❷ 본심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이 남자, 만인의 대학선배 <치즈인더트랩> 의 ‘유정’

우리를 설레게 했던 영화, 드라마, 웹툰 속 남자주인공들의 실체를 샅샅이 파헤쳐 본다.

 
   봄이 오는 3월의 캠퍼스가 새내기들의 풋풋함으로 싱그럽다. 현실을 겪어본 재학생의 ‘네가 수지가 아니듯 대학 와도 이제훈 같은 선배 없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충고에도 불구하고 새내기들의 마음은 어느새 핑크빛 캠퍼스에 대한 기대로 가득하다.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까지 좋은 대학선배는 캠퍼스 내 어딘가에는 꼭 있을 것만 같은 게 새내기의 마음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대학선배 이미지를 극대치로 끌어올린 이를 아는가. 과 수석에 잘생기고, 매너 좋고,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이지만 알면 알수록 수상하고 섬뜩한 선배, 캠퍼스 연애만화지만 남자주인공이 웃으면 오히려 무섭다는 웹툰 <치즈인더트랩>의 ‘유정’이 바로 그 인물이다.
   유정은 이상적인 대학선배의 완전체라고 할 수 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과 수석을 놓치지 않는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음은 물론 누구에게나 친절한 성격에 집안까지 부유하다. 때문에 과내에서 만인의 선배로 불린다. 하지만 사실 유정은 모두에게 친절을 가장한 가식으로 대한다. 때문에 항상 무리의 맨 위에 군림하되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선을 넘는다고 생각하면 적당히 무시하거나 교묘하게 다른 이를 조종해 괴롭히길 서슴지 않는다. 유정은 완벽한 가식으로 자신을 철저히 포장하지만 그의 이중적인 이면을 간파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여자주인공인 같은 과 후배 홍설이다. 설은 천성적으로 타인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나고 예민한 성격 탓에 눈치가 빠르다. 유정은 자신의 이중인격을 알아챈 설이 자신을 비웃는다고 오해하며 이를 불쾌하게 생각해 설의 인사는 철저히 무시하고 자신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이용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까지 만든다.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자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주변사람들과 설은 다르다는 것을 느끼던 유정은 결국 설을 좋아하게 된다. 급기야 과거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유정은 설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하며 다가간다.
   그러나 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만인의 선배 유정에게 설레기는커녕 오히려 유정이 두려울 것이다. 설은 단지 눈치가 빠른 성격 탓에 유정의 이중적인 면을 알아챘다는 억울한 죄로 유정에게 한 학기가 넘도록 심리적인 고통에 시달린다. 하지만 본인을 제외한 과 동기, 선후배 대부분이 만인의 선배 유정을 찬양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유정의 본모습을 털어놓지 못한다. 드러내놓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니까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속만 끓일 뿐. 그러던 선배가 갑자기 주변사람들까지 느끼게끔 노골적으로 호감을 표현한다. 얼마나 당황스럽고 황당한 일인가. 이유 없이 나만 싫어하던 선배가 하루아침에 돌변해 어느 날 갑자기 잘해주고 신경써주고 내가 좋다고, 사귀자고 한다. 과거와 달리 무조건적인 친절과 배려, 호감에 고백을 받아주긴 했지만 문득 문득 떠오르는 과거에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찜찜할 것이다. 비록 과거에 안 좋게 얽히기는 했지만 이젠 남자친구인데다 항상 다정하고 본인을 무척이나 좋아해주는 모습에 설은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옛날에 자신을 이유 없이 무시하고 싫어하던 유정의 모습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치즈인더트랩>의 유정처럼 잘생기고, 똑똑하고, 모두에게 친절하고, 부유하기까지 한 완벽한 대학선배가 이유 없이 나를 싫어했는데 어느 날부터 완전히 돌변해 나를 좋아해주고 사귀자고 고백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실제로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과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상상 속에만 존재할 줄 알았던 이상적이지만 어딘가 수상한 선배와의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유정현 기자 yjh1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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