❷ 음악 <더 피아니스트> 죽음의 공포를 뛰어넘은 피아니스트의 열망

1. 출처.  blog.naver.com/ous8901
   네덜란드의 철학자인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했다. 지구의 종말이란 인간에게 곧 죽음이다. 그러나 실제 죽음 앞에서 의연해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어떤 것’이 그 사람을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게 만들었을까? 영화 <더 피아니스트>의 주인공 스필만은 생사의 기로 앞에서도 ‘피아노’를 연주한다. 스필만에게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게 했던 ‘어떤 것’은 피아노였다.
   유대계 폴란드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바르샤바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다. 스필만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라디오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 순간 갑자기 찢어질 듯한 굉음이 잔잔하게 흐르는 쇼팽의 녹턴 20번 선율을 뚫는다. 그는 계속해서 연주를 이어가지만 곧이어 정신없는 나치의 폭격으로부터 몸을 피한다. 이날 이후 평범한 피아니스트였던 그의 일상은 처참히 무너진다.
   나치의 탄압으로 인해 가족들과도 생이별을 하고 간신히 목숨만 건진 스필만은 친분이 있던 한 부부의 도움으로 은신처를 구한다. 그는 은신처에서 목숨을 연명해나가지만 은신처 안, 작은 창문 너머의 밖에서는 끔찍한 유대인 학살이 이어진다. 그러던 중 스필만을 은신처에 숨겨준 부부가 체포당하고 스필만은 또 다시 위기에 처한다. 다행히도 친구 동생의 도움으로 그는 다른 은신처에 몸을 숨긴다. 비록 목숨은 연명하고 있지만 나치의 유대인 탄압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그의 은신처 생활도 점점 비참해진다. 얼마 후 나치의 폭격으로 인해 스필만의 은신처가 있던 건물도 무너지고 그는 거리로 내몰린다. 거리는 건물이 폭격으로 무너져 내리고 유대인들의 시체가 쌓여 불에 타오르는 처참한 광경에 휩싸여 있었다. 스필만은 나치를 피해 인적이 드문 폐허가 된 건물에 몸을 숨기고 무너져 내린 건물 안에서 눈을 감은 채 허공에 피아노를 연주한다. 창밖에서는 나치들의 군화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스필만의 귀에는 피아노의 선율만이 들린다. 곧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허공에 대고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현실감이 없다고 비난하기에는 그의 연주가 너무도 떨리고 애처롭다. 
2. 영화 <더 피아니스트>
   정처없이 거리를 떠돌던 스필만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한 건물에 들어간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귀에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가 울려 퍼진다. 스필만은 홀린 듯이 피아노의 선율을 따라가지만 곧 그 선율은 끊겨버린다. 끊겨버린 피아노의 선율에 낙심하던 그는 이내 건물 안에서 발견한 통조림을 열려고 하지만 굶주림에 떨리는 손이 그만 통조림을 놓쳐버린다. 땅에 떨어져 굴러가던 통조림이 멈춘 곳에는 한 나치 장교가 서있었다. 스필만은 겁에 질려 장교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곧 자신이 피아니스트였다고 밝히자 장교는 그에게 피아노를 연주하게 한다. 온톤 잿빛인 폐허 속, 게다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르는 나치 장교의 앞이지만 스필만의 마른 삭정이 같은 손가락은 건반 위에서 나는 듯이 움직인다. 스필만의 연주를 들은 후 장교는 스필만을 살려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스필만을 살려준 장교는 포로로 잡혀 죽게 된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음악을 놓지 않았던 스필만은 결국 죽음의 위기도 음악으로 극복하고 우여곡절 끝에 그토록 염원하던 피아니스트의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유정현 기자 yjh1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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