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생종별요트대회 엔터프라이즈급에서 우승한 김지홍(사회체육·2), 김용섭(사회체육·1)군을 만나

 

저는 누구일까요?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에 금메달 6개를 안겨준 효자종목입니다. 주로 스포츠나 유람용으로 쓰이는 범선을 말하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부자만 타는 비싼 스포츠라는 선입견이 강한 것 같아요.

ㅠ_ㅠ 자, 저는 누구일까요?


  한창 방학으로 인파가 뜸한 학교에는 큼지막한 플래카드가 걸렸다. 전국학생종별요트대회에서 엔터프라이즈급 우승을 차지한 학생들에 관한 플래카드였다. 이번 경기는 일년에 여섯 번 열리는 요트대회 중 하나로 전국의 초·중·고·대학생들이 종목별로 경기를 치뤘으며 약 2백여명이 참가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비대중적·비인기종목인 요트대회에서 우승한 학생들, 그들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요트에 대한 궁금증을 앞세우며 약속장소로 향했다. 

  “학교에 있을 때도요. 바람이 불면 요트가 너무 타고 싶거든요.”

  선들거리는 바람이 불 때마다 대화는 잠깐씩 끊어졌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바람을 ‘느끼는’ 거란다. 그 학생, 김지홍군은 ‘크루’이다. 배로 따지면 선장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키퍼’라 하고 ‘크루’란 바람의 세기, 바람이 부는 방향 등을 살피며 선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요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기자로서는 불쑥불쑥 나오는 용어, 나이별·스피드·타는 사람의 수에 따라 구별되는 세부적인 요트 종목의 이름은 물론 요트가 노나 모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순전히 바람의 힘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조차 생소했다. 자세히 이것저것 알려주는 그에게서 요트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주위에서 레져로 타는 것을 보고 초등학생 때부터 요트에 관심이 있었다는 그의 원래 종목은 윈드서핑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해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윈드서핑만을 주종목으로 탔다. 그러나 체력이 좌우하는 윈드서핑보다는 기술이 중요한 요트가 더 적성에 맞았다고. 종목을 바꾼 지 겨우 반년, 그리고 그(들)은 우승을 했다.

  “예상은 못했어요. 물론 메달권에 대한 욕심은 있었지만 경험도 부족했고…….”

  운이 좋았다는 겸손한 대답으로 얼버무렸지만 한 대회를 준비하고 우승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과 열정을 필요로 했을 것인가. 이 방학을 아마도 바다사나이로 살았으리라.

시합은 하루에 두 게임씩 5일간 진행됐는데 바람이 불지 않거나 아주 세게 부는 날은 전혀 경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한 게임도 못하는 날이 생긴다고 했다. 바람만으로 나아가는 요트. 그 속도가 기껏해야 얼마나 될까 비웃었던 기자는 태풍주의보가 발령되는 초속 15m의 바람일 때 요트는 40~50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말에 뜨끔한다.

  “요트는요~자연과 같이 어울려 시합을 한다는 점이 매력이에요. 바람과 조류의 흐름에 따라 좌우되거든요. 물론 속도감과 스릴도 빼놓을 수 없죠. 아, 그리고…….”

  그의 말대로 요트는 정말 매력적인 종목인 것 같다. 특히나 무더운 여름날에는. 넓고 푸른 바다에 떠 있는 한 척의 하얀 요트, 마치 영화에서 나올 법한 멋진 장면이다. 아, 이런…. 기자는 아직도 요트와 가까워지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말한 요트의 매력을 공감하고 싶은 여지, 그 여지에 기대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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