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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평가제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나학생은 ‘대충’, 교수는 ‘비공개’
허보영 기자 | 승인 2014.06.03 16:44|(1084호)

   
▲통합정보시스템에서 강의평가를 비공개했을 경우 조회가 되지 않는다

   국내 대학은 그동안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식의 강의평가제도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강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강의 선택권을 높이고 강의에 대한 피드백으로 수업 질을 향상시킨다는 강의평가제도의 본 취지가 잘 시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진정성 없고, 응답률 적어…신뢰도는?
   우리학교는 학기 말 과목별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성적 공시기간에 필수적으로 강의평가를 해야 한다. 현재 강의평가는 ▲이론형 ▲실습형 ▲혼합형(이론+실습)으로 나뉘며 객관식 10문항, 서술형 1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교무과 박종훈 주무관은 “학생들의 강의평가는 교원업적평가 항목 중 교육 영역에 점수로 일부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업적평가 결과는 우수 교원·해외연수 대상자·재임용·승진·성과급 지급 선정 등에 영향을 미친다. 교육학과 정혜원 교수는 강의평가제도에 대해 “학생들이 강의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교수에게 제공함으로써 강의의 질적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이 서술형 항목에 포괄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때문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강의평가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과대학 A학우는 강의평가 시 “귀찮아서 대충 선택하고 넘어간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상당수거나 무작위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우들이 강의평가를 하면서 진정성 있는 응답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회과학대학 B학우는 “학기가 끝날 때마다 매번 고민하며 강의평가를 작성하지만 실질적으로 학생 의견이 반영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강의평가 실태에 대해 자유전공학부 김정숙 교수는 “학생들이 흥미 위주로 평가를 대충한다면 수업의 피드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학생들이 진솔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성 보장된 강의평가 제도? Yes!
   이번 학기 우리학교는 교양과목에 대한 강의 중간평가를 처음 시행했다. 그러나 이번 강의 중간평가에서 교양과목을 수강하는 학우 33,179명 중 4,971명(15.12%)만이 참여했다. 기초교양교육원은 강의 중간평가를 시행해 학생들의 의견을 바로 다음 강의에 반영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참여율 저조로 강의평가의 의미 자체가 무색하게 됐다. 정혜원 교수는 “학생들이 강의평가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 한다면 그 수혜자는 결국 학생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우선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학우들은 강의평가가 익명성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가에 형식적으로 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대학 C학우는 “정말 강의 중 불만사항을 있는 그대로 적는다면 다음 학기 수업 때 혹시 모를 불이익이 있을까봐 의견을 말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에 학사지원과 류미진 주무관은 “강의평가의 익명성은 확실히 보장된다”고 말했다. 교수가 평가 결과를 확인할 때 결과는 학번 순이 아니라 학생들이 강의평가를 한 시간 순서에 따라 정렬되기 때문이다. 김정숙 교수는 “앞으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강의평가를 교수에게 전할 수 있도록 교과 특성을 반영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의평가해도 결과 “볼 수 없는” 학생들
   대체로 전국 대학은 강의 평가를 시행하고 있으며 공개 방식도 ▲전체 학생 공개 ▲수강 학생에게 공개 ▲교수 전체 공개 ▲비공개 등으로 다양하지만 전체 학생 공개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국대는 2008년 처음 강의평가를 전면 공개했고 한양대는 일반인까지 강의평가를 조회할 수 있게 했다. 심지어 목원대의 경우 강의평가 결과를 점수로 환산하여 다음 학기 강의 계획서에 표기하고 있다. 또한 동양대는 중간고사가 끝난 뒤 1차 서술형 강의평가 후 기말고사 이후 2차 단답형과 서술형의 강의평가를 실시한다. 동양대 교무지원팀 관계자는 “강의평가를 통해 강의 품질이 개선됐고 학생에게 올바른 강의 정보와 선택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립대로는 서울대가 최초로 작년 1학기부터 강의평가를 전면 공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학교의 경우 강의평가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학우들이 강의평가를 해도 정작 교수의 강의평가 점수는 확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학교는 통합시스템의 공개 강의평가 조회를 통해 학우들에게 강의평가 결과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비공개로 설정한 교수는 소수였다. 일부 담당과목의 경우 담당교수가 다시 비공개 설정을 해놓기 때문에 애초에 학생들의 강의 선택권 보장과 강의의 질적 향상을 위해 도입된 강의평가의 기능이 유명무실한 원인 중 하나이다. 
   강의평가는 그동안 학생들에게 비공개로 돼 있어 평가 자체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에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평가는 물론 교수 역시 평가 결과를 공개해 교수와 학생 간 상호 신뢰를 쌓아가야 할 것이다.


허보영 기자 ourrights@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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