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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기성회비 징수, 뇌관 폭발하나향후 논란 불씨 여전히 남아
허보영, 최윤한 기자 | 승인 2015.01.07 10:01|(1092호)

   교육통계연구센터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일반대학 189개를 비롯한 고등교육 기관은 전체 433개이다. 많은 대학 수만큼 대학진학률 역시 매우 높다. 2014년 고등학교 졸업자 632,983명 중 70.9%인 448,817명이 대학으로 진학했다.
   하지만 높은 대학 교육의 관심과는 달리 등록금, 주거 생활, 취업 등 대학생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국립대 경우 등록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성회비 징수가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판결까지 나온 상황에서 등록금의 향방을 살펴봤다.

   
▲우리학교 지난해(2014학년도) 등록금 일람표

   수업료와 기성회비 통합 예산 논란
   전국 국공립대 대학생들이 제기한 기성회비 반환 소송이 최종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등록금 명목으로 수업료와 함께 걷어온 기성회비 징수에 대해 ‘법률상 근거가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나오게 되면 더 이상 기성회비 명목으로는 돈을 걷을 수 없기 때문에 국공립대로서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교육부는 대법원의 ‘기성회비 불법’ 판결을 대비해 이번 2015년도 예산안에서 국립대학 운영경비를 세출 예산 1조 3142억원으로 편성했다. 수업료와 기성회비를 ‘수업료(일반회계)’로 일원화해 국고로 세입 처리하기 위해서다. 이는 교육부가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이하 재정회계법)’ 제정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교육부 대학정책과 정일형 사무관은 “재정회계법이 제정되면 예산은 집행이 안 되는 것이고, 재정회계법이 제정 되지 않으면 예산이 집행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예산 편성은 등록금 인상률을 정한 고등교육법에 위배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등교육법 제11조에 의하면 등록금 인상률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해서 인상할 수 없다. 지난달 교육부는 2015학년도 등록금 인상률 한도를 2.4% 이하로 공고했다. 이처럼 기성회비 징수가 불법이고, 수업료와 기성회비를 ‘수업료’로 일원화한다면 올해 등록금 인상률을 초과하게 된다. 지난해 인문대학 기준 우리 학교 등록금은 수업료 37만7500원, 기성회비 129만1500원을 합해 166만9000원이었다. 1월 중순에 있을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등록금이 동결된다고 가정할 때 이를 통합해 징수하면 상승률이 445%에 육박한다.

   기성회비 운영 개선은 미지수
   당장 올해 예산을 운용할 수 있으려면 위와 같은 문제가 국회에서 해결돼야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여당이 발의한 재정회계법은 기존의 수업료와 기성회비를 ‘교비회계’로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이는 기존의 기성회비 운영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없어 야당안과 대립되기 때문이다. 야당은 기성회비를 단계적 국고지원으로 대체하자는 입장이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 측은 “기성회비 문제는 법원의 1·2심 판결에서 나타났듯이 그동안 국립대학과 정부가 부당하게 징수해온 것이고 그 책임은 국가가 국립대 운영을 책임지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라며 “근본적 해결방안은 국립대 운영에 대한 재정적 책임은 국가가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장 큰 대립점은 기성회비 명목으로 징수한 금액에 대한 부담을 교육 수익자가 계속 부담하느냐가 문제다. 재정회계법대로 수업료와 기성회비를 ‘수업료’로 통합 징수하더라도 등록금 총액은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기성회비가 인건비나 자산적 경비 지출, 공공요금 등 국고 부족분으로서 국립대 운영비에 상당 부분 쓰인 것을 볼 때 이것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여당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립대에 대한 국가의 재정 부담에 대한 질문에 국회 교문위 소속 새누리당 간사 신성범 의원 측은 “현재 국립대와 사립대의 등록금 격차가 큰 상황이어서 국립대를 향한 지원금이 더 늘어나 집중된다면 (사립대와의)격차가 커질 수 있다”며 “야당 법안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재정과 사립대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 운영에 어려움 생겨
   국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법안 통과가 되지 않더라도 교육부가 2015년도 예산안으로 등록금을 수업료로 일원화해 일반회계로 편성해놨기 때문에 당장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국립대의 예산 사용이 예전에 비해 원활하지 않아 대학 운영의 어려움과 예산 자율성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학교 재무과 문병직 계장은 “일반회계는 예산집행에 있어 매우 경직적이라 대학의 각종 사업 수행에 탄력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려워 교육·연구에 차질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예산 집행 지침이 있는 일반회계와 달리 기성회 회계는 학교 운영이나 교육활동 등 경비 지원, 교직원의 연구비 지원 등 확정된 사업계획에 대한 예산편성을 총장에게 위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성회 직원에 대한 처우도 문제다. 우리학교에는 200여명이 넘는 기성회직(계약직 포함)이 있지만 대법원 판결이 나면 이들에 대한 임금 지급 근거가 사라지고 고용할 근거 역시 없기 때문이다. 김병국 대학노조 정책국장은 “기성회 직원들은 우리의 조합원들”이라며 “기성회직원들의 고용과 근로조건이 온전히 보장될 수 있는 것이 목표이며 만일 대체법안에서 관련 내용이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면 차후에 투쟁하는 과정 속에서 그러한 노력들을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기성회비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면 논란은 더욱 표면화될 전망이다.
 

허보영 기자 ourrights@cnu.ac.kr
최윤한 기자 juvenil@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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