scott Crump)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현재 개인용 3D 프린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기술이다. 개발자인 S. 스콧 크룸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3D 프린터 회사인 ‘Stratasys’를 설립하고 특허를 출원시켰으며, 현재 이 회사의 공식적 상표 이름도 기술 이름과 동일한 FDM으로 등록되어 있다. 공식 용어는 ‘FFF(Fused Filament Fabrication)’지만 통상적으로 FDM이라 부른다.
   FDM 방식은 열가소성 플라스틱 원재료를 높은 열에 의해 녹여 노즐을 통해 분사하며 한 층씩 쌓아가는 방식의 제작 기술이다. 현재 3D 프린터 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기술은 FDM 방식으로, SLS 방식에 비해 고가의 레이저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장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시판되고 있는 3D 프린터의 대다수는 FDM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음으로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방식’은 1994년에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개발된 방식으로 DTM사가 상용화에 성공한 기술이다. SLS 방식은 ‘선택적 레이저 소결 조형 방식’이라 부르며, 유사용어로 ‘DMLS(Direct Metal Laser Sintering)’도 존재하지만 통상적으로 SLS로 부른다. 유사 방식으로는 1986년 개발되어 ‘광조형’이라 부르며, 빛을 받으면 서로 붙는 광폴리머 재질을 레이저로 녹여서 굳히는 방식인 ‘SLA(Stereo Lithography Apperatus)’도 존재한다. 그러나 SLS 방식은 SLA 방식에 비해 최신 기술로서, 강한 CO2 레이저 방식을 채택하여 원재료를 녹이고 굳히는 작업을 통해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SLS 방식은 롤러를 통해 분말 재료를 올리고 다시 레이저를 통해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겹겹이 재료를 쌓아가면서 레이저나 접착제 등으로 융합시키기 때문에 정밀성이 높고 돌출된 부분을 출력하기 쉽다. SLS 방식에서 사용되는 재료는 합성수지인 PS(polystyrene, 폴리스타이렌), nylon(나일론) 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합금, 세라믹 등으로 다양하다. 또한 앞서 소개한 FDM 방식이 대체로 제작시 제품의 강성이 낮아 디자인에 따라 지지대 역할을 해주는 서포터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 반면, SLS 방식의 경우, 제품 자체의 강성이 높기 때문에 별도의 서포터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SLS 방식의 3D 프린터는 FDM 방식의 3D 프린터에 비해 프린터 내부에 들어가는 롤러 및 레이저 부품이 모두 고가이므로 완제품의 가격 역시 고가로 형성된다.
   FDM 방식과 SLS 방식 외에도 polyjet   (Photopolymer Jetting Technology) 방식, MJM(Multi Jet Modeling) 방식,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방식, DMD(Direct Metal Deposition) 방식, SLM(Selective Laser Melting) 방식 등 다양한 3D 프린팅 기술이 존재하지만 아직 모든 기술이 시장에서 상용화 되어있는 상태는 아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에펠탑 모형
출처.http://www.makermasters.com/dlp-3d-printers
   3D 프린팅 기술의 제작과정
   3D 프린팅 기술의 제작과정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모델링(modeling)이라 불리는 과정으로, 흔히 컴퓨터에서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3D 프린터에서 제작하고자 하는 물체를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전용 프로그램으로는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건축이나 공학에서도 사용되는 전문 제작 프로그램인 Autodesk사의 ‘Auto CAD’, ‘3Ds MAX’가 있으며, 그 밖에 비교적 최신 프로그램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프로그램인 Autodesk사의 ‘123D DESIGN’과 Google사의 ‘Sketchup’ 등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 과정은 프린팅(printing)으로, 프로그램을 통해 디자인된 제품 이미지를 3D 프린터를 통해 출력하는 과정이다. 3D 프린터는 디자인된 이미지 데이터가 담겨있는 ‘STL’인 파일을 통해 3차원의 이미지를 실제 제품으로 제작한다. 마지막 과정은 마감(finishing)으로, 제작된 결과물을 연마, 채색, 분리 등의 추가 작업을 통해 최종적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말한다.

   유엔미래보고서에 나오는 ‘미래 대예측’에 따르면 2039년이 되면 로봇, 자동화, 3D프린터의 대중화로 서구에서 제조업이 소멸한다고 한다. 제3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3D 프린팅 기술, 앞으로 인류는 어떤 또 하나의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 주목된다.

송지혜 대학원생 기자
cinepoem15@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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