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앵무새가 아닙니다.

 

 

   언제부터 기자는 기자보다 기레기라는 꼬리표가 더 잘 어울리게 됐을까? 어느 순간부터 언론은 이해집단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만 의존하게 됐을까? 필자는 언론의 보도 윤리에 대한 참회를 되새기고자 쌍룡역을 찾았다. 쌍룡역은 과거 노조를 음해하고자 국토부에서 악의적인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역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쌍룡역 승객 하루 15명, 직원 17명?"이란 보도자료를 언론에 알렸고 국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코레일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던 여론은 이내 코레일 노조가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 한다며 돌아섰다. 물론 하루 15명의 승객이 방문하는 것도 맞고, 직원이 17명이란 것도 맞다. 하지만 이는 쌍룡역의 일부일 뿐이다. 쌍룡역은 여객 중심이 아닌 철광석과 시멘트가 주로 오가는 화물 중심의 역이다. 쌍룡역의 명칭과 일치하게 주변에 쌍룡 페인트가 위치해있다. 기자가 취재할 때에도 4번이나 열차가 바삐 화물을 싣고 역을 오고 갔다. 또한 직원이 17명이란 것도 맞지만 3교대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쌍룡역은 화물이 주가 되는 역이어서 낮과 밤, 주말과 공휴일에 상관없이 화물열차를 관리하고 확인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 점을 축소한 것이다.
   그들이 이 사실을 몰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단지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실만을 언론에 흘리고 언론은 앵무새가 빵 쪼가리 주워 먹듯 받아먹기 급급했다. 언론인에겐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 기자들은 이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레기라는 치욕스러운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반성해야 할 것이다. 혼자 온 기자에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해주며, 많은 이야기를 해줬던 부역장 박영호 씨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재작년 부역장이 눈이 많이 오던 날 선로에 있는 눈을 치우다 열차가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해 그만 사망했다", "타인들이 보기엔 우리가 맨날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되고 생명의 위협도 있다." 그분들의 노고를 알아주진 못할망정, 그분들의 마음을 짓밟아선 안될 것이다. 언론인이란 꿈을 가진 기자 자신에게 '진정한 언론인'에 대해 되묻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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