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한 인문학

『청춘의 인문학』, 안상헌, 북포스
   대학교에서 강사가 강의를 한다. 주제는 ‘인문학’.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인문학이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강의실에는 학생이 넘쳐나는 것은 물론 수강신청에 성공하지 못한 학생들이 청강하려고 앉아있다. 대체 이 강의에는 어떤 힘이 있기에 이리도 많은 학생들이 들으려고 할까?
   그 강의에서 한 학생이 질문을 한다. “이렇게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는 시대인데 철학을 전공하는 저는 왜 이렇게 취업하기가 힘들까요?” 그러자 강사는 “기업이 원하는 것은 인문학 전공자가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에요. 철학이나 문학, 역사를 통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라고 대답한다. 반박의 여지가 없는, 인문학 전공자로서 납득이 가는 대답이다.
   이런 질문이 오가는 강의를 수록한 책이 있다. 안상헌의 『청춘의 인문학』은 실제 작가가 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해 놓았다. 학생들의 극찬을 받고 있는 이 인문학 강의는 ‘사람이 왜 살아야 하는지,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공간’이라고 인문학의 정의를 내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인문학은 한자 그대로 써보면 人文學. 즉 사람에 대한 글을 배우는 학문이다. 연구의 대상이 사람이라는 것이다. 결국 인문학은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을 공부하는 일이다.
   글쓴이는 인문학에 대한 개념부터 시작하여 인문학, 철학, 문학, 역사, 삶, 행복, 신화, 독서, 일, 청춘 등의 분야를 10강으로 나누어 강의한다. 깊이 있고 어려운 내용이라기보다는 인문학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중 5강에서는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글쓴이가 강의를 한다. 이 강의가 정말 글쓴이가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으며 자랐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해서 진정으로 내 욕망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중에는 여전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위 환경에 맞춰 살아왔을 뿐 자신에 대한 성찰은 부족하다.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쉼없이 달려온 청춘에게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것은 결국 ‘삶의 주인은 나니 나답게 살라’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찾아 그것을 하라는 의미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며 내 인생의 주인은 내가 되라는 말이다.
   우리는 치열한 하루 속에서 살아간다. 아프기도 하며 때로는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내가 가려는 길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길인지 매일 고민한다.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이 책 속에 있다.

오주형 기자 jhoh24@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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