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환 학우가 현재 다니고 있는 앙키라대학의 전경.                                           [사진. 김인환 학우]

   Merhaba, 지난번에 이어 터키에서 한 번 더 인사드립니다. 저는 터키 앙카라대학교 교환학생으로 공부중인 경영학부 사회학과 3학년 김인환입니다. 저번 수기가 신문에 나오고 재밌게 잘 봤다는 연락이 많아서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넘치는 터키의 매력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 모두 제게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한편으로는 기분 좋은 부담입니다. 처음 수기에서 전반적인 터키의 ‘생활상’을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학교에 가는 과정으로 좀 더 생생한 ‘일상’을 전하겠습니다.
   외출 준비를 마치고 나서 기숙사 발판에는 얼룩 고양이가 웅크리고 한 낱의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따사로운 날씨에 강아지 삼형제도 신이 났습니다. 솔방울을 가지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바람에 현관이며 계단 모두 지저분해졌지만 누구하나 나서서 말리지 않습니다. 터키의 거리에는 고양이와 개가 정말 많습니다. 사람들은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개와 고양이를 쫓지 않습니다.
   뛰노는 강아지들을 한참 바라보다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수업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수업이 있는 캠퍼스까지는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환승이 가능한 승차권을 한 장 샀습니다. 터키 앙카라의 버스는 두 종류입니다. 현금 결제가 가능한 버스와 카드만 이용할 수 있는 버스. 우리나라와 달리 하나로 통합되어있지 않으며 현금을 내고 타는 버스는 버스 중간에 앉아있는 버스 안내원에게 잔돈을 건네면 됩니다. 학생은 할인된 가격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에 오르니 한곳으로 쏠리는 시선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습니다. 빤히 쳐다보는 아이에게 한번 웃어주고 지나쳐 버스 중간  쯤에 제 자리를 잡았습니다. 터키는 아이들과 여성, 노인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 데 철저합니다. 꼭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자리가 비어 있어도 저는 주로 서서 학교에 갑니다. 창밖으로 과일주스와 빵을 파는 상인들이 보입니다. 그 자리에서 과일을 짜 건네는 과일주스는 갈증 해소에 그만입니다. 열심히 구두를 닦는 사람,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 모두 불평 없이 묵묵히 자기 할 일을 다 합니다.
   갑자기 버스가 멈추는 바람에 손잡이를 잡고 있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 때문인데요, 유럽에서 손꼽히는 자동차 생산국이지만 터키의 교통 문화는 아직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느낌입니다. 터키의 보행자는 도로를 건너갈 기회를 호시탐탐 노립니다. 차가 없으면 당연히, 차가 다녀도 순간을 놓치지 않습니다. 터키는 신호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데다 차들도 정말 무섭게 속도를 냅니다.
   길을 건너던 할머니를 보고 놓칠 뻔했던 특징을 하나 더 발견했습니다. 이슬람의 영향으로 일부 터키 여성들은 외출 시 스카프로 머리카락을 가립니다. 그리고 치마를 입어 다리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터키의 거리에서는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고 치마를 입은 여성과 온몸을 철저히 가린, 상반된 모습의 여성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답니다. 항상 같은 배경에 같은 주인공이 나오는 비슷한 내용이긴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저의 ‘중간 문 옆 왼쪽 자리’를 지킵니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괜히 들뜨겠다, 버스에서 내려 흔히 볼 수 있는 복권 판매대에서 즉석복권을 하나 집었습니다. 바로 긁어 보았더니 1리라, 본전이네요! 어쩐지 느낌 좋은 오늘, 괜히 학교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 현지에서 보내는 ‘따끈따끈한’ 교환학생수기를 전해드립니다. 교환수기는 국제교류본부와 함께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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