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더욱 즐겁게 하는 슬기로운 계획

 
   연예인 빌딩 부자, 1년에 천만 원 모으기 등 재무설계는 시선을 끄는 존재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많은 대학생들에게 재무설계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뚜렷한 소득이 없는데다 재무설계에 대해서는 까막눈이기 때문이다. <대학생 재테크>의 저자 김나연 씨는 이제 재테크 능력도 하나의 ‘스펙’이라고 말한다. 평소 재무설계를 하지 않던 허두영(화학공학·2) 학우는 “이제부터 재무설계를 시작하기 위해 국민은행 펀드에 가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생인 우리에게 필요한 재무설계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20대에 시작하는 재무설계를 준비해보자.

   내일을 계획하는 재무설계
   재테크란 재물 재(財)와 기술(technology)의 tech를 합쳐 부르는 말로 돈을 버는 기술을 의미한다. 단기적 자산증식이 목적인 재테크와 달리 재무설계는 자신의 재무 관련 상황을 파악하여 재무 관련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추어 구체적인 자금 준비 등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최근에 재무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대학생들도 소비 지출이 늘고 지출해야 할 곳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재무설계 정재훈 팀장은 “재테크는 우리와, 특히 대학생에게 맞지 않다. 재테크보다 재무적인 계획을 세우는 재무설계가 중요하다”며 “내가 언제, 얼마의 돈이 필요할지를 먼저 계산해보고, 평생 벌 수 있는 돈이 얼마일지 계산해보고, 꼭 써야 되는 돈이 얼마인지 계산해보면 간극이 생긴다. 쓰고 싶을 때 쓸 만큼의 돈이 있을 수 있도록 계획을 하는 것이 재무설계”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막연한 꿈을 그리며 인생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재무설계는 올 한 해, 장기적으로는 인생 전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갖는 것이다.
   재무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에게 재무설계가 필요한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정 팀장은 “돈을 잘 관리하려면 재무설계적 관점으로 봐야 된다. 소득이 거의 없는 학생이라도 재무설계가 필요하다”며 “사람들은 계획을 대부분 머릿속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숫자로 적는 계획은 잘 하지 않는다. 자신의 용돈을 1년 단위로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꼭 써야 하는 돈을 지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대학생에게 재무설계란 말은 아직까지 꽤나 생소하다. 그렇다면 재무설계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재무설계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돈을 벌거나 재무설계를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보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재무적 관점에서 목표를 정했다면 두 번째로 자신의 현재 재무 상태를 파악해야 된다. 세 번째는 수입과 지출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정 팀장은 “용돈, 알바 등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은 한정돼 있어 지출 계획이 굉장히 중요하다. 무턱대고 아껴 쓰는 것보다는 시스템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며 “수입이 적더라도 용돈이 들어오는 수입 통장과 지출이 이뤄지는 통장은 분리돼 있어야 한다. 지출은 고정적 지출(정기적으로 나가는 지출)과 변동 지출(비정기적 지출)로 분리한다. 큰 영향을 미치는 비정기적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짜야 한다. 또한 비상시 쓸 수 있는 비상금 통장과 저축통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연 씨는 20대만 가질 수 있는 20대 통장을 비상금 통장으로 추천했다. 20대 통장은 각 은행에서 미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판매하고 있는 특화상품이다. 일반 통장과 달리 보통 만 18세 이상부터 만 30세 이하로 가입 대상이 제한적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해주고 상품에 따라서는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준다. 또한 체크카드 1회 결제 등 다른 상품에 비해 우대조건을 충족하기 쉽다”며 “20대 통장을 본인도 모르게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이용하고 있는 은행 상품이나 우대조건을 채우기 쉬운 통장부터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김나연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는 것이다. 가계부를 조금씩 써보면서 본인이 어디에 불필요한 지출을 하는지 꾸준히 체크해보면 좋다”고 말했다. 현재 분류 가계부를 쓰고 있는 그는 “식비-간식-와플처럼 대분류와 소분류를 나눠 파악해보면 본인이 어느 분류에 돈을 많이 쓰는지 파악이 가능하다”며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면 교통에 대한 비율이 높다. 그럼 카드를 고를 때 교통비와 관련된 혜택이 큰 것을 고르면 좋다”고 말했다. 분류 가계부의 특징은 자기만의 가계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분류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금액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그는 “일주일 가계부를 중간에 쓴 다음 한 달 가계부를 완성시킨다. 분류를 보고 이번 주에 너무 바빠서 식비랑 교통비만 크고 문화생활비 분류가 없다면 다음 주에는 영화 한 편을 보거나 책 한 권을 사는 등 미리 예상을 해본다”고 말했다.

   윤택한 미래는 재무설계로부터
   막상 재무설계를 시작하려고 해도 어떤 방법으로 시작해야 될지 참 고민이다. 이럴 때는 먼저 가계부를 통해 자신의 소비 패턴을 파악한 후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통장을 선택하면 좋다. 적금, 예금 등 통장은 돈을 잘 모을 수 있지만 어느 은행의 상품이 좋은지 파악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금융상품의 종류는 예금, 적금, 주식, 채권, 펀드, 보험, 해외상품 등 매우 다양하다. 정 팀장은 “다양하게 알아보면 좋다. 예금, 적금에서 벗어나 일부는 펀드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펀드를 하려면 해외 펀드를 하는 것이 좋고, 글로벌한 경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펀드를 하면서 그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경제신문을 읽을 것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이론, 현상, 과거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 경제신문이다. 경제를 잘 이해한다는 것은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제신문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큰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종이신문으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는 “대표적으로 매일경제가 있다. 처음에 훈련할 때는 1면 기사의 머리기사를 보고 신문을 넘기면서 1면과 연관된 기사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현상이나 정책에 대해 쓴 사설을 읽으라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저금리 시대에 진입한 이후 이제는 투자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정 팀장은 “우리는 투자를 안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투자는 거북이처럼 하는 것이다. 꾸준히 할 수 있는 투자를 지금부터 하라”며 “투자를 할 때는 스스로의 투자성향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단기적인 목표는 돈의 원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몇십 년 후에 쓸 돈이나 노후자금을 준비하려 한다면 원금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가 상승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소 돈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적은 수입에도 많은 지출을 필요로 하는 대학생에게 현명한 돈 관리란 말처럼 쉽지 않다. 정 팀장은 “항상 투자와 저축을 먼저 하고 지출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예산을 세워 쓰고 투자와 저축을 꾸준히 하라”고 말했다. 김나연 씨는 적금으로 저축 습관을 만들 것을 추천했다. 그는 “소액이라도 좋으니 자유 적금을 만들어서 저축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좋다. 대부분 얼마 이상 적금해야 된다는 부담감을 갖는데 사실상 적금은 자유롭게 넣어도 된다”고 말했다.

   돈을 잘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정 팀장은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쓰는 것”이라며 “돈을 정말 사랑하는 연인처럼 사랑해야 된다. 그럼 떠나보내기 싫어 잘 대해주게 된다”고 말했다. 올바른 경제관념을 가지고 생활하면서 돈의 가치를 안다면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20대의 오늘은 어렵고 낯선 재무설계에서 유쾌하고 유익한 재무설계라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할 때이다. 지금부터 나만의 재무설계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허채은 기자 gwo12@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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