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사고위험‧차량부족… 해결책 없이 수년째 지속되는 굴레

 

   한 주간의 수업이 끝나고 행복한 주말을 맞이하는 금요일은 타지에서 온 학우들이 집에 가는 날이다. 우리학교 학우들 중 대다수는 학교 근처에 있는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한다. 그러나 금요일 저녁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을 보고 있자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전쟁터’다.
   기자도 금요일 저녁 집으로 가기 위해 유성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금요일 저녁은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이 가장 혼잡한 시간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기자가 목격한 유성시외버스터미널

①비좁은 부지
   교통체증은 금요일뿐만 아니라 평상시 유성시외버스터미널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다. 택시를 타면 혼잡한 교통을 피하기 위해 택시를 탄 승객이 유성시외버스터미널 전 횡단보도에 차를 세우고 내리는 것이 관행이 돼버렸을 정도다.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은 차량 수에 비해 부지가 상당히 좁다. 때문에 서 있을 곳이 없는 버스가 차도를 따라 인도 쪽에 쭉 늘어져 있다. 터미널 앞 2차선 도로에 버스가 들락날락하니 버스들이 도로를 점령하는 일은 다반사다. 이는 교통체증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인도와 차도 사이를 가로막아 미관상 보기도 좋지 않다. 심지어는 버스가 터미널 앞 횡단보도에 떡하니 서 있어 행인들이 버스 사이를 위험하게 지나다니며 길을 건너기도 한다. 집에 갈 때마다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배상진(행정․2) 학우는“다른 시외버스터미널 같은 경우는 지역마다 승차장이 따로 있는데 이곳은 그런 것은 커녕 버스가 정차할 자리조차 없다. 버스가 길가에까지 무질서하게 서있어 이용객의 입장으로서 상당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②허술한 안전관리
   유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큰 버스 사이로 사람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니는 진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학교 A학우는 “버스 타는 곳이 매우 협소해 사람들이 차도까지 나와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린다. 하지만 버스는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막무가내로 돌진한다. 매번 이런 일이 있는데 사고가 나지 않는게 정말 신기할 정도”라며 “안전선을 긋거나 줄을 서도록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도 관리인 몇 명이 이용객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소리 지르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빨간색 지시봉을 들고 사람들과 차량을 통제한다. 관리자라는 표시도 없어 관리자라는 것을 알아보기도 어렵다. 관리자들은 사람들이 버스가 도착하고 출발할 때마다 소리를 지르거나 호루라기를 불며 차량과 사람들을 통제할 뿐 어느 누구도 줄을 서라는 안내는 없다.

③좌석제 미시행
   많은 사람들은 좌석제를 시행하지 않는 것이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일부 차량은 좌석제를 시행하지 않아 먼저 버스를 타는 사람이 임자가 되곤 한다. 표를 끊은 순서와 상관없이 버스에 먼저 타는 사람이 좋은 좌석에 앉으면 된다. 그러다 보니 이용객이 많은 차량에는 탑승 과정에 사람이 몰려 서로 밀치고 넘어지기까지 한다. 유성시외버스 터미널을 종종 이용하는 정선아(자유전공․2)학우는 “좌석제를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버스를 타려고 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나 사고가 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배상진 학우는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유성시외버스터미널에 갔을 때 오후 3시에 도착해서 8시 10분 차를 탔다”며 “무조건 버스를 따라가야 버스를 탈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쟁’에 동참하게 된다”고 말했다.

④이용객 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버스  
   주말이나 연휴 같은 경우 차량 공급이 이용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버스를 타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비좌석제를 시행해 인원수를 고려하지 않고 표를 발급하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리가 없어 일부 승객은 버스 통로에 서서 목적지까지 가기도 한다. 기자가 탄 버스도 열댓 명의 사람들이 서서 버스를 이용했다. 이는 사고 위험이 있어 명백히 불법으로 규정된 행위다. 정선아 학우는 “작년 개강 날 막차를 탔다. 앉아 있는 사람과 서 있는 사람의 인원이 비슷했다. 자리가 없어 서서 갔는데 갑자기 고속도로에서 내리라고 해 밖에서 떨면서 버스를 기다린 적도 있다”며“수요가 많은 만큼 차량 수를 증편시켰으면한다”고 말했다. 또한 A학우는 “버스 통로까지 사람들이 꽉꽉 채워 갈 때는 정말 숨이 막힌다”며 “상업적인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이용객의 편의와 안전도 생각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성시외버스터미널 개선 사업 언제쯤?
   대전시는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의 문제점을 개선함과 동시에 대전 시민 뿐만 아니라 인근 시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이용 가능하고 교통 편익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유성구 구암동에 대전유성복합터미널을 건설할 예정이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유성복합터미널에는 여객터미널,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게 되며 세종시와 연결되는 간선급행버스 기점도 설치될 예정”이라며 “유성복합터미널은 2018년 상반기 중 운영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복합터미널 건설을 위해 대전도시공사와 우선협상대상자들은 지난 1월 6일 사업시행협약을 체결했다. 후순위협상대상자 측에서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기각돼 일단 사업은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후순위협상대상자 측에서 가처분신청 기각 판결에 항고를 결정함으로써 법적 다툼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수년째 지속돼 온 유성시외버스터미널의 문제점은 만인이 아는 사실이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 문제를 개선할 기회를 찾았음에도 이용객의 편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로 인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대전시는 2009년, 2011년에 이어 2013년까지 전국 대중교통시책평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대전시는 최우수 기관에 선정된 것에 만족하지 말고 진정 시민의 편의를 우선하는 정책을 펴길 바란다.

 

최유림 기자 hahayoorim@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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