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체험하는 일상 속 과학기술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가 지난해 11월 조성 40주년을 맞았다. 대덕특구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중심지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의 동력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정작 대덕특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생소하기만 하다. 실제로도 우리학교 전단비(화학공학·1) 학우는 “대덕특구가 하는 일을 정확히 몰라 대덕특구가 지역사회 어느 부분에 공헌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가깝지만 멀게만 느꼈던 대덕특구 안으로 들어가 보자.

▲사진. 디지털액터 기술을 개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세상이 놀랄 만한 기술이 스며든 일상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는 명언이 탄생한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 속 330척의 배 위에 있는 왜군들은 모두 CG를 통해 만든 가상의 배우 ‘디지털 액터’들이다. 디지털 액터란 실제 배우와 동일한 수준의 외형과 동작을 가진 첨단 컴퓨터 CG 영상 캐릭터다. 통신강국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인 디지털 액터 기술은 대덕특구 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했다. 이렇듯 대덕특구가 만들어낸 기술들은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기자가 직접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에 다녀와 봤다.
   한국을 정보통신 강국으로 이끌어낸 주역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있다. ETRI는 우리나라를 휴대폰 강국의 초석으로 이끈 디지털이동통신 시스템(CDMA), 세계 최초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 상용화, 세계 최초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LTE-Advanced 등을 개발했다. ETRI 현성은 기술원은 “ETRI의 기술개발은 지금의 통신강국 대한민국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혁명을 이룩한 초고집적 반도체(DRAM), 밝은 낮에도 선명한 화질을 보여주는 투과도 조절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 IT와 조선 산업 간 융합 연구를 통한 세계 최초 스마트 선박 기술(SAN) 등이 대표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현 기술원은 대학생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통역 앱인 ‘지니톡(GenieTalk)’을 소개하며 “지니톡의 자동통역기술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큰 무리가 없고 여타의 번역기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고 사용자의 의도에 가까운 번역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TRI가 정보통신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면 한국 바이오혁신의 선두는 바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공연)이라 할 수 있다. 생공연은 최근 국가·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돼지 써코바이러스 재조합 제조 기술 개발,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3N2) 백신 개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생공연 홍보협력실 김준영 행정원은 “돼지 써코바이러스는 국내 양돈산업에서 큰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전신성 소모성 질병 증후군(PMWS)의 주요 원인체 바이러스로 생공연에서는 이에 대한 재조합 백신 항원 생산기술을 개발해 국내 동물용 백신제조업체에 기술이전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시공간의 제한 없이 손가락 채혈만으로 3분 이내에 주요 대사성 증후군 인자 및 빈혈 관련 헤모글로빈을 동시에 측정하는 혈당측정기를 개발했다.
   우리나라의 산업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첨단 산업이다. 첨단 기계 산업의 밑거름이 된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국내 최초의 산업용 로봇 독자기술인 6축 다관절 로봇을 비롯해 레일 위를 떠서 달리는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생활폐기물을 연료로 재생시키는 폐기물 고형연료화 플랜트 등의 연구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성시켰다. 또한 기계연은 반도체 공정에서 배출된 지구온난화 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진공펌프의 수명도 연장할 수 있는 플라즈마 공정가스 처리기술을 개발했다. 기계연 홍보과 관계자는 “플라즈마 공정가스 처리기술은 설비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2차 오염원이 발생하지 않아, 에너지 비용이 기존 소각공정의 1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전과 함께하는 대덕특구
   이렇듯 대덕특구는 우리생활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많은 기술을 도처에 공급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대덕특구와 대전시는 지역발전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로 ‘대덕 마인드’ 실천선언을 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윤지홍 전임은 “대전이 다시 한 번 과학비즈니스도시로 도약하려면 대전 시민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이제는 대덕 마인드라는 새로운 문화를 실천할 때”라고 말했다.
   윤 전임은 대학생들이 대덕특구에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운영하는 ‘창조경제타운’을 소개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재단에서도 ‘이노폴리스캠퍼스사업’을 통해 제안한 아이디어에 대해 검증·보완을 지원한다. 이어 “충남대도 올해부터 ‘창업아이템검증 사업단’으로 선정되어 학생들이 신청하면, <기업가 정신> 강좌를 통해 경험 및 노하우를 배우고 전문 멘토진에게 예비창업자의 아이템을 맞춤 검증·보완해준다”고 덧붙였다.

허채은 수습기자 gwo12@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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