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들이 들려준 국가별 유학기

 
   누구나 마음속에 인생의 버킷 리스트를 그리고 있다. 국제화 시대인 만큼 대학생활 버킷 리스트에 자주 등장하는 항목은 해외 유학·연수다. 우리 학교는 교환학생, 복수학위, 방문학생 등의 해외 파견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중 우리 학교에 등록금을 납부하고 외국 대학에서 일정 기간(1∼2학기)을 수학하면, 이수한 학점과 학기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다. 우리 학교 교환학생들이 공개하는 생생한 현지 체험담을 들어보자.

   한국 대학과 비교했을 때 공통점과 차이점은? 
   신: 어떤 수업은 학생 수가 100명이 넘어 매우 큰 원형강의실에서 수업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교수님이 혼자 강의하시기보다는 그날의 주제에 대해 잠시 설명하시고 질문을 계속 던져주신다. 학생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고 자기 차례가 오기를 기다린다.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는 격식이 없고 대부분 친구같이 지낸다. 캐나다에서 첫 수업을 듣고 가장 놀랐던 것은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말씀하시는데 자신의 의견과 조금이라도 다르다고 생각되면 손을 번쩍 들고 반박을 하고, 가져온 음식을 자유롭게 먹으면서 교수님과 대화하고, 수업 중간에 들락날락하는 학생이 많다는 점이다. 교수님들 역시 학생들의 이런 태도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박: 독일의 Universitat은 인문, 자연 계열(순수학문)에 치중한 학교를 뜻한다. 독일 대학은 입학하는 순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혜택을 준다. 예를 들어, 학기 티켓으로 지역 내 모든 교통수단을 무료로 이용하고 타 지역 여행 시 많은 할인 혜택을 받는다.
   매주 과제가 주어지는데 총 10회에서 몇 회 이상 제출하지 않으면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박탈된다. 출결보다는 과제 제출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 성적은 1~4(5) 점으로 평가가 되는데 외국인이라고 성적을 후하게 주는 경우는 없다.
   김(무역학): 알다시피 이스탄불은 터키에 있으며, 터키는 무슬림 국가다. 사원에서는 4~5시간마다 기도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다. 처음에는 언제나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소리에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한국에 와서 너무 조용한 나머지 가끔 심심할 때가 있다.
   여: UC Riverside는 학기제가 아닌 쿼터제라서 한 학기가 3개월 정도다. 대부분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로 성적을 평가해서 다른 학생들과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눴다. 한국과 비교하면 과제나 프로젝트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만, 좋은 성적을 좀 더 수월하게 거둘 수 있다.
   어떤 수업은 혼자 아시아인이고 유럽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대다수였는데 서로 비슷한 인종끼리 어울리려고 해서 조별 과제나 토론을 할 때 조 편성에 있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김(경제학): 말라야대학은 복습을 중요시하는데, 2시간 수업을 하면 1시간은 복습 시간으로 정해 토론 형태로 진행하고 테스트를 봤다. 절대평가만을 해서 한 수업에 한두 명 정도만 A 이상을 줘서 학점 받기가 매우 힘들었다. 시험은 시험장이 따로 있어 펜만 가진 채로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보는데 정말 인상 깊은 문화였다.

   한국과 다른 문화가 있다면?
   신: 학생에 대한 학교측의 배려에서 캐나다인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캐나다에 가기 전 서투른 영어로 학교와 기숙사 관련 이메일을 주고받던 중, “Make sure you bring a warm jacket and warm footwear with you”라는 말에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기숙사 비용 결제에 대해서만 딱딱하게 대답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걱정해주는 것을 보고 학생 대 학교 관계자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 독일은 한국과 달리 공통된 용기를 쓰지 않는데 생각해보면 참 위생적이다. 음식의 경우는 짜다는 평이 많았는데 반대로 나는 그 맛이 좋았다.
   보통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데, 정확히 말하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할 일만 우선하는 것 같다.
   김(무역학): 흡연율이 매우 높아 남녀노소 길거리에서 물담배는 기본적으로 피고, 보통 중학교 이상부터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슬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세속화돼서 술도 많이 마시고, 젊은 사람들은 클럽에 자주 간다.
   이슬람교가 사람들의 의식주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돼지고기는 절대 먹지 않고 얘기도 별로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삼겹살을 먹는다고 하면 금방이라도 토할 것처럼 행동을 취한다. 
   여: 학생들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옷을 입기보다는 자신에게 제일 편한 옷을 입는 모습을 자주 봤다. 한국에서는 여러 가지 종류의 가방이나 옷, 신발들을 볼 수 있는데 미국의 경우 대부분 같은 브랜드의 가방이나 정말 캐주얼한 옷들을 입는다.
   현 거주지에서 여러 가지 위험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다 보니 밤에는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고, 대부분 약속이 9시 이전에 끝난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술집이 대학교 근처에 딱 하나 있다는 점이다. 문을 닫는 시간도 자정이라 처음에 모르고 갔을 때 20분 만에 나왔던 기억이 난다.

   어떤 일을 했는가? 또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신: 한 번은 기숙사에서 청소를 하던 중 뒷마당에서 사슴 네 마리를 보고 당근을 줬다. 레이크헤드 대학교가 위치한 선더베이 자체가 작고 조용한 도시고, 학교가 정말 자연친화적이다. 날씨가 풀린 요즘은 사슴도 종종 볼 수 있고, 룸메이트 말로는 작년 가을에 곰과 늑대가 나타났다고 한다.
   김(무역학): 한국을 정말 좋아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특히 역사를 좋아해서 왕조 실록을 다 꿰뚫을 정도였다. 한국인을 부끄럽게 할 정도로 재미있던 친구였다.
   한 번은 카페에서 한 남자가 자신과 함께 5성급 호텔에 가서 터키식 목욕을 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서 따라간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동성애자였는데 말투와 행동이 보면 볼수록 소름 끼쳐서 럭셔리했던 목욕탕을 뒤로하고 뛰쳐나왔다.
   김(경제학): ‘한류의 위대함’을 새삼 느꼈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늘 화제의 중심이었고 무조건적인 호의를 받았다. 한 번은 학교에서 주변 도시로 여행을 갔는데 쉬는 시간에 10명 중 9명의 여학생들이 <별에서 온 그대>를 보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광수 씨가 방문했다고 여러 번 방송할 정도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힘들었던 점과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신: 공강과 주말을 잘 이용해서 여행을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캐나다는 땅이 워낙 넓다 보니 가까운 도시를 이동하는데도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는데, 나는 일주일 동안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 퀘벡을 혼자 여행했다. 또한, 학교와 주변 환경이 매우 조용하고 혼자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여유를 가지고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여: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정말 힘든 점은 밥을 챙겨 먹는 것이다. 기숙사의 하우스메이트들이 중국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청소를 아예 하지 않아서 부엌을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밥을 항상 사 먹거나 인스턴트 음식만 먹었는데 경제적으로 부담도 되지만 건강이 악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김(경제학): 더운 날씨와 음식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머문 동안 한여름의 온도가 계속되어 활동에 제약이 많았고 몸도 금방 지쳤다. 말레이시아 음식에는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데, 후각이 민감하다 보니 견디기 힘들어서 일식집이나 한식집을 많이 찾아다녔다.

허채은 기자 gwo12@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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