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과 유학생 교류할 수 있는 기회 부족

 
   한국에 온 외국인 유학생
   "일차적으로 의사소통 큰 걸림돌
      강의 듣기에 어려움 있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유학 온 외국인의 수는 2014년 3월 말 기준 64,228명이다. 2011년 12월말 기준 88,468명을 정점으로 외국인 유학생 수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많은 수의 외국인 유학생이 각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우리학교 역시 중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대만, 가나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 유학생이 있다. 이들은 한국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다. 우리학교에는 올해 4월 기준 학부 305명, 어학연수생 352명, 일반대학원 271명 등 1000여 명 정도의 외국인 유학생이 있다. 그러나 배려가 부족한 우리학교에서 생활하며 수업을 듣는 유학생들은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학교에 온 지 1년 정도 돼 간다는 중국인 유학생 A 학우는 한국 수업을 따라가는 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는 “수업을 들을 때 한국어 말고도 영어 등 외래어가 사용돼 수업을 듣는데 힘들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국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들은 학교생활이나 강의, 인간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바로 수업 때의 한국 학생과의 의사소통과 거리감이다. 한국말을 능숙하게 듣고 말할 수 있다 하더라도 상대적인 문화적 차이나 외국인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외국인 유학생 B 학우는 “강의 과제로 조별 토론이나 공동 보고서 작성 등이 있으면 한국 학생과 사이가 어색해 소외감을 느낀다”며 “한국 친구를 사귈 기회나 활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국 학생들 역시 외국인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어색한 것은 사실이다. 외국인 유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는 우리학교 한 학우는 “조별과제로 보고서 작성을 하는데 외국인 유학생들이 작성한 글이 어법이 맞지 않아 매번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도맡아 했다”며 외국인 유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우는 “외국인 유학생과 의사소통에 있어서 생각이나 감정을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별활동을 하는데 답답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 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전한다. 외국인 유학생 B 학우는 “학교 내에 한국 학생과 교류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정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 C 학우는 “상대평가 방식이라 한국 학생의 도움이 적어 아쉽다”며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강의가 개설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생활이 4년 차라는 그는 학교생활에 대해 “동아리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면서 “이번 학기 때 동아리에 들었지만 이내 흐지부지 돼 버렸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 생활 적응력 제고와 한국인과의 상호 교류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광주 호남대는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문화 이해를 돕기 위해 한옥 홈스테이 등 문화 체험을 진행했으며 모범 외국인 유학생의 부모를 한국으로 초청하는 행사를 가졌다. 또한 부산 동아대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한국 노래 부르기 등을 개최했으며 협성대, 서울여대 등도 문화탐방 등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교류 행사 기회를 마련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우리학교 국제교류본부 또한 학생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도록 여러 제도를 시행 중에 있다. 유학생의 학교생활 적응력 향상을 위해 동일 전공인 한국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을 1대1로 짝을 지어주는 튜터제(도우미제)를 실시하고 있다. 튜터제는 학업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한국 학생과 연결시켜 학습 지도로 도움을 주는 제도다. 1학기 30시간 이상 도우미 활동을 한 한국 학생에게는 사회봉사 1학점 또는 꿈모아 마일리지 20점 중 선택하여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국제교류본부는 학기 초에 1회씩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하고 있다. 국제교류본부 외국인유학생관리팀 이예나 주무관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비자 발급, 수강신청 등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교류본부는 행정적 문제로 이번 학기에 시행하지 못했던 일반인과 외국인 유학생을 이어주는 민간지도봉사위원 제도를 다음 학기부터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며 재학생 역시 서포터즈로서 참여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예나 주무관은 “올해는 아직 친목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다름’의 시선이 아닌 따듯한 배려와 진정한 연대의식일 것이다.


글 / 사진 허보영 기자 ourrights@cnu.ac.kr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