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보호하는 윤리적인 소비

사진 출처. H&M 2012 컨셔스 컬렉션/ 프라이탁/ 래;코드

   최근 패션 업계는 SPA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자사 상품의 제조부터 유통까지 담당하는 전문 의류 소매점을 일컫는 SPA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상품 회전력을 자랑하며 유행에 민감한 패션업계를 빠르게 장악했다. 짧은 주기로 금방 유행이 변하는 패션계의 특징을 잘 이용한 SPA브랜드들은 패스트 패션 열풍의 중심에 서서 패션계를 주도했다.
   그러나 패스트 패션은 의류 소비량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의류 쓰레기까지 증가시키며 환경오염을 심화시켰다. 의류쓰레기 뿐 아니라 옷감을 가공할 때 사용하는 화학제품과 가공 시 발생하는 탄소도 환경오염의 심각한 원인이 되며 사람들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친환경 소재 패션
   에코백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지속 가능한 패션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가공하지 않은 천연 면이나 컨버스 천 등으로 제작되는 친환경 천가방인 에코백은 과거엔 본품에 끼워주던 사은품 가방이었다. 때문에 패션의 용도보다는 주로 엄마의 장바구니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해 유명한 가방 브랜드에서 에코백을 따로 출시할 정도로 인기 있는 패션 소품이 된지 오래다. 에코백은 천연 면이나 컨버스 천으로 만들기 때문에 합성섬유처럼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아도 되고 무게도 가벼워 실용성 측면에서도 훌륭하다.
   과거 에코백이 주로 엄마 장바구니로 이용되던 것처럼 친환경 소재 패션은 소재의 한계 때문에 촌스럽다거나 비싼 가격만큼 예쁘지 않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스웨덴의 유명한 SPA브랜드인 H&M은 매년 진행하는 컨셔스 컬렉션을 통해 친환경 소재 패션에 대한 편견을 깼다. 컨셔스 컬렉션은 오가닉 코튼, 헴프, 재생 폴리에스터 등 친환경 소재만을 사용해 만든 친환경 패션이다. 그러나 함성섬유 패션과 비교했을 때 디자인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친환경 소재로도 충분히 세련되고 아름다운 옷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처럼 친환경 소재 패션은 발전을 거듭하며 비싸고 촌스럽다는 편견을 서서히 불식시켜가고 있다.

   가치를 더한 재활용, 업사이클링
   친환경 섬유 패션 말고도 최근 각광받고 있는 지속 가능한 패션이 있다. 바로 쓸모없는 옷감이나 우리 주변의 재활용 소재들에 디자인이라는 가치를 더하는 업사이클링 패션이 바로 그것이다. 강릉원주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엄소희 교수는 업사이클링 패션은 “새것이 아닌 새로움을 통한 가치 있는 소비”이며 “디자인 창작물을 매개로 새로운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사이클링 패션의 가장 유명한 예로는 스위스의 가방 브랜드인 프라이탁을 들 수 있다. 프라이탁의 가방은 버려진 방수포를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방수포의 무늬와 색깔에 따라 가방의 모양이 모두 다르다. 가방을 사는 순간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가방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업사이클링 패션을 선보이는 래;코드(Re;Code)라는 의류브랜드가 있다. 래;코드는 판매되지 않아 소각될 제품의 옷감을 활용한 ‘인벤토리 컬렉션’, 군에서 소비하지 못해 버려지는 소재를 활용한 ‘밀리터리 컬렉션’, 자동차 용품을 사용한 ‘인더스트리얼 컬렉션’의 3가지 컬렉션으로 구성됐다. 각 컬렉션마다 사용된 개성 있고 독특한 소재들은 업사이클링 패션의 디자인적 매력을 한껏 드러낸다.
   친환경 소재 패션, 업사이클링 패션 등 지속 가능한 패션은 패스트 패션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어느새 패스트 패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패션계의 메가트렌드가 됐다. 지속 가능한 패션은 환경을 최대한 보호하고, 패스트 패션 못지않은 아름답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자랑한다. 또한 윤리적인 소비를 통한 개인적인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통해 어렵지 않게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윤리적인 소비 패션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유정현 기자 yjh1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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