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와 같은 21명의 다양한 롤모델 이야기

 
   불현듯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또는 앞으로 살아갈 내 인생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무언가 공허한 느낌, 미래에 펼쳐질 나의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특히 대학 시절은 미래에 대한 큰 꿈을 가지고 불타는 열정을 발산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불확실한 그 꿈에 불안해하고 방황하기도 하는 시기이다. 마치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항해에 나섰다가 저 멀고도 깊은 바다의 한 가운데에서 홀로 떠도는 돛단배처럼 말이다. 그럴 때마다 잃어버린 방향을 찾아주고 중심을 잡아주는 등대와도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될까?
   『오! 마이 드림』(김재영 엮음,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2014)은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인 21명의 대학생들이 각자의 롤모델을 찾아 인터뷰하고, 그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여 출판된 책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롤모델의 대상은 친구, 학과 선배, 부모님, 선생님, 대학교수 등 우리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에서부터 사업가, 작가, 가수, 아나운서, PD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는 우리가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을 정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며, 그만큼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에게 필요한 과정이면 주저 없이 배우는 자세’를 가진다면 주위의 누구나 자신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자유’, ‘신념’, ‘도전’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먼저 1장 자유 부분에서는 맹목적인 스펙쌓기가 아니라 행복한 스펙쌓기를 하고 있는 대학생 임효빈의 이야기와 국어 선생님에서 PD로, PD에서 교수로, 교수에서 방송사 사장으로, 사장에서 다시 PD로 돌아온 주철환 PD의 이야기가 눈에 띈다.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말이지만, 행복한 삶을 위해서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사는 그 모습이 매우 부럽기도 하다.
   2장은 신념이라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사랑에 대한 책임 하나로 살아오신 정연희 여사, 탐사보도에 대한 열정의 주인공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대학교수라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 MS사를 거쳐 결국에는 사회적 기업가로서 소명 의식을 다하고 있는 김평철 NHN NEXT 초대 학장 등의 이야기는 이 사회에서 우리가 어떠한 신념과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돌아보게 해준다. “재물, 권력, 명예는 구멍 뚫린 항아리와 같다”는 최형구 교수의 일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지막 3장은 도전이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고자 쉼없이 세상에 도전하는 박세상 대표(심지어 놀랍게도 그는 세상을 바꿔보자는 의미로 이름을 ‘세상’으로 개명하였다!), 도전하고 도전한 끝에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있는 가수 박민, 문제아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기까지의 굴곡진 삶이 인생극장을 보는 듯한 허종필 선생님 등의 모습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이 책의 내용을 굳이 자유, 신념, 도전으로 나눠서 읽기를 권하지는 않겠다.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야만 진정한 삶의 가치가 실현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21명의 롤모델들이 들려주는 이 가치들을 곰곰이 되새겨보자.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더 한 가지, 세상과 ‘소통’하려는 노력까지 첨가된다면 더 이상 저 멀고 깊은 바다에서 홀로 외롭게 떠돌지는 않을 것이다.

양광준(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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