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혼잡·쓰레기·전단지… 어지러운 대학로

▲한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본 편측 보도와 주차장

   우리학교 A학우는 며칠 전 궁동에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로데오 거리에서 친구들과 걸어가고 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코앞에 차가 들어와 경적을 울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식당으로 가는 도중 내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차를 피하느라 계속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A학우는 의문이 생겼다. 로데오거리에서는 왜 차와 사람이 함께 섞여 다녀야 할까?
   우리학교 학우들 중 상당수가 A학우와 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궁동 로데오거리는 우리학교를 대표하는 대학로이자 우리학교 학우들이 주된 의식주를 해결하는 곳이다. 그러나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로데오거리에는 학우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적지 않다. 학우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중심으로 궁동 로데오거리를 살펴봤다.

 

①쓰레기로 가득 찬 궁동 거리

   궁동 로데오거리 일대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만큼 쓰레기도 많이 버려진다. 밤이 되면 쓰레기를 가득 채운 봉지가 도로변에 마구 쌓여 있고, 아무렇게나 버려진 전단지가 보도블록과 도로 주변에 널브러져 미관을 해친다. 주변에 술집이 많다 보니 토하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고, 오물이 길거리에 널려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서은정(경영·1) 학우는 “주변 사람들은 궁동 로데오거리를 토궁전이라고 부른다”며 “새벽이 되면 정말 그 근처만 가도 냄새가 역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학교 B학우는 “쓰레기가 많더라도 정리를 잘 한다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며 “궁동을 주로 이용하는 우리학교 학우들이 길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도와 차도의 경계가 없어 차와 사람이 같은 길로 통행하는 모습


②주차 공간 부족, 인도와 차도 경계 모호

   궁동의 보도는 편측 보도이며 매우 좁다. 좁디좁은 인도에 포장마차와 각종 입간판, 쓰레기봉지가 있어 통행이 불편하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이 많아 통행이 상당히 어렵다. 좁은 인도 바로 옆에는 불법 주차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차량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어 답답하기 그지없다. 믿기 어렵지만 실제로 이곳은 단순한 인도 옆이 아닌 지정 주차공간이다.
   인도로 다니기가 어렵다 보니 사람들은 주차장 옆 차도로 통행한다. 그러다 보니 궁동에는 항상 사람들이 차들과 섞여 움직이고 차나 오토바이가 사람들 옆을 바로 스쳐 지나가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쉽게 마주한다. B학우는 “학교 쪽문에서 로데오거리까지 이르는 길에서는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며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로데오거리는 궁동 대학로 중 가장 번화한 곳이다. 이곳은 궁동의 일반 길목처럼 차도와 주차장이 없고 보도블록으로 덮여 있다. 로데오거리 자체는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 길목을 지나다닌다. 우리학교 C학우는 “로데오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도 차들은 너무 빠르게 달린다”며 “차주들이 이곳이 대학로라는 인식을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궁동 거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궁동이 대학로라는 인식을 갖고 변화된 행동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차량 통행에는 주차 공간의 부족도 한 몫 한다. 우리학교 D학우는 “정문 앞 주차장의 공간이 부족해 학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궁동 쪽에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궁동에 차를 끌고 가고 싶지는 않지만 주차공간이 없다 보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장애물과 주차된 차량 때문에 비좁은 보도
▲주차 공간이 없어 도로변에 즐비한 차량

③전단지 홍수로 뒤덮인 궁동 거리

   학교와 궁동을 잇는 쪽문에서부터 로데오거리와 그 주변까지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C학우는 “전단지를 돌리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가로막아 혼잡하고 사람들이 전단지를 아무데나 버려 길바닥이 너저분해 광고하는 가게에 대한 반감까지 든다”며 “학기 초에는 사람들이 쪽문 앞 플라스틱 상자에 전단지를 버려 괜찮았지만 학기 말이 되니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전단지와 쓰레기가 곳곳에 널려 있는 모습

궁동 거리 개선 방안은?

   많은 사람들이 궁동 로데오거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시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유성구청은 2009년 ‘궁동, 차 없는 거리 사업’을 1단계까지 시행해 조형물을 설치하고 보도블록을 깔아 오늘날의 로데오거리를 만들었지만, 주변 주민들과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한편, 올해 유성구청 도시과에서는 대학로 문화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궁동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한다. 유성구청 도시과 관계자는 “욧골공원 도로 인근 주차장을 없애고 현재 존재하는 편측 보도를 양쪽으로 늘려 보행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거리를 걸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아직 계획 수립 단계에 있어 욧골공원 도로 인근 주차장을 없앤다는 것만 확정됐고 나머지 계획은 주민들과 주변 상인들의 협조를 구해야 할 부분이 있어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궁동 보행환경 개선사업 사업비는 20억 정도이며 최종 계획은 8월 말에서 9월쯤에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궁동 로데오거리 주변에는 상가와 주거지, 교차로가 많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유성구청 도시과 관계자는 “궁동 대학로 주변이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처럼 차 없는 거리가 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보도를 늘리고 보도와 도로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 보행자의 편의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사진 최유림 기자 ahayoorim@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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