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임승수 글쓰기 클리닉

   우리학교에서는 5회째 인문학 콘테스트를 열고 있다. 정문 앞 전광판에서 서평대회 광고를 보고 도전하고 싶은 학우들이 많다. 그러나 막상 책을 찾아 읽고, 글을 쓰려고 했을 때 쉽게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줄거리를 대략 요약하고 난 다음에막혀 버리기 십상이다. 이런 학우들을 위해 인문학 서평 콘테스트에 뽑히기 위한 팁을 물었다.

   서평은 저자가 건넬 말에 대한 당신의 대답
   최근 경향신문의 파워라이터(power writer)로 선정된 작가 임승수 씨는 원래 글치 이공계생이었다. 그는 몇 권의 책을 쓴 후 글쓰기 팁을 전하는 책인 『글쓰기 클리닉』을 펴냈다. 우리학교 교양과목인 국어작문이 글쓰기의 정형 교과서라면 『글쓰기 클리닉』은 보다 쉽고 실용적인 서적으로 소개할 만하다. 임승수는 “세상의 모든 저자는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털어놓는다”며 “좋은 서평을 쓰려면 먼저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나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우선 목차를 옮겨 적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임승수 씨의 설명에 따르면 초보자가 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서평이라고 해서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하는데 이는 건넬 말을 반복할 뿐이다. 또한 저자의 생각에 대해 좋다 나쁘다만 표시하는 서평은 저자가 정성들여 하고 싶은 얘기를 했는데 듣고 있던 당신이 “음 좋네” “음 별로네” 만을 대답하는 곤란한 글이 된다.

   제 5회 인문학 테마서평 콘테스트
   이번에 제5회 인문학 테마서평 콘테스트는 총 다섯 개의 테마로 나뉘어 하나의 테마에 두 권의 책이 소개되어 있다. 이 콘테스트를 담당하는 국문과 이형권 교수는 “학생들이 영화나 드라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깊은 사고와 절실한 느낌을 느꼈으면 한다”며 “요즘 우리 시대가 가지는 인간·현실에 대한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책들을 선정했다”고 인문학 콘테스트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한 권 읽으면 평면 감상문이 나오지만 두 권을 함께 쓰려면 분석하고 종합적인 사고를 보일 수 있다”고 두 권의 책이 추천된 이유를 설명했다. 인문학 책을 읽고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과 자기생각을 잘 서술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또한 “문장을 정확히 쓰는 게 중요하다. 주어와 서술어가 이산가족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가장 기본인데 가장 많은 실수를 한다”고 글쓰기의 기본을 강조했다. 글을 쓴 뒤에 문장의 주어와 서술어를 점검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콘테스트 수상자들의 노하우
   지난해 서평 콘테스트 대학원 부문 수상자인 이슬(영문·대학원2) 학우도 문장의 기본기에 꽤나 신경을 썼다고 한다. 한 문장 쓰고 보고 한 문단 쓰고 또 생각하고 마치 소가 여물질 하듯이 계속 수정하며 썼단다. 이 학우는 학부 때도 콘테스트에서 이미 두 차례 수상한 바가 있었다. 한 문장 한 문장 정성을 담아 생각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한 노력의 결과물인 듯하다.
   원래 글쓰기를 즐겨하는 편은 아니라는 이슬 학우는 한 달 전부터 테마서평을 준비했단다. 이 학우는 “주제에 대한 두 책의 공통점을 찾아 제시했고, 생각이 갈라지는 지점은 무엇인가 하는 것을 기본골자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두 책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고민되는 학우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또 이슬 학우는 “주제와 관련한 다른 책들을 자유롭게 찾아 읽었다”며 “관련 논문을 찾아 읽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실제로 서평에 인용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매해 수상자들의 작품이 팜플릿으로 엮어 나오는데 수상식에 온 사람에게만 제공되어 아쉽다”면서 “더 많이 만들어 더 많이 읽혀지고 콘테스트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해 학부생 부문 대상을 수상한 국문과 졸업생 장춘규(26) 씨는 문학에 종교적 관점을 덧붙여 글을 썼는데 “종교에 대한 일반적 생각을 넘어 자기의 새로운 관점으로 쓴 것이 콘테스트에 뽑히는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심사기준의 한 부분인 독창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글쓰기도 그렇지만 처음부터 잘 써내려갈 생각은 접어야 한다. 실제로 이슬 학우는 “서문이 너무  안 써져서 본론부터 썼고, 글이 막힐 때는 주로 만화를 보며 각종 콘텐츠를 접했다”고 한다. 스티븐 킹은 “여러분이 쓰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정말 뭐든지 써도 좋다. 단,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고 했다. 겁먹을 필요가 없다. SNS에 적는 간략 서평부터 수상에 도전하는 콘테스트 서평까지 폭풍 글쓰기를 시작해보자.

 

주무늬 대학원기자
 snowmoon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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