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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예술❹ 미술 <르누아르> 세 사람, 그리고 세 개의 욕망
유정현 기자 | 승인 2014.10.21 15:21|(1088호)

   
출처. 영화 <르누아르>  왼쪽부터 르누아르, 데데, 장

   인상파의 대표적인 화가 르누아르는 배경과 사물, 또는 인물이 서로 맞닿아 흐릿해진 색채의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의 말년은 지독한 류머티즘 관절염과 신경통으로 고통스러웠지만 그 시절 그림에는 세상의 온갖 아름다움과 환희만이 묻어있다. 말년의 르누아르는 정상적으로 손에 붓을 쥐지 못할 정도로 노쇠했지만 붓을 손에 묶어서까지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영화 <르누아르>는 뜨겁게 예술혼을 불태웠던 노쇠한 르누아르의 마지막 5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세상은 전쟁으로 어수선하지만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프랑스 리비에르의 르누아르는 그림에만 골몰해 있다. 장성한 두 아들들은 모두 전쟁터에 가있고 부인도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르누아르의 곁에는 시중을 들어주는 시녀들과 어린 막내아들만이 남아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요했던 르누아르의 집에 한 여인이 찾아온다. 그녀는 죽은 르누아르 부인의 권유로 모델 일을 하기 위해 찾아온 앙드레 웨슐랭이었다. 싱그러운 젊음을 간직한 아름다운 그녀는 데데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르누아르의 캔버스 안으로 들어간다. 그녀의 풍성한 주황색 머리칼과 빛나는 나신은 르누아르에 의해 꽃피워진다. 리비에르의 눈부신 풍경 안에서 데데의 빛나는 젊음을 한 폭 한 폭 담아내며 르누아르는 예술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킨다.
   사실 데데는 팜므파탈적인 영화배우의 꿈을 꾸고 있는 욕심 많은 여자였다. 그런 그녀의 앞에 장 르누아르가 나타난다. 장은 전쟁에 참전했다가 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 집으로 돌아온 르누아르의 둘째 아들이다. 장은 데데를 그리는 아버지 르누아르의 옆에서 작업을 도와가며 점차 데데와 가까워진다. 장은 데데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꿈을 이뤄주겠다고 약속한다. 사랑하는 장과 함께 영화배우라는 꿈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에 데데는 행복하고 부푼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마음 약한 장은 전쟁터의 친구들에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저버리지 못하고 다시 전쟁터로 돌아가게 된다. 부풀었던 꿈이 한순간에 꺼져버린 데데는 미친듯이 장에게 화를 낸다. 데데는 장이 보란듯이, 르누아르의 모델을 그만두고 방탕하게 생활한다. 그러나 빛나는 데데를 캔버스에 담아내던 르누아르는 데데를 간절하게 필요로 한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결국 장은 데데를 찾아가 전쟁이 끝나면 영화를 만들어주겠노라 약속하고 데데를 데려와 르누아르가 계속 그림을 그리게 해준다. 그리고 영화의 말미에 따르면 훗날 장과 데데는 결혼을 하고 장은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감독, 데데는 여배우가 되게 된다.
   영화 속 르누아르와 장, 그리고 데데는 유기적으로 얽혀있지만 각각 다른 욕망을 추구하며 함께한다. 자신은 고통 속에 살지만 밝고 아름다운 것만을 그림에 담고 싶었던 노쇠한 르누아르는 자신의 뮤즈로서 데데를 갈망한다. 그의 아들 장은 데데의 젊음이 아닌 데데의 사랑을 갈망한다. 그리고 르누아르와 장이 갈망하던 데데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들의 돈, 예술을 갈망한다. 욕망은 때론 추악하고 더럽지만 결국 찬란한 예술의 원천이 된 그들의 욕망은 이상하게 뜨겁고 아름답기만 하다.  
 

유정현 기자 yjh13@cnu.ac.kr

유정현 기자  yjh1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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