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구글 웹사이트

   많은 사람들이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에 30분 이상 헬스장에서 신체를 단련한다. 그러나 건강한 두뇌를 위해 단련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간의 두뇌는 무게로는 신체의 2%에 불과하지만 산소 소비량의 20%를 담당할 정도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신체보다 정교하고 손상되기 쉽다. 두뇌와 신체는 모두 노화로 기능이 저하되거나 이상이 생기지만, 현대 의학의 발전이 신체의 이상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치료함에 비해, 두뇌 이상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두뇌로의 단련이 신체 단련보다 더욱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두뇌 단련을 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두뇌는 사용설명서가 없어서 올바른 단련법을 잘 모른다. 또한, 신체 단련 시 울퉁불퉁 복근이 나오고 허벅지가 커지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달리, 두뇌의 건강 정도가 쉽게 측정되지 않으므로 단련을 하더라도 잘 하는지 못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즉, 두뇌 단련의 노력이 보상받는 것을 확신하지 못함으로 투자의욕이 떨어지고 회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뇌인지신경과학의 발전은 두뇌 발전을 정량적으로 측정하여 보여 줌으로써 단련 의욕을 고취시키고, 나아가 건강한 뇌를 만드는 단련법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뇌를 건강하게 하는  열쇠 ‘행복’
   행복은 뇌를 건강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화가 촉진된다. 이는 세로토닌, 도파민, 코티솔 등 호르몬과 관련되지만, 모든 것을 환경과 화학반응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인간 스스로의 자유 의지와 단련에 의해서도 조절이 가능하다 믿는다. 따라서 사람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인지실험에서는 현재를 행복하게 느끼는 사람이 과거도 사실보다 더 행복하게 기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즐거운 기억을 많이 간직한 뇌는 같은 상황에서도 행복을 느낄 확률이 높다. 어지간해서는 가슴앓이를 하지 않고 ‘허허’ 웃어넘기게 된다. 행복도 일종의 기억인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두뇌를 원한다면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면 된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 기억은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이 바뀌는 것이며, 두 신경세포가 동시에 활성화될 때 그 사이의 연결세기가 증가한다. 또, 두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세기가 큰면 두 신경세포가 동시에 활성화될 가능성인 높아진다. 즉, 두뇌나 신체나 반복이 효과적인 기억을 이루는 좋은 방법이다. 따라서 행복한 기억을 많이 갖기 위해서는 효과적으로 반복해서 많이 외워야 한다. 두뇌는 새로운 것에 보다 잘 반응하므로, 미지의 장소로 여행을 하고, 안하던 일을 해보고, 새로운 음식을 즐기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5각과 행동이 복합적으로 기억에 관여하므로, 한 가지 즐거운 일과 관련된 소리와 영상 냄새 맛 행위 기억을 모두 동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람 찬 미래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 방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목표를 달성한 것에 가까운 좋은 기억을 만들 수 있다. 이를 글로 쓰고 말로 표현한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착각의 왕, 두뇌
   두뇌는 또한 착각을 잘한다. 사람은 스스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억지로라도 웃는 얼굴을 만들고 박수를 치고 남을 칭찬하고 도와주면, 우리의 두뇌는 스스로 즐거운 줄 착각하고 행복한 기억을 만들게 된다. 두 발로 땅을 굳건히 딛고 양팔로 높이 ‘V’를 그리는 등 자신감 넘치는 자세를 2분만 취하면, 우리 뇌는 진짜로 자신감이 충만하게 되고 신체에는 좋은 호르몬이 넘치게 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이는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각장애인도 승리한 후 양 팔을 들어 올려 자축하는 것을 보면, 이는 인류 공통이고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기억력 높이는 수면 활동
   수면도 기억 강화에 큰 역할을 한다. 자는 동안 1시간 반 정도의 주기로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REM 수면’ 시간이 있는데, 이 때 낮에 있었던 기억을 되새겨서 기억 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의 생활에서 들어오는 방대한 시청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기억에 융화시키기에는 두뇌의 계산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단 임시로 저장해 두었다가 외부 신호가 들어오지 않는 수면 중에 다시 불러서 기억을 강화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임시 저장의 효율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하되므로, 자기 직전에 하루에 있었던 좋은 일을 되새겨 보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효과적으로 행복한 두뇌를 단련할 수 있다.

   나쁜 기억도 지우는 두뇌
   좋은 기억을 강화하는 동시에 나쁜 기억을 지우는 것도 중요하다. 전쟁이나 대형 참사 등 슬픈 경험에 의해 발생하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바로 이 나쁜 기억에 의한 것이다. 한 위치에 한 개의 정보가 기억되는 컴퓨터 기억장치와 달리, 두뇌에서는 정보가 여러 위치에 분산해서 서로 중첩되어 기억된다. 따라서 나쁜 기억만을 선택적으로 잊게 하는 약이나 수술로 제거하는 기술은 영화에서만 가능하다. 다행히 새로운 기억이 기존 기억에 덮어 써져서, 새로운 것을 기억하면 기존에 알던 것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새로운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면 잊어버리고 싶은 나쁜 기억을 지우는 효과도 거두게 된다. 
   건강한 생활 습관도 도움이 된다. 햇빛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원활하게 하므로 어두운 실내 보다는 밝은 옥외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밤새 원활하지 못했던 두뇌에의 영양 공급을 촉진하기 위하여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사람마다 개인 차이가 존재한다. 유전에 의한 선천적 영향이 있고, 생활환경과 교육에 의한 후천적 영향도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 개인의 의지이고, 이에 따른 생활 습관이다. 신체의 경우 다양한 수준의 성형이 선택 가능하고 부작용도 적다. 그러나 두뇌는 성형 수술이 대부분 불가능하며, 제한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다행히도 두뇌는 학습에 의해 스스로를 바꾸는 능력이 탁월하여, 수술 없이도 신체보다 다양한 변화가 가능하다. 즉, 인간의 자유 의지에 의한 두뇌 단련이 더욱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행복한 두뇌에 건강한 신체가 따른다. 우리 모두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어 백세까지 행복하게 살아가자.
 

KAIST 뇌과학연구센터 소장 /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이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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