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 동물 보호센터 현장 취재

 

   유성구 갑동에 위치한 대전시 동물보호센터는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산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야 한다. 길을 잘 몰라 걱정했지만 멀리서부터 개 짖는 소리가 들려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동물보호센터에는 한 층짜리 건물 세 동이 있는데 제일 앞 건물에는 유기견들이 뛰어 놀 수 있도록 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앞 건물에는 유기동물들의 계류장과 보호실이 있고 뒤에 있는 건물은 직원들의 사무실과 격리실, 진료실 등으로 쓰이고 있다. 현재 뒤편에 새 건물을 하나 더 지어 공간을 넓힐 계획이라고 한다.
   보호실에 들어가면 주인을 기다리는 다양한 유기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요즘엔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앵무새나 이구아나, 고슴도치 같은 특이한 동물들도 많이 도착한다고 한다. 새는 야생동물로 간주해 작년까지는 보호대상동물이 아니었으나 올해부터 반려동물로 인정됐고, 이구아나와 고슴도치는 우리나라 야생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해 보호대상으로 지정됐다. 보호실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동물들은 주인을 찾는 듯 소리가 우렁차지만 눈빛에는 힘이 없다. 이곳에는 하루에 10여 마리의 유기동물들이 들어오고 약 3~4마리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
   계류장과 보호실에 있는 유기견들은 사람의 손길이 그리웠던지 사람이 들어오면 연신 짖어대며 꼬리를 흔들고 우리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손을 내밀면 경계심 없이 우르르 몰려오는 강아지들이 안쓰러웠다. 그 중 하얀 털에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강아지에게는 예쁜 목줄이 채워져 있었다. 한때는 한 가정의 반려동물로서 사랑받고 자랐다는 뜻이다.
   관할 주민센터로 유기동물 신고가 들어오면 담당자들이 유기동물을 이곳으로 데려온다. 유기동물이 동물보호센터로 들어오면 담당 수의사가 기본 진료를 하게 된다. 기본 진료라고는 하지만 외부 동물병원처럼 시설이 갖춰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요 전염병검사와 같은 간이 검사만 거치고 약을 처방하는 정도다. 유기동물들은 건강 상태, 생존 가능성 등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계류장이나 격리실로 입실하고 손을 쓸 수 없는 경우에는 안락사 대상으로 선정된다. 각 센터마다 운영규정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보호센터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비용이나 수용시설 부족 문제로 안락사를 시킨다. 그러나 대전시 동물보호센터는 자체 운영규정에 따라 분양기간이 지나도 질병에 걸리지 않는 이상 새로운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안락사를 시키지 않는다.
   건강상 문제가 없는 유기동물들은 입양이 가능하다. 입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홈페이지에서 입양 가능한 유기동물을 신청할 수 있고, 신청 없이도 동물보호소를 직접 방문해 보호실의 유기동물을 입양할 수 있다. 입양된 유기동물들은 동물보호센터를 나가기 전 간이검사를 거쳐 주인에게 그 결과를 확인하도록 한다. 또한 유기동물은 번식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중성화수술을 권장하거나, 번식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입양을 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입양되는 유기동물은 모두 반려동물등록제에 따라 등록을 한다. 신명호 팀장은 “3개월 이상된 개들은 의무적으로 등록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등록제 등록방법은 내장형과 외장형 2가지가 있는데 우리 동물보호소를 거쳐 입양되는 유기동물들은 모두 내장형으로 등록을 하고 있다. 외장형으로 하면 임의로 떼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장형 등록방법을 이용한다면 마이크로칩을 인식하는 기계로 고유번호를 찾아 조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인 찾기가 훨씬 수월하다. 신 팀장은 “실제로 올해 대전광역시 동물보호센터에도 반려동물등록제로 등록 돼있는 동물들이 몇 마리가 들어 왔는데 등록돼있던 동물들은 모두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처럼 나날이 동물등록제로 인해 유기견이 주인을 찾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동물보호센터는 다행히 며칠 전에 예약해야 봉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점점 유기동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신호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신 팀장은 “대전광역시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소는 이곳 한 군데 뿐이므로 손을 쓸 수 없는 경우 치료가 가능한 다른 시설도 없고, 외부 병원에 가서 치료하는 시스템 등 도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금 이 순간도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수많은 유기동물들에게 더욱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우리가 유기동물에게 갖는 작은 관심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글 / 최유림 기자 hahayoorim@cnu.ac.kr
사진 / 양희원 기자 hwyang@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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