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경 교수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사람”


   Q1. 우선 백마교직원상을 수상 받은 것을 축하드린다. 간단히 자기소개와 소감을 말씀해 준다면?
   1997년 발령을 받아 17년째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렇게 귀한 상을 주신 박재묵 교수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묵묵히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고 계시는 많은 교수님들을 생각하면 오히려 송구함이 앞선다.

   Q2. 어떤 계기로 교수와 과학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는가?
   질병을 고치고 환자들을 치료하고자 하는 의사의 꿈을 갖고 의대에 진학했다. 공부를 하면서 기초의학과 생명과학에 많은 흥미와 관심을 갖게 됐다. 의대 졸업 이후 우리학교 의대 미생물학교실에서 기초의로 수련을 받으면서 연구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 현재에 이르게 된 출발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물론 제 연구 인생에 중요한 은사님이자 멘토이신 백태현 교수님(현 주빌리의원 원장), 박정규 교수님(현재 우리학교 의전원 미생물학교실 교수) 그리고 작고하셨지만 후학을 남달리 아끼시고 사랑해 주셨던 고 최대경 교수님과 같은 훌륭하신 교수님들이 이끌어 주시고 지도해 주신 덕분에 어려운 기초의학의 길을 별 동요 없이 걸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3. 현재 우리학교 기초의과학연구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초의과학연구센터는 어떤 기관이며 교수님의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
   기초의과학연구센터는 2007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9년간 총 연구비 규모는 100억원이 넘는 선도연구센터사업지원으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연구 목표는 감염신호 네트워크 시스템 분석에 의한 감염질환의 병인, 진단 및 치료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민 건강 증진과 기초의학 진흥에 기여하는 것이다.
   저의 연구 분야는 감염신호네트워크 연구의 핵심인 선천면역 분야이고 결핵과 패혈증 같은 급만성 주요 감염질환에 대한 연구이다. 그간 연구 성과를 통해 감염질환 진단, 치료, 백신 후보물질을 다수 확보하게 됐고 네이쳐 임뮤놀로지, 네이쳐 컴뮤니케이션스, 셀 호스트 마이크로브 등 등 세계적 생명의학저널에 총 106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특허만도 21건 등록했다.
   무엇보다 우수한 창의적 의과학 연구인력을 양성했다는 것도 센터의 큰 보람이다. 총 100여명 이상의 학생 연구원들이 센터지원을 통해 양성됐고 이 중 교수가 5명, 석박사 학위생 학위취득 49명, 산업체 취업 배출 인원이 20여 명이다. 현재는 센터 연구의 최종단계에서 1, 2 단계의 연구를 심화 확대하여 생체조절시스템 통합분석을 통해 감염질환 극복 원천기술 개발에 목표를 두고 매진하고 있다.

   Q4. 대한의사협회 의당학술상, 한국여의사회 건일학술상, 마크로젠 여성과학자상, 화이자 의학상 기초의학상 등 뛰어난 연구 업적으로 많은 상을 수상했다.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은데 평소 일상은 어떠한가?
   먼저 칭찬에 감사드린다. 하지만 어떤 연구 업적도 혼자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연구에 최선을 다하시는 동료 교수님들과 센터 소속 연구원, 학생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모든 공을 돌린다. 또한 연구지원 기관의 지원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개인적으로 점적천석(點積穿石)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작은 물방울이 큰 바위를 뚫는다는 의미인데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끈질기게 오랫동안 계속해서 노력하면 무슨 일이든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것 외에 특별한 시간관리 노하우는 없다.

   Q5. 강의, 연구, 학생지도 등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학생들에게 신뢰받는 교수 중 한명으로 선정될 정도로 실력과 능력을 겸비했다. 그 원동력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나?
   기초의학에 입문한지 어느 덧 2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심화되는 이공계 기피 현상과 맞물려 아직도 기초의학은 임상의학에 비해 전공자가 매우 적고 지원과 연구 여건도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그간 좌절과 어려움도 많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즐거움, 연구과정 자체를 통해 얻었던 큰 기쁨이 있었기에 오직 한 길을 지치지 않고 걸어올 수 있었다.

   Q6. 어느 교수는 조은경 교수에 대해 “학교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며, 개인보다는 학교와 동료를 생각하는 자랑스러운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언론에서는 우리대학에 시신을 기증하고 작고하신 선친 故 조재성 교수와 함께 ‘대를 이은 학교 사랑’에 대해 조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분한 평가라고 생각하고 그런 인물이 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아버님은 제 평생의 가장 귀중한 멘토이며 항상 딸을 응원한 분이셨다. 2005년 2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에 의지하시고 기도삽관으로 말씀을 못하셨지만 손가락으로 한자씩 유훈의 말씀들을 쓰셨다. ‘임페리얼 칼리지에 노벨상이 몇 개나 나왔니, 연구 열심히 하고 학생들 잘 가르치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뜻이셨다. 이런 손가락으로 쓰신 말씀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연수를 했던 영국 임페리얼 의대는 10개의 노벨상을 수상한 곳이었다. 비록 옥스퍼드나 캠브리지 대학은 아니지만 영국의 많은 학생들이 의학과 과학 분야에서 공부하기를 선망하는 대학 중 하나이다. 이처럼 학문의 기본 정신인 도전과 창의 정신이 살아있고 언제나 꺼지지 않는 연구의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학풍을 만들고 싶다.
   아버님은 장기를 기증하고 의학 연구를 위해 헌체를 하셨는데 그토록 사랑하셨던 학교를 내가 먼저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만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우리가 배우고 몸담고 있는 대학은 그저 졸업장을 받고 거쳐 가는 곳이 아니라 바로 부모님과도 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처럼 모든 구성원들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우리 대학도 자랑스러운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될 수 있는 날이 곧 오리라고 생각한다.

   Q7.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목표를 위해 자신의 한계와 싸우며 노력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꿈을 잃어버리는 순간 급격한 노화가 진행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연세가 높은 분이라도 꿈과 열정을 갖고 있는 분을 만나면 결코 쇠하지 않는 젊음이 보인다. 청년의 때에 이루지 못할 것 같은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를 바란다.
   점적천석(點積穿石). 작은 물방울이 큰 바위를 뚫는다. 어떤 전공, 어떤 분야에 있더라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반드시 바위를 뚫어내길 바란다. 나의 세대에서 이루지 못하면 다음 세대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 꿈만 잃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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