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공학과 앱 개발 동아리 MOTION의 이정원, 김진용 학우를 만나다

 
  
   지난 9월 13일부터 시작하여 11월 15일 성황리에 종료된, “2013 슈퍼앱코리아” 결선 대회에서 우리학교 컴퓨터공학과 모바일 앱 개발 동아리 MOTION 팀(팀원: 이정원, 김진용, 지도교수: 김영국)이 출품한 ‘우리집 개가 말한다’가 우수상(AppCenter 이사장상, 상금 1천만원)을 수상했다.
   올해로 4회째 대회를 치룬 슈퍼앱 코리아 대회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AppCenter가 주관하며 스타트업을 꿈꾸거나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들고자 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창업의 근간을 마련하고, 역량을 검증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취지의 전국 대회이다.
   뉴스에나 나오는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여겼던 앱 개발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지며 출중한 성적을 거둔 우리학교 컴퓨터 공학과 이정원(4), 김진용(4) 학우를 만났다.

  ※스타트업-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창업기업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 단계라는 점이 벤처와 차이

   최근 몇 년 동안 우리의 삶은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스마트폰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 폰의 다양하고도 기상천외한 어플리케이션은 실용성과 기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역사상 그 어떤 기계보다 인간의 삶에 밀접하게 다가왔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리고 단 3~4년 만에 우리의 삶은 앱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삶으로 변모했다. 알람 앱을 통해 아침에 일어나서, SNS 앱과 메신저 앱을 통해 밤사이 온 메시지를 확인한다. 뉴스 앱을 통해 주요 뉴스와 날씨를 확인하고, 대중교통 앱을 통해 학교에 갈 준비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교에 도착해서는 학교 전용 앱을 통해 그날의 식단과 도서관 좌석을 확인하며 수업과 학업을 마친 후 하루를 마무리하는 잠자리에서까지 게임 앱으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 종일 이용하는 앱의 사용에는 철저히 스마트하면서, 앱의 개발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지한 것이 사실이다. 
 
   거창하지 않은, 평범하고 사실적인 시작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 북의 마크 주커버그의 전기와 일화를 너무 심취해서 읽은 탓일까?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거창한 동기를 예상했던 기자의 추측과 달리, 그들의 시작은 지극히 평범했고 현실적이었다.
   이정원 학우는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했는데, 같이 복학한 친구가 컴퓨터공학과 학술동아리인 MOTION에서 충남대학교 앱을 만들 예정이라며, 같이 참여해 볼 것을 제안했다. 복학 후 딱히 계획이 없어 제안에 응했고 그 때부터 앱 개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동아리에 들어가기 전에는 특별히 프로그램 개발 등에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았다”며 꾸밈없이 담담했던 출발을 회상했다.
   옆 자리의 김진용 학우는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갔는데 개인시간이 생길 때마다 마땅히 할 일이 없더라. 그 때가 09년―10년 사이였다. 컴퓨터 좀 공부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창 안드로이드(구글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OS) 공부가 인기였고 트렌드였다. 자연스럽게 안드로이드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전역 후에도 딱히 다른 계획이 없어 복학 전까지 틈틈이 공부했다. 복학 후에 정원이 형이 MOTION 동아리에서 같이 충남대 앱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는데, 거절 할 이유가 없더라”며 털털한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그들의 앱 개발은 시작됐고, 자연스럽게 둘의 첫 작품은 스마트한 학우의 필수품인 충남대학교 어플리케이션이 됐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사이에서, 슈퍼앱코리아 2013
   복학 후 학업과 동아리 활동에 매진하고 있었던 그들에게 그 동안 쌓았던 실력을 발휘할 무대가 등장했다. 보통 팀 단위로 참가하는 여타 대회와 달리 이번 ‘2013슈퍼앱코리아’ 대회는 개별로 참가해 팀을 꾸리는 특별한 대회였다. 본인들 실력에 자신 있던 그들은 대회에 참가했고 같은 팀이 됐다. 김진용 학우는 “대회에 참가하기 전 정원이형한테 서로에게 질렸으니 같은 팀은 절대하지말자고 장난스럽게 말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정원 학우는 “서로의 실력을 믿었고, 또 작업의 효율성 같은 현실적 문제 때문에 같은 팀이 될 것을 예감했다. 나머지 두 팀원은 우리와 앱 개발의 방향이 비슷하여 뭉치게 됐다”며 익숙함이 주는 신뢰와 새로움이 주는 참신함이라는 두 이점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집 개가 말한다’를 소개합니다
   그들이 대회에 출품한 앱 ‘우리집 개가 말한다’ 역시 익숙함과 새로움이 결합한 작품이다.‘우리집 개가 말한다’는 강아지의 목소리를 사람의 언어로 번역해 주인에게 알려주는 앱이다. 솔직히 말해 몇 년 전부터 뉴스에 심심찮게 소개된 강아지 목소리 번역기 때문인지 그렇게 흥미가 돋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함으로써 난관을 극복했다. 이정원 학우는 “만약 강아지의 목소리만 번역하는데 그쳤다면 대회 참가에 그쳤을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SNS라는 요소를 결합하였다. 강아지가 짖으면 어플이 번역한다. 강아지의 소리와 번역의 결과물이 강아지 주인 또는 강아지의 계정으로 만들어진 SNS에 올라간다”고 말했다. 김진용 학우는 “SNS에 올라가는 것으로 끝이라면 마찬가지로 단발성의 이벤트 앱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강아지 목소리 번역기는 개발자가 선정한 몇 가지 패턴의 소리와 몇몇의 한정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한계가 있다. 즉 개발자 주관적인 번역의 위험을 지녔다. 하지만 ‘우리집 개가 말한다’는 SNS의 장점을 살려 개발자와 이용자 그리고 강아지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SNS에 올라간 강아지의 소리와 번역은 강아지를 키우는 다수의 이용자들의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번역의 오류정정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강아지 소리의 패턴이 추가돼 앱의 데이터베이스가 확장된다”며 기존의 번역기와 그들 앱의 차이점을 말했다. 이러한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 간의 상호 협동적인 참여와 소통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인 집단지성의 가치는 이미 학술적으로 증명됐다. ‘우리집 개가 말한다’는 집단지성을 이용해 기존 강아지 번역기의 문제였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였다.

   우리는 생계형 앱 개발자
   그들 팀은 아쉽게 2등을 했지만 무려 1000만원 이라는 상금을 받았다. 이 상금은 어디에 사용했을까? 이정원 학우는 “일단 팀이 네명이고 두달 여간의 대회기간 교통비와 식비 등 작업비가 상당하다. 밀린 월세도 몰아서 냈다. 우리가 비록 생계형 앱 개발자긴 하지만 상금의 일부를 MOTION 동아리 후배를 위한 기금으로 낸 사실은 신문에 꼭 실어달라”며 웃음으로 넉살 좋게 말했다. 김진용 학우 역시 “다음에 받는 상금은 사회에 기부해야 모양새가 날 것 같다. 큰일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시작과 끝이 같은 영원한 현직 개발자이고 싶어
   내년이면 부푼 청운의 꿈을 안은 채 사회로 향할 그들의 최종목표는 무엇일까? 김진용 학우는 “서비스 지향적인 앱을 개발하고 싶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완벽한 앱이라도 사용자가 이용하지 않는다면 사장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용자의 눈높이와 필요에 맞춘 사용자 중심의 상업적인 앱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정원 학우 역시 “진용이의 말에 동감한다. 처음에는 혁신적인 기술을 지닌 개발자가 꿈이었으나, 충남대 앱 제작 이후 늘어나는 이용자를 보며 지금은 대중에게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앱을 개발하고 싶은 마음이다”며 말을 이었다.
   그들은 “개발자로 사회에 진출해서 은퇴할 때까지 현직에 몸담는 것, 시간이 흘러 관리자나 경영자의 위치가 되더라도 개발이라는 20대 때의 꿈을 항상 품고 사는 것, 이러한 자기소개서에나 쓸법한 상투적인 말이 아직까진 우리의 꿈”이라며 마지막까지 포장하지 않은 답변을 주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악수를 청하는 기자에게 이정원 학우는 “이번 학기를 끝으로 졸업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MOTION의 충남대학교 어플리케이션 업데이트에 참여하게 됐다. 주변의 이용자들에게 개선해야 할 점과 따끔한 충고 등의 열려있는 의견을 구한다”고 부탁했다. 우리들의 후배이며, 동기이며, 또 선배인 이 학우의 부탁은 기자에게 열정이 무엇인지, 안주하지 않는 게 무엇인지, 소통하는 게 무엇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하며 따끔한 충고로 다가왔다. 그들이 앞으로 개발할 앱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글/사진  박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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