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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생산자 위에 나는 모디슈머한발 앞서는 똑똑한 소비자
유정현 기자 | 승인 2014.11.18 10:33|(1090호)

   
1. 짜파구리,  2. 파운데이션+수분크림,  3. 기자가 직접 만든 향수,  4. 자떡라볶이

   “전에는 아무리 수분크림을 덧발라도 건조한 날씨 탓에 피부가 당기고 화장이 잘 흡수되지 않았는데 기초화장품에 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사용하니까 훨씬 좋아졌어요” 
   우리학교 최다운(언론정보·2) 학우는 요즘 들어 부쩍 건조해진 날씨에 화장하기 전 바르는 기초화장품.에 오일을 섞어 쓰기 시작했다. SNS를 통해 이 방법을 알게 됐다는 그는 ‘화장품 모디슈머’이다.

    익숙함의 새로운 조합 모디슈머
   MBC <아빠! 어디가?>에서 윤후가 맛깔스럽게도 먹던 라면을 기억하는가?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함께 끓인 라면인 짜파구리는 방송 이후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며 두 라면의 매출 상승에 톡톡하게 기여했다. 또 KBS <해피투게더>의 코너 야간매점에서 스타들이 선보인 골빔면(골뱅이+비빔면), 뻥스크림(뻥튀기+아이스크림)등 간편한 조리법의 각종 야식들은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혹시 짜파구리, 골빔면, 뻥스크림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눈치 챘는가. 바로 기존에 우리가 각각 따로 접하던 음식들의 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음식이라는 점이다.   
   ‘모디슈머’란 ‘바꾸다’는 의미의 ‘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의 합성어로 표준방법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창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모디슈머라는 단어는 신조어지만 그 역사는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소주와 맥주를 섞은 고전 중의 고전 폭탄주, 소맥이 바로 모디슈머의 작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디슈머들의 활약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음식이다. 음식 중에서도 특히 국물 없는 비빔라면을 이용한 새로운 조합의 음식은 가장 대중적으로 생성되고 확산됐다. 또 편의점에서 파는 국물 떡볶이, 삼각 김밥, 치즈를 조합한 레시피라던지 커피숍 스타벅스의 기존 메뉴에 시럽, 우유, 토핑 등을 더하거나 빼서 만드는 악마의 음료 레시피 등 음식 분야에서 모디슈머들은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였다. 모디슈머들은 화장품 분야로도 확산됐다. 발림성이 좋지 않은 파운데이션이나 선크림에 수분크림이나 로션을 섞어 바르는 방법부터 두 가지 이상의 색을 조합해 새로운 색조를 만드는 등의 방법을 통해 모디슈머들은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을 살리고 있다.

    소비자가 곧 생산자
   홍대 쪽에 위치한 ‘에프가든’에서는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다. 기자는 이곳에서 향수 만들기를 통해 직접 모디슈머가 되어 보았다. 먼저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고 찾아가면 자신의 향수 취향을 알 수 있는 간단한 설문을 진행한다. 향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조향사와 함께 모든 향을 천천히 시향해보며 원하는 향기를 고를 수 있다. 기자는 선호하는 향취, 꽃향, 과일향, 향의 분위기를 차례대로 수컷 향유고래의 배설물인 용연 향취, 아이리스 꽃향, 블랙베리 과일향, 풍부한 향의 분위기를 골랐다. 평소에 무겁고 단 꽃향을 싫어한다고 적는 것을 마지막으로 설문을 마쳤다.
   설문을 바탕으로 조향사가 추천해주는 가장 밑에 깔리는 향기인 베이스 중 가장 맘에 드는 것을 골랐다. 기자는 비누향이 풍부하면서도 용연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화이트 머스크(White musk)’라는 베이스를 골랐다. 베이스를 고르고 조향사의 안내에 따라 가장 무거운 향의 희석액부터 차례대로 병에 넣어가며 향수를 만들었다. 향수를 잘 만들기 위해선 적절한 조합량을 지켜야 해서 스포이드로 세밀하게 양을 따져가며 향기를 쌓아가는데 혹시나 실수를 할까봐 긴장돼 손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그러나 다행히 조향사의 도움으로 큰 실수 없이 30ml의 향수를 만들 수 있었다. 향수를 다 만들면 가볍게 흔들어 향기를 섞어준 뒤 라벨에 자신이 만든 향수의 이름과 본인 이름, 만든 날짜를 적어 향수병에 붙여주면 나만의 향수가 완성된다.
   기자는 색다른 모디슈머 체험을 위해 향수를 만들어 봤지만 누구나 간단한 방법으로 음식, 주류,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디슈머가 될 수 있다. 자신의 개성과 기호에 따라 만든 다양한 조합을 블로그나 SNS에 올리면 이를 통한 소비가 확산돼 생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모디슈머 제품인 편의점 <CU>의 ‘자떡라볶이’는 실제로 생산돼 현재 판매되고 있다.
   기존의 제품을 개성과 기호에 따라 현명하게 소비하는 소비자인 모디슈머의 활약은 계속해서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더불어 모디슈머들이 증가하고 이는 곧 소비자인 모디슈머가 기업의 생산 트렌드를 좌지우지하게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 흐름을 이어가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 들이 생산자의 상술에 홀려가는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를 이끄는 똑똑한 소비자, 모디슈머가 되길 기대해본다.
 

유정현 기자 yjh13@cnu.ac.kr

유정현 기자  yjh1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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