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6.4 목 10:11
상단여백
HOME 충대신문 사람
누구도 하지 않는 이야기를 널리 알린다‘성역’없는 언론, 단비뉴스 진희정(충대신문 56기) 기자를 만나다
최유림 기자 | 승인 2013.10.15 15:59|(1072호)

   
 

  뉴스타파, GO발뉴스, 국민TV… 이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대안언론들이다. 최근 정치성과 상업화로 인해 기존 저널리즘이 위기를 맞게 되면서 비영리 언론 단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학원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비영리 대안언론 <단비뉴스>가 존재한다. 충대신문 56기 선배이자 현재는 단비뉴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희정 기자를 제천 세명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났다.

   단비뉴스를 소개합니다
   단비뉴스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의 온라인 실습매체이자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는 영역을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비영리 대안언론이다.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 학생 모두가 단비뉴스의 취재편집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단비뉴스는 편집부와 취재부, SNS 홍보를 담당하는 전략기획부, 영상부로 구성돼 있다. 특히 취재부는 청년팀, 지역농촌팀, 미디어팀, 환경팀으로 나뉜다. 각 부서와 팀별로 매주 회의를 진행하고 화요일마다 전체 구성원이 모이는 ‘단비회의’에서 기사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동기와 담당 교수의 피드백을 받아 취재 계획을 다듬는다. 이렇게 해서 단비뉴스에 실린 기사들은 시민기자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에 동시 게재된다. 최근에는 단비뉴스가 취재한 기사를 다른 언론사에 싣는 공조 취재도 이뤄지고 있다. 현재 매주 수요일 <한겨레> ‘나는 농부다’ 지면에 단비뉴스가 격주 간격으로 지면공유를 하고 있다. 또한 KBS 인터넷뉴스에서도 공조 취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달 안으로 첫 기사가 KBS 인터넷판 뉴스에 등장할 예정이다.
   진희정 기자는 기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만 가득했던 학부생 시절 한 일간지 기사에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을 처음 접했다. 한국 언론계의 도제식 기자양성 시스템에 대해 비판하며 ‘한국의 미주리 저널리즘스쿨’을 표방하는 보딩스쿨을 만들었다는 이봉수 대학원장의 당찬 포부가 저널리스트의 꿈을 막연히 가지고 있던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진희정 기자는 “커리큘럼을 보면서 그 취지를 그대로 느끼며 진짜 기자가 되려면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공부를 하고 나를 훈련시키면 어디 가서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진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 기자는 단비뉴스가 기존과는 다른 분야에서 심층성을 기울여 ‘누구도 하지 않는 이야기를 널리 알리는 것’이 기성언론과 차별화된 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단비뉴스는 타 언론사와 비교했을 때 여유를 가지면서도 심층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있다. 그래서 모든 부분을 다루기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이에 집중하자는 생각”이라고 한다. 특히 같은 사안을 다루더라도 어떻게 소화해 낼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실제로 단비뉴스는 기성 언론이 충분히 다루지 않는 지역과 농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독자의 공감에 기반한 체험르포기사의 가치를 소중히 한다. 대표적인 창간기획은 ▲주거 노동 ▲금융 ▲의료 ▲보육을 한국사회의 5대 불안으로 선정해 이를 정면으로 짚은 ‘한국인의 5대 불안’이다. 단비뉴스 기자들은 근로 빈곤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비정규직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직접 취업까지 하며 적게는 보름에서 많게는 한 달씩 일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옮긴다. 또한 단순히 현장을 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안과 해법 모색도 하고 있다.

   공명이 있는 단비뉴스
   진 기자는 단비뉴스에 공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다른 매체들이 보지 못하는 목소리를 단비뉴스에서 싣고 함께 울어준다는 의미다. 진 기자는 “현장에 가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원하는 사람이 많지만 기성 매체에서 잘 실리지 못한다.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체의 문제인데도 실리지 못하고 있는 목소리가 있다면 그런 것들은 우리라도 실어야 한다”며 “공명을 위한 통점을 다른 매체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기성매체와 다른 단비뉴스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진 기자는 현직 기자가 되고 나서도 단비뉴스를 통한 자유로운 취재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언론사에 취직한다면 그 안에서 돌아가는 하나의 나사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혹시 그 언론사에서 다루지 못하는 사안이 있다면 단비뉴스를 통해서 다루고 싶다”며 “단비뉴스라는 통로를 통해 나 자체가 하나의 매체가 될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기획과 아이템을 모두 전달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얻은 깨달음
   단비뉴스에 들어온 지 일 년이 되던 해, 진 기자는 공채라는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 아래 스스로의 색을 잃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매너리즘에 빠졌다. 그때 한 지역신문에서 제천 공업지역의 지역주민들이 시멘트 공해병을 많이 앓고 있다는 단신을 보았다. 집 근처다 보니 더욱 관심이 갔다. 그는 “집단적으로 발병을 했다는 것은 분명히 큰 문제인데 너무 작은 기사로 다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직접 현장에 가 주민분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느꼈고 좀 더 귀 기울일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이 바탕이 돼 기사를 썼고 <오마이뉴스> 공동게재를 통해 탑 기사로 나가면서 많이 알려지게 됐다. 그 기사를 보고 다른 지역 방송매체와 신문사에서도 취재를 시작해 그 사안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진 기자는 “처음에는 내 기사를 보고 언론매체가 많은 관심을 보이니 좋았다. 그런데 매체들이 한번 훑고 지나가기만 하고 큰 변화가 없으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며 “한번 이슈가 되고 나면 그 이후로는 더 이상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 후 진희정 기자는 삼척, 장성 등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시멘트 공장 피해 지역을 몇 군데 돌아다니면서 시리즈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시 <오마이뉴스> 탑 기사로 나갔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다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무렵 충주 MBC에서 이 사안을 바탕으로 1년짜리 기록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조연출로 같이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렇게 완성된 충주MBC 42주년 특집다큐 ‘투구꽃 그 마을’은 지난해 12월 방송용 다큐멘터리와 극장상영용 영화로 만들어졌고, 현재까지도 각종 방송 프로그램상 수상을 비롯해 영화제 상영작으로 초청받고 있다. 또한 관련 국회 토론회와 청문회도 이끌어냈고, 구체적인 피해보상책이 마련되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진희정 기자는 “‘사진과 영상으로 전해지는 전쟁이 우리를 이따금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도록 만든다’ 고 지적했던 수잔 손택의 말을 자주 떠올린다”고 말했다. 이는 언론사 공채시험에 매몰돼 ‘직업기자’를 목표로 달리던 수험생이 단비뉴스를 통해 그저 활자에 불과했던 타인의 고통을 놓치지 않고 공감하게 되면서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지 끊임없이 반문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확고한 목표를 바탕으로 대학언론만이 쓸 수 있는 기사를 찾아라
   기존 언론사뿐만 아니라 대학언론까지도 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진 기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구성원들이 대학언론의 목표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직에 있을 때는 대학신문 기자가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답을 못 찾더라도 대학언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봐야한다. 당시에는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며 대학언론의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자기반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진 기자는 기성언론의 방식을 따라할 것이 아니라 대학언론만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사를 써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기성매체들이 쏟아내는 같은 뉴스를 대학언론도 다룰 필요는 없다. 기성언론이 잘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 맡겨두고 대학언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통계자료를 아무리 제시해도 실감하지 못하면 그 기사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다. 종합지 같은 경우는 전 국민이 대상이기 때문에 타겟층이 없지만 특히 대학신문 같은 경우는 학우라는 타겟층이 있다. 그 타겟층에 맞춰서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매체를 모방할 것이 아니라 학우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직접 현장에 가서 취재하는 것이 대학언론인이 쓸 수 있는 기사”라고 말했다.
   진 기자는 작은 매체일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면으로 기사가 나오는 것을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SNS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다음의 ‘일일이슈’ 같은 경우 한 이슈에 대해서 깔끔하게 정리한 후 SNS 이웃들에게 기사를 링크해 준다. 대학언론사에서도 이런 방식을 차용해서 독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SNS를 통한 소통을 강조했다.

   진 기자는 “대학에 입학한 뒤부터 학보사 학생기자로, 단비뉴스 기자로, 그리고 예비언론인으로서, 지금까지 내 바이라인이 떠받치고 있는 기사의 무게가 버겁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돌이켜보니 내가 쓴 기사의 바이라인이 무겁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만큼 다행인 일도 없다”고 말했다. 항상 곱씹게 되고 언론의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진 기자는 충대신문 창간기념일을 맞아 후배들에게 ‘우문현답’이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고 했다. 사자성어 ‘우문현답’의 의미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는 항상 현장에 답이 있다’ 의 줄임말이다. “답을 모르면 무조건 현장에 가라. 현장에 가면 답은 안 나오더라도 무조건 무엇인가 나오게 돼 있다. 모른다고 가만히 있으면 끝”이라며 발로 뛸 것을 강조했다. 장차 언론계의 단비가 될 진희정 기자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글 / 최유림 기자 hahayoorim@cnu.ac.kr
사진 / 양희원 기자 hwyang@cnu.ac.kr

최유림 기자  hahayoorim@cnu.ac.kr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05-764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  |  대표전화 : 042)821-6141  |  팩스 : 042)821-72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금영
사장 : 이진숙  |  편집인, 주간 : 이금영  |  충대신문편집국장 : 김동환  |  충대포스트편집국장 : 이해람  |  충대방송편성국장 : 성민주
Copyright © 2011-2020 충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